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이었던가? 대학을 졸업하고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던 기자는 취업 전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다름 아닌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을 샅샅히 훑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이 “아름다워서 살고 싶은 곳”이라고 입이 닳도록 말하던 투스카니. 몇 달을 고민하던 끝에 여행계획을 세우고 찾아나선 이탈리아의 투스카니 지방은 그야말로 지상낙원과 다를 바 없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에 아름답다는 탄성을 연거푸 질러대며 사진기 셔터를 눌러댔다. 아무렇게나 찍었지만 렌즈 안에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멋진 풍경이 담겨져 있었다.

귀국길 비행기 내에서 줄곧 “예순이 넘으면 이곳으로 이민 올까?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별의 별 상상을 다 해봤다.

투스카니 지방은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르네상스의 발원지며 중심지로 유명한 곳이다. 불혹의 나이에 다가서며 바쁜 일상과 업무에 씨름하다 보면 이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맘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며칠 휴가를 내고 여행을 다녀 올 수 있지만 이 역시 쉽게 결정될 사항은 아니었다. 이때마다 우리나라에 이탈리아 투스카니 같은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달콤한 상상을 해보곤 했다.

얼마 전 투스카니 지방의 마을 일부를 옮겨놓은 듯한 곳이 있다는 솔깃한 정보 하나가 접수됐다.

우리나라에 투스카니 지방과 비슷한 풍경을 연출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수소문 끝에 정보의 근원지를 찾아내고 취재에 들어갔다. 속살을 들여다보니 그곳은 바로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이자 신비의 섬으로 불리는 제주도에 조성되고 있는 아덴힐 C.C와 그 안에 들어설 예정인 리조트였다.

완벽하게 조성되어 있지 않아 다소 실망(?)감은 있었으나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에 기획안을 내고 취재에 돌입했다.

제주도에서 만끽하는 이탈리아 정취
며칠 동안 취재를 하다 보니 “이곳이 완성된다면 굳이 이탈리아로 떠나는 상상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골프장과 리조트의 만남이지만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피렌체 등과 같은 자연과 어우러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에 조성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첫 연애를 하는 듯한 설렘을 갖게 한 이곳은 태초의 대초원과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공간이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에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우리나라 최대 휴양지인 제주도, 그곳에 조성되고 있는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아덴힐 C.C와 리조트.

거친 바람, 모래언덕과 싸우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페어웨이(Fairway)는 해발 400m 이상에 위치한 지대로 억새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바람이라도 불면 억새 숲이 흔들리며 세계 어느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시키고 있는 아덴힐 C.C는 자연 그 자체였다.

여기에 중세 해양도시와 르네상스의 발원지의 피렌체가 있는 투스카니 지방의 투박함과 지중해의 정렬을 담아낸 클럽하우스, 아덴힐 C.C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빌라, 콘도 등은 기자의 작은 가슴에 담아내기에 너무도 벅찬 곳이었다.

국내에 이처럼 아름다운 골프 리조트는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신들이 사는 낙원이 바로 이런 것일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해보게 만드는 곳이 아덴힐 C.C와 리조트다. 그러나 꿈의 궁전이라고 할 수 있는 아덴힐에도 단점(?)이 한가지 있다.

바로 명품 중의 명품만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 대한민국 1%의 부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공간, 특권을 누린다는 생각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우월감에 빠질 수 있는 것이 아덴힐이 가진 최대 단점이다.

홍성일 기자 hs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