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대상 설문 CEO-연예인 교류 긍정적 평가
중기청 연예인-중소기업 자매결연 활동 준비 중


지난 1월15일 오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연예인이 만났다. 친목 도모를 위한 모임에서다. 낯설거나 특별하지 않은 행동이다. 행사 때마다 CEO가 등장하면 분위기 조성을 위한 하나의 연출 과정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 광경을 지켜본 일반인들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특별하지 않은 이유에서다. CEO와 연예인이 한자리에 모여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모임에 참석한 관계자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CEO들 행사에 연예인이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하나의 연출이다.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스스럼없이 대하는 것은 처음 본다.”

친목 도모를 위해 만난 이들이 대화를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CEO와 연예인이라는 관계는 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광고주와 모델, 스캔들, 상하관계가 그것이다.

아이디어 창구 적극 활용
그렇다면 CEO와 연예인 사이의 관계는 부정적이기만 할까. <이코노믹리뷰>는 CEO와 연예인의 긍정적인 관계에 주목했다.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것이 창조경영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리서치전문기관 ‘이지서베이’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300명) 중 가장 많은 70.3%가 CEO와 연예인의 교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85.5%가 연예인과 기업 브랜드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봤다(표 참조).

CEO와 연예인 관계의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한국 경제의 최근 화두는 ‘창조경영’이다. 창조경영은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대중성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겸비한 연예인은 CEO가 창조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반대로 연예인이 CEO의 조언을 통해 새로운 사업영역 개척도 가능하다. 연예인들이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례들을 보면 금전적 투자보다는 ‘아이디어’가 경쟁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영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있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여한 배우 박신양이 대표적 인사다.

세계지식포럼은 CEO를 중심으로 한 지식공유 모임이다. 참석자로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CEO, 아우렐리오 몬테스 회장, 가토 다카토시 IMF 부총재, 에스코 아호 전 핀란드 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있다.

박신양은 최근 3년 동안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았다. 방송인 박경림도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했다.

박신양은 가구점 ‘가구인’을 통해 CEO로서 면모를 뽐낸다. 연예인이 직접 디자인한 가구를 선보이며 가구업계 CEO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가구업계가 본인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할 수 있는 가구 출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박경림은 홍대에 퓨전레스토랑 밥톨’s를 운영하고 있다. 밥톨’s는 분식집을 테마로 세련된 이미지와 인테리어를 통해 고급화 전략을 꾀해 성공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분식집들의 고급화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가수 싸이는 제일모직, 벤처포럼 CEO모임, 경희대 치대 대학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강의를 하며 활동 중이다. 자신을 1인 벤처기업으로 소개,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석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강연한다.

CEO와 연예인 관계는 직접적 효과 외에도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 기업 브랜드 강화를 위해서 CEO와 연예인은 뗄 수 없는 존재로 파급 효과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연예인을 직접 선정, 기업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도 제시한다.

사례는 있다. 현대차는 지난 10월 케이블TV와 인터넷을 통해 방영된 멜로드라마 <쏘울 스페셜>을 제작, 큰 인기를 모았다. 대중성과 기업 이미지에 적합한 연예인으로 한효주를 택했고, 섭외 과정에서부터 신경을 썼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한효주의 발랄한 이미지와 혁신을 강조한 기아자동차 기업 브랜드 이미지가 비슷한 점을 주목, 적극 추전했다는 후문이다. 쏘울은 현재 준중형차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청도 기업과 연예인의 관계를 적극 활용, 벤처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 판로지원’ 사업을 통해 지원한다. 비용 부담을 최소화시켜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기청 연예인 활약 주목
홍승한 중소기업청 주무관은 “그동안의 중소기업 판로지원 정책에 대한 성과를 알리고 우수 중소기업을 홍보를 위해 행사를 열였다”며 “중소기업들과 연예인의 1:1로 연계해 기업 브랜드 강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기청은 오는 21~23일 열리는 ‘대한민국의 희망! 중소기업판로대전’을 통해 평소 중소기업에 관심이 많은 연예인과 기업 간 연결활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김세형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