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시니어 사원 김홍인 씨“나이 들어서도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항상 배우고 일도 스스로 찾고 건강도 직접 챙겨야 한다.” 20대 못지않은 ‘빵빵한’ 스펙으로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LH 시니어 사원 채용에 합격한 김홍인 씨의 일성이다.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지난해 3000명을 모집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시니어 사원 채용 공고에 1만10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지원 대상은 만 55세 이상 은퇴자 및 경력단절 여성이었다. 서초·강남권역의 무려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김홍인(64) 씨. “안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합격했지 뭐예요. 공기업 사원 채용에 뽑혔다니까 가족과 지인들이 대단하다고 하던걸요.”김 씨는 “휴대전화 업체인 모토로라코리아 최우수 모범사원상, 사회복지사, 케어복지사, 마사지 1급 자격증, 스포츠마사지 1급 자격증, 엑셀 자격증 등 ‘빵빵한’ 스펙을 쌓아 온 것이 실제로 면접관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며 “아마도 20대 못지않은 스펙이 ‘나만의 매력’으로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는 특히 사회복지사 자격이 최종 합격하는 데 더 빛을 발한 게 아닌가 싶더란다.“LH에서 하게 된 주 업무는 LH임대아파트 단지 환경정비, 취약계층 어르신 돌봄 서비스, 시설물 점검과 같은 임대 업무 보조였어요. 사회복지 분야와 맞닿아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얼마나 감사했는지… 별 어려움은 없었어요.”그는 결혼해 임신하기 전까지 외국계 기업인 모토로라코리아에 비서로 8년간 근무했다. 출산하고 자녀를 키우면서도 항상 일과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두 아들이 장성한 뒤 어릴 적 꿈이었던 사회복지사에 도전, 2011년 백석예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11학번으로 입학했고 결국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냈다.김 씨는 자신의 주거 지역인 서울 송파구 송파동 일대 LH임대아파트에서 오전·오후 중 오전을 택해 하루 4시간, 주당 20시간을 근무했다. 월급은 55만원. “좋아하는 일도 하고 매달 급여도 받으니 정말 기쁘더라고요. 그 돈은 차곡차곡 모아 통장에 고스란히 쌓아 놨어요. 5월에 결혼하는 둘째 아들 결혼 자금에 보태려고요.”그는 정부와 기업의 시니어 일자리 창출 지원이 일회성 서비스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전업주부인 시니어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했다. “함께 일하던 LH 시니어 사원 대부분이 직장 근무경험이 있더라고요. 회사에 다닌 적 없고 전업주부로만 지냈던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경제활동 경험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일자리 기회가 주어지는 데 불리하겠죠.”그는 LH 시니어 사원으로 1년간 근무하고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인 지난해 11월 말, 일을 그만두게 됐다. 지금은 사회복지와 연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LH가 올해 채용하는 시니어 사원 모집에 또 지원하려고 했더니 한 번 같은 업무로 채용됐던 사람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하더군요.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LH에서 일하고 싶어요.”무엇인가를 하거나 얻으려면 직접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나이 들어서도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다리지 마라. 일도 스스로 찾고 건강도 직접 챙기고 친구도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