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미세먼지, 큰 일교차로 인해 다양한 기관지 질환 발병이 늘고 있다. 대부분 코가 막히거나 간지럽고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재채기가 멈추지 않는 등 비염 증상을 겪는다. 이런 다수의 비염은 알레르기성이다. 유아기에 있는 아동,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 그리고 성인들에 이르기까지 비염은 매우 골치 아픈 존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염 환자 수가 5년 사이 29% 증가했다. 비염 환자는 2008년 45만7000명에서 2012년 59만 명으로 증가했다. 개인적으로 비염은 불치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 고치면 평생을 갖고 사는 질병이 되지만 치료를 받으면 낫는 질환이다. 중학교 시절 맹장염을 앓은 후 후유증으로 비염에 걸렸었다. 이후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맹장이 위치한 곳이 비염, 기관지염과 연관된 혈 자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방에서는 비염을 폐 기능이 약해지고 호흡기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본다. 모든 질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한방 특성 상 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폐 기능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비염은 걸린 사람만 아는 고통스런 질환이다. 얼마 전 함께 방송에 출연한 개그우먼 김미진 씨도 심각한 비염 증상을 갖고 있어 방송 일을 그만둬야 하나 생각할 정도로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고 말한 바 있다. 김미진 씨는 출산 후 비염 증세가 악화되어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었다고. 코가 막히는 것 외에도 잠을 잘 수 없어 늘 멍한 상태였고 구강 호흡을 하다 보니 목이 붓는 2차 질환까지 이어졌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비염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늘 머리가 아프다고 말한다. 비염과 두통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뇌는 코로 호흡한 산소를 공급받아야 중추적인 역할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데, 구강으로 하는 호흡은 코에 비해 들어오는 산소 양이 적다.

이렇듯 비염은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자신이 어떤 비염 환자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비염은 크게 만성 비염과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나뉜다. 만약 맑은 색 콧물이 난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반대로 진한 노란색 콧물이라면 만성 비염이라고 인식하면 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보통 요즘과 같이 일교차가 심하거나 환절기에 만성 비염은 1년 내내 증상이 지속된다. 또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만성 비염, 만성 기침으로 이어질 수 있고, 만성 비염은 결막염, 중이염, 인후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온도차, 꽃가루 등 환경적인 영향 외에도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체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반면 만성 비염은 초기 비염 치료를 하지 않았거나 완전히 치료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감기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서 체내 면역력이 약화된 경우에도 만성 비염이 생긴다.

항간에 다크서클이 있으면 무조건 비염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속칭 ‘카더라~’ 속설이다. 다크서클이 생기는 원인은 세 가지다. 지방이 돌출돼 생기거나, 아랫배가 냉하거나 뭉치면서 발생하는 경우, 마지막이 비염으로 인해 생기는 다크서클이다. 다크서클은 무조건 비염으로 인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비염이 있으면 다크서클은 무조건 생성된다.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과 감기에 걸렸을 때 코막힘에는 차이가 있다. 비염과 기관지염은 열이 없지만 감기로 코가 막힐 경우 열이 있다.

이렇듯 이제 비염은 조금만 관리하고 제대로 알아야 하는 질병이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평소 다음과 같은 비염 자기진단 요령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눈 아래 광대뼈 부위(부비강)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잡고 꼬집어본다. 이때 통증이 느껴지면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즉, 비염은 코가 아니라 부비동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참고로 부비동이란 콧구멍이 인접해 있는 뼛속 공간으로 굴처럼 만들어져 공기로 차 있다.

평소 비염을 치료하는 삼식 호흡법을 알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선 엄지와 검지를 붙여 원 모양을 만들고 가슴에 둔 상태로 코로 숨을 들이쉰다. 양손을 사선으로 하고 편안하게 내리며 입으로 숨을 내쉬는 동작을 3회 반복한다. 삼식호흡법은 폐와 기관지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비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

한약 중에는 통비탕이 비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는 독을 없애는 형방패독산에 기운을 돋우는 쌍화탕을 합친 탕약이다. 어성초도 도움이 된다. 어성초는 해열과 배농작용 등에 효과가 있다.

치료 외에도 환자 스스로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비염이 있다면 찬 음식 섭취를 삼가야 한다. 신선한 과일, 채소, 수분 섭취를 즐겨 해야 하고 인스턴트 음식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실내 환기에도 신경을 써 자주 환기하면 비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