“SK 의 미래는 기후변화 환경 식량 에너지에 있다.”
지난해 대전 대덕연구단지 SK기술원을 찾은 최태원 SK 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1박2일 동안 골몰하며 연구원들과 오랜 시간 허물 없는 대화를 나눈 끝에 내린 결론이다.

SK그룹은 지난해 최 회장의 ‘그린경영 체제’ 선포에 이어 환경과 에너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질주하고 있다. 지난 10년을 석유화학과 이동통신으로 먹고살았다면 앞으로 10년은 녹색기술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산업 성장구조가 환경오염이 뒤따르는 탄소형 구조에서 친환경이 필수인 저탄소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 아래 2010년까지 친환경·바이오에너지 등 저탄소 녹색기술 개발에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K의 ‘그린경영’은 기업이념으로 내세울 만큼 각별하다.
계열사별로 추진하는 각종 환경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총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주요 관계사가 참여하는 그룹 환경위원회도 설치했다.

SK그룹은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그룹 환경위원회를 설치했다. 계열사별로 진행하고 있는 각종 환경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총괄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SK그룹은 환경위원회를 통해 오는 2010년까지 각 계열사별로 최적의 환경경영 기본 정책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회사·종업원·고객·협력사가 함께 참여하는 ‘저탄소경영’ 체제를 확립하기로 했다.

SK그룹은 내년까지 1조원을 집중 투자해 석유를 대체할 ‘무공해 석탄에너지기술’, 공해가 거의 없는 친환경 ‘첨단그린도시(U-Eco City)’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녹색기술 확보에 나선다.

이 같은 그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SK에너지기술원을 연구개발(R&D) 구심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공해 석탄에너지, 해양 바이오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등 기존 추진과제에 ‘첨단그린도시’를 추가해 ‘녹색기술 R&D 및 사업화 분야’의 7대 중점 추진과제를 확정했다.

특히, 첨단 그린도시사업은 SK텔레콤, SK C&C 등의 정보통신 기술, SK건설의 친환경 건축기술, SK에너지 등의 에너지 절감 및 폐수처리기술 등을 결합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조성하는 것으로 SK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된다.

SK그룹은 이들 7대 중점과제 이외에도 오는 2015년까지 토지 환경오염 정화(SK에너지·SK건설), 바이오디젤(SK케미칼), 풍력(SK케미칼·SK네트웍스·SK E&S),

폐기물 자원화(SK에너지), 태양광발전(SK E&S·SK D&D) 등 여러 분야의 녹색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진행해 ‘저탄소 녹색성장’ 분야의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키로 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신성장동력의 한축인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장착 차량을 시승하고 있다.


계열사별 녹색기술에서 미래 찾아라
전형적인 굴뚝산업으로 인정받는 SK에너지는 환경경영에도 선두에 서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5월부터 국내 최초로 사업장 간 온실가스 사내 배출권 거래제도를 도입했다.

사업장끼리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면서 전체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제도다. 울산콤플렉스 정유·화학공장 등 5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배출권을 할당했고, 분기별로 거래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SK에너지는 2002년부터 3000억원을 투입한 그린에너지 프로젝트를 지난해 완성했다. 그린에너지 프로젝트는 세계 유류제품시장의 환경규제 강화 흐름에 발맞춰 등유·휘발유·경유를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SK에너지는 이미 2002년 울산 성암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천연가스(LNG) 대체연료로 활용하는 플랜트를 세우며 관련 분야에 첫발을 디뎠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식물성 플라스틱 소재(에콜그린)로 만든 욕실·유아·주방용품 20여종을 선보이며 사업화에 가속도를 붙였다.

에콜그린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플라스틱으로, 국내 석유합성 플라스틱 시장의 10%만 대체해도 시장 규모가 1조원에 이를 정도로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다. SK네트웍스는 카드류, 벽지 등 건축자재, 가구, 전자제품 외장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PO는 폴리올, 프로필렌글리콜 등의 원료로 자동차 내장재, 냉장고 및 LNG 선박용 단열재, 건축용 자재, 합성수지, 페인트 등에 널리 쓰이는 산업용 기초 원자재다.

HPPO 공법은 고농도 폐수나 염소부산물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기술이다. 폐수 처리비용이 들지 않아 10만t 생산 기준으로 연간 5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

권오용 SK 브랜드관리부문장은 “SK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녹색기술 개발 및 사업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그린오션’을 개척할 계획”이라며 “이는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국민 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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