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열렸던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 채용 한마당의 개막식 모습. 왼쪽 여섯번째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전경련]

#1. 시니어 퇴직자가 재취업 직장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방법은? 첫째, 기업 분위기를 사전에 파악하라. 특히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가는 경우 사내 환경과 종업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둘째, 작은 기업이라면 작은 것 하나부터 ‘내가 직접 해결하고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셋째, 대기업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누렸던 혜택은 잊어라.

지난해 2월 친환경소재 기업 ㈜파버나인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박찬기 씨(55)가 삼성전자에서 퇴직한 뒤 구직활동 체험에서 터득한 재취업 노하우다. 기획실장(전무)으로 재직 중인 박씨는 “구직활동은 본인이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구직을 하는지에 달렸다”고 조언했다.

#2. 퇴직 뒤 온라인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놓으니 가장 많이 전화 오는 곳이 보험사와 다단계 회사였다. 한 번은 아는 분을 만나 일자리를 부탁할 겸 미팅을 하였다. 그분이 어느 정도 급여를 주면 근무할 수 있겠느냐고 묻길래 최소한 400만원은 주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100만원이면 너보다 더 스펙 좋은 친구들 많다’고 하는 말에 정신이 확 들었다. 아, 나의 가치가 이거였구나.

대기업에 다니다 자존심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뒤 2년의 공백을 딛고 지난해 7월 한국석유공사에 입사한 김모 씨(50)의 구직 경험담이다. 김 씨는 구직활동에서 얻은 취업성공 경험으로 △내가 놀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라 △인력채용 정보매체와 헤드헌터를 적극 활용하라 △재취업 타깃(기업)을 정확히 설정하고 거기에 시간과 힘을 집중하라 △눈높이를 낮춰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자리를 찾아라 등의 팁을 제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거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재취업에 성공한 퇴직자는 총 4003명에 이른다. 이들 재취업자 가운데 최고 비율인 24.5%를 차지한 업종은 서비스·교육 및 컨설팅 업종이었다. 그 뒤를 이어 전기전자·정보통신·반도체(18.8%), 건설·철강·조선(15.6%), 기계·자동차(11.5%)가 두 자릿수 재취업률을 기록했다.

전경련의 재취업 프로그램을 이수한 퇴직자들이 가장 많이 들어간 직종은 경영·기획관리로 20.2%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사무관리(17.3%), 기술·연구개발(14.8%), 국내 영업·마케팅·유통(11.0%)순이었다.

전경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2011년 3월 30대 그룹이 경력 10년 이상 중견전문인력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초기엔 중견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로 출발했다.

전경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김동준 센터장은 “30대 그룹의 퇴직자 등 우수인재 7000명을 확보한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중장년층 채용 희망 3000개사 이상의 구인 기업체 확보, 헤드헌터 출신 경력자로 구성된 전문 컨설턴트의 매칭 서비스 등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 같은 재취업 지원 인프라를 활용해 취업컨설팅, 리바운스(Re-Bounce) 재취업 교육, 귀농귀촌 지원, 굿잡(Good Job) 알림 서비스, 중소기업 현장체험 등의 구직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구직자들을 대규모 채용 박람회, 전문경영닥터서비스, 우수인재 추천 뉴스레터 등 구인기업 지원 서비스와 매칭, 알선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우량 중소기업 재취업, 중소기업 임원직 알선 프로그램인 ‘전문경영닥터서비스’, 대학의 산학협력중점교수, 마이스터고·특성화고교의 산업체 우수강사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전경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베이비부머 퇴직자의 재취업 집중 프로그램 및 창업 기본교육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재취업의 경우 리바운스 플러스(Re-bounce Plus) 프로그램을 지난 3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12시간짜리 드림업(Dream-up!) 창업 패키지는 창업 이론, 보육(인큐베이팅), 실전창업 지원으로 나눠 6월을 시작으로 7, 9, 10월까지 총 4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아웃소싱 연계사업을 통해 퇴직자들에게 운전, 주차, 미화, 시설, 정비 등 관리직종과 생산, 물류, 유통의 콜센터 컨설턴트로 취업하는 것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과 공동으로 동반성장 채용한마당, 베이비부머 일자리 박람회, 중견전문인력 취업 박람회 등 대규모 채용 박람회를 통해 경영혁신을 꾀하는 중소기업과 좋은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층 간 일자리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