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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 '시니어 위한' 기업 키우고 일자리 늘린다최규복 사장 CSV경영 도입...기업·사회 '윈-윈' 하는 가치 공유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이 회사 엠블렘을 가리키며, 기업과 사회에 이득이 되는 공유가치창출(CSV)을 실천하는 생활용품 넘버원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사진=박재성 기자]
 ‘요람에서 무덤까지.’ 1940년대 영국 정부가 표방한 출생부터 사망까지 국민 전 생애에 걸쳐 최저생활을 국가가 지원한다는 사회복지 슬로건이었다. ‘아기부터 시니어까지.’ 국내의 유한킴벌리가 유아세대부터 노인세대(시니어·senior)에 이르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생활용품으로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편리하게 만들겠다고 제시한 기업 슬로건이다. 앞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국민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정책이라면, 뒤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늙어가는 한국사회에서 시니어 산업을 주류로 성장시키겠다는 경영전략이다. 유한킴벌리는 시니어 산업을 공유가치창출(CSV) 차원에서 진행하는 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CSV는 기존에 기업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시혜성 사회적책임(CSR)보다 상위개념으로 기업의 이윤 창출과 사회 이슈를 연계시켜 해결 또는 개선 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유한킴벌리에 ‘CSV 씨앗’을 심고 ‘시니어산업 싹’을 발아시켜 푸르게 가꾸어 나가고 있는 최규복 대표이사 사장(57세)를 지난 25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만났다. 이윤 창출과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를 어떻게 전개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다. 부드러운 눈웃음이 매력인 최규복 사장은 “요즘 국내기업들이 윤리경영에서 사회적책임(CSR)으로, 다시 공유가치창출(CSV)로 옮아가고 있는 추세”라며 “유한킴벌리의 CSV는 올해 출발한 시작단계”라고 밝혔다. CSR이 기업 이익을 기부나 자선 형태로 한 방향의 흐름으로 가치를 제공한다면, CSV는 기업 수익에 기여하면서도 사회에 혜택을 주는 양방향 흐름의 가치창출 시스템이라는 설명이었다. CSV 도입에 앞서 지난 1983년부터 CSR경영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나무심기 자연보호 캠페인이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도 회사가 거둔 이익의 일부를 숲을 보호하고 산림자원을 개선하는데 제공함으로써 사회가치 실현 및 기업 이미지 제고에 많이 기여해 오고 있다.” 이같은 지속적인 CSR 성과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CSV 경영도 30년 이상 펼쳐 수익 창출과 사회복리 증진의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최 사장은 강조했다. 왜 유한킴벌리에 CSV 씨앗을 이식하려 했을까.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그나마 저출산은 정부가 출산장려 정책을 펼쳐 어느 정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 또한 시민사회와 기업도 저출산 해결에 인식을 같이 하며 국민의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는데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화는 피해갈 수 없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최 사장은 말했다. “고령화를 두 가지 관점에서 얘기할 수 있는데, 우선 한국 사회의 은퇴 시기가 빠르다는 점이다. 법적으로는 60세이지만 실제는 53세 정도이다. 더욱이 수명이 계속 길어져 수명 100세시대를 말하고 있는데 53세 은퇴하면 나머지 50년은 정말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생활용품을 팔고 있는 유한킴벌리로선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한다. 저출산으로 영유아, 아동 인구의 감소는 관련제품의 매출 감소를 가져오는 반면에 고령인구의 증가는 시니어 제품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한킴벌리의 CSV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 서울대 조동성 교수 등이 미래경영 트렌드로 제시한 ‘비즈니스 기회창출 차원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접근한다’는 글로벌 CSV모델을 전제로 기획되고 시작됐다. 즉, 예견되는 미래사회 문제인 고령화 위기를 기업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자사의 시니어사업을 신사업의 기회로 만들어 기업과 사회가 같이 이익을 나누는 이른바 ‘공유가치창출’을 받아들이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사진=박재성 기자]
최 사장은 회사의 CSV경영의 한 축으로 시니어산업 발굴 및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것이 바로 유한킴벌리의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 프로그램이다. 액티브 시니어가 생소해 물어보니 “정부 복지정책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비경제활동 노인층을 인액티브(inactive)로 구분해 스스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노년층을 액티브(active) 시니어”라고 설명했다.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는 한마디로 시니어용품 소기업들을 발굴, 육성하고 유한킴벌리의 시니어사업과 연계해 상호 이익 창출과 공유를 하는 동시에 소기업에 시니어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회적 가치도 실현하는 CSV 프로그램이다. 최 사장은 “국내 시니어산업은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그들이 아이디어나 생산은 할 수 있어도 영업이나 마케팅에선 역량이 부족하고 어려움이 많다”며 “유한킴벌리는 시니어 제품 소기업들을 지원해 아이디어 제품을 상업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니어사업은 유한킴벌리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주력 제품은 1회용 요실금팬티다. 올해 물티슈 제품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한 호주에 내년에 요실금팬티를 수출할 예정이다. 한발 더 나아가 유한킴벌리는 아기기저귀 제품을 만드는 앞선 기술과 품질 노하우를 이용해 모든 시니어용 생활용품들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유한킴벌리의 시니어사업 연간 매출액은 약 300억원(2012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2% 조금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요실금팬티 ‘디펜드 스타일’이 시니어사업의 주요 아이템으로, 작년동기 대비 약 30%씩 고성장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최 사장은 “아직 국내에는 시니어용품이 별로 없고, 개발되지 않은 제품들도 많다. 우리는 시니어용품을 유아용품처럼 다르게 만들고, 다양하게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킴벌리는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의 사업 전개 못지 않게 시니어 개념을 개선하는 국민인식 캠페인도 병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 사장은 “우리 사회에서 ‘시니어’는 긍정적 면보다 부정적 면으로 인식되고 있다. 고령사회로 가고 있는데, 정작 시니어 자신들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연금 혜택이나 젊은이들로부터 대우를 받고 싶을 때는 시니어 행세를 하면서, 스스로는 ‘아직 젊었어’라며 시니어 인정을 거부하는 경향성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노인들은 경제력 없고 복지정책에 의존하는 집단이라는 젊은층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한킴벌리는 올 상반기에 대국민 캠페인 CF광고 ‘시니어가 자원입니다’를 홍보했고, 회사의 시니어용품 콜센터 직원 일부를 노인 인력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내년에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소기업 발굴을 늘리고, 이들 기업 제품의 상품화를 적극 유도하고 전문판매 매장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시니어용품 시장 분석을 통해 노인층 선호 제품을 신규 개발하고,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을 확대해 시니어사업을 포함한 전체 사업의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최규복 사장은 “국내 시니어 산업은 아직 미약해 큰 효과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 마라톤 경주로 치자면 이제 채 1㎞로 못 달리고 있는 수준”이라며 “그러나 30년간 진행해 온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처럼 시니어사업을 CSV 차원에서 길게 이끌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니어용품이 생활용품에서 분리돼 독자적인 상품군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국내 시니어층이 보다 활동하기 좋고 편안한 일상생활을 하도록 기여하는 게 유한킴벌리의 시니어사업 목표이자, 더 크게는 공유가치창출을 통해 기업과 사회가 공생하자는 기업철학과도 부합되는 것이라고 최 사장은 강조했다.

전희진편집장  |  hsmile@econovill.com  |  승인 2013.12.04  08: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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