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임금피크제 도입하는 기업들고령화 시대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그러나 우리나라 직장인의 실제 퇴직 시기는 평균 53세로 무척 이른 편에 속한다. 퇴직한 뒤, 나이 들어서 일자리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상황이 이러하니 직장에서는 장기간 근무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퇴직을 더 연장하는 경우라면 급여를 적게 받더라도 회사에 남아 소위 ‘가늘고 길게’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는 직장인이 상당수다. 정부가 인구 고령화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일자리’다. 지난해 국회에서는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늘리는 ‘정년 60세법(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통과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근로자 300명 이상의 기업들은 2016년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해야 한다.이미 정년 연장을 위한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들도 있다. LG전자, 현대중공업, 포스코, GS칼텍스 등이 먼저 정년 연장 시행에 들어간 데 이어 최근 삼성도 이에 동참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정부 방침보다 2년 앞선 올해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일정 연령이 되면 통상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낀 세대(1959·1960년생)를 배려한 조치다. 올해 55세가 되는 1959년생과 내년에 55세가 되는 1960년생의 경우 정년이 55세인 직장에서는 개정된 법률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퇴직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박진수 주무관은 “재계 1위 삼성이 먼저 행동에 나섬에 따라 다른 기업도 이런 방식의 정년 연장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대부분 정년 연장 시행에 뒤따르는 것이 바로 임금피크제다. 정년 연장을 도입하는 대부분 기업은 정년을 늘리는 대신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연계 도입해 임금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정년 연장과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경영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기업의 42.1%가 56.7세에서 58.7세로 평균 2년씩 정년을 연장했으며, 정년을 연장한 기업 중 56.4%는 임금피크제를 연계한 것으로 조사됐다.임금피크제를 전제로 한 정년 연장에 대해 노동계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임금 삭감을 동반하는 임금피크제는 실질임금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하는 정년 연장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