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미국 일리노이에 첫 프랜차이즈 식당이 문을 열었다. 1958년 약 1억 개 햄버거 판매를 달성한 이 식당은 지금 117개국에 직영 매장 6399개, 프랜차이즈 매장 2만6338개로 총 3만2737개의 매장을 보유(2010년 기준)한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빅맥’ ‘해피밀’ 메뉴로 유명한 맥도날드 얘기다.

맥도날드는 현재 전 세계 매장 중 약 80% 이상을 프랜차이즈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 내 매출이 전체의 34%인 반면 유럽이 40%, 아시아는 21%를 차지하고 있어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2011년 기준, 매출액 32조원의 약 70%를 120개국 해외 가맹점에서 달성했다. 이 기업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확장하며 오늘날 미국식 식문화와 세계화의 거대한 상징으로 성장했다.

맥도날드의 성공 비결은 다섯 가지 전략으로 요약된다. ‘더 빨리 더 저렴하게 햄버거를 만들 수 있는 조리과정 구축’ ‘햄버거대학을 통한 매장 매니저·예비 점주 대상의 인재양성 프로그램 운영’ ‘외식 트렌드 및 다양한 고객층을 만족시키는 제품의 지속적인 개발’ ‘1달러 메뉴 개발과 같은 유기적인 불황 극복 전략 구사’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고급 커피 시장에 맥카페로 새로운 경쟁구도 형성’이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변화하는 소비 패턴을 읽어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꽁꽁 언 경기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확실한 업그레이드, 확실한 가치를 주는 제품’에 지갑을 열었다.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화두는 ‘신성장동력’ 발굴이다. 내수에 집중했던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업종별 선도 업체들의 경우 일정 부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 제2의 맥도날드 또는 이를 뛰어넘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 신성장동력으로 해외진출 총력

1970년대 도입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지난 30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 양적으로 지속 성장해왔다. 산업부·대한상의 유통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0년 매출액 96조원, 국내 가맹본부 수 2956개, 가맹점 수는 18만 개, 고용인원 133만 명에 달하는 거대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약 114조원으로 추산되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는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어느 정도 양적 성장의 한계에 이른 좁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내부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와 경쟁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은다. 단기적으로는 점차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의 경쟁으로부터 탈피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도약을 위한 준비에 돌입, 세계에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할 절박한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측은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만큼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앞으로도 지속 성장하려면 해외 시장 진출 등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일찌감치 해외 시장의 중요성에 눈을 뜬 일부 프랜차이즈 기업들을 중심으로 해외진출 시도가 이뤄졌으나 본격적인 진출 시기는 2000년부터다.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프랜차이즈 기업 중 상당수가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성적은 해외 프랜차이즈 기업과 비교해보면 아직 초라하다.

2010년만 해도 해외에 진출한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100여 개로 해외 매출액 비중도 낮은 수준이었다. 대한상의의 국가별 프랜차이즈 해외진출 현황 조사 결과, 진출국을 살펴보면 중국이 6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 32.3%, 일본 10.4%, 싱가포르 9.4% 등이 뒤를 이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진출 업종은 요식업이 70%, 서비스업 19%, 도소매 11%순으로 주로 외식업에 치중됐다.

지난 9~11일 열린 중국 베이징프랜차이즈박람회의 한국 부스 모습.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과거에는 단독 진출 혹은 기술이전 방식의 해외진출이 많았다면 2000년대부터는 현지 파트너와의 합작 형태, 마스터 프랜차이즈 진출, 현지법인 설립 등 전문화된 시스템 경영 형태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요즘엔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국가 가맹사업 총판권을 양도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통한 해외 시장 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브랜드 로열티 및 수수료를 받고 기술 지원 및 브랜드 사용권을 제공하므로 직접 투자에 비해 리스크가 적은 데다 브랜드의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 로열티를 벌어들여 외화 획득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현지 상권분석 및 유통정보 파악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이에 최근에는 국내에서 쌓은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맥도날드와 같은 거대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당당히 맞서는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뚜레쥬르, 미스터피자, 파리바게뜨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김가네, 꿀닭, 돈치킨, 떡담 등 중소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정부도 지난해 ‘프랜차이즈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내놓으며 힘을 보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총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해외진출 과정에서 시장개척 경험 부족, 현지정보 부족,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겪고 있는 애로점을 해소함으로써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업안에 의하면 프랜차이즈  기업에 맞춤형 현지 정보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 파트너 투자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해외투자조사단 파견 및 해외투자가 초청상담회를 개최한다. 프랜차이즈 해외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자체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해외 판로를 뚫을 수 있었지만 규모가 작거나 해외 인프라가 부족한 프랜차이즈들에 해외 진출은 그림의 떡이었던 게 사실. 이번 프랜차이즈 세계화 지원방안을 통해 강소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일자리 창출의 보고이며, 대표적인 지식 서비스산업으로서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을 책임질 최적의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으론 외식 프랜차이즈에만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자신의 고유 역량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략으로 다른 해외 기업과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해외 진출은 외화 획득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첨병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천천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