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개호 서비스 시설 내부 모습. [사진=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일본의 프랜차이즈 업계는 지난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과 경제·사회·문화의 전반적인 변화로 경쟁이 심화돼 있는 상태다. 특히 외식업계는 인구의 감소, 소득 저하 등으로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매입액)가 하락하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지만, 꾸준히 새로운 업태가 등장해 시장 유동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➊ 패밀리 레스토랑

지난해 일본 프랜차이즈 외식시장 분야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그 가운데 야키니쿠 레스토랑은 2011년 발생한 식중독 사망사고에 따른 침체기에서 벗어나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이 각광받는 이유로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과 다양한 메뉴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프랜차이즈 야키니쿠 레스토랑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브랜드는 ‘큐카쿠’로 지난해 3월 기준 일본 전국에 165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 7월부터 2013년 6월까지 1년 사이에 매출은 전년대비 107.5%, 고객 수는 108.0% 각각 늘었다.

패밀리 레스토랑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브랜드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사이제리야’를 꼽을 수 있다. 창업자인 쇼가키 야스히코 회장은 대학 재학 중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던 치바현 이치카와시의 야와타 소재 양식 레스토랑 ‘사이제리야’의 경영자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대학 4학년 시절 물려받은 것을 계기로 시작했다.

레스토랑을 양도 받고 7개월 뒤 화재로 휴업을 하게 되었을 때,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전환을 결정하고 리뉴얼 오픈했지만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쇼가키 회장은 그 원인이 가격에 있다고 판단해 모든 메뉴의 가격을 70% 인하했고, 이를 계기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번성했다.

사이제리야는 지난해 8월 기준 일본 내에 매장을 982개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 발원지인 치바현과 도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여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간토(관동)지역 점포 수가 567개로 과반을 차지하며 수도권에 밀집돼 있고, 중부지역 154개, 킨키지역 183개, 동북지역과 홋카이도지역 45개, 오카야마현과 히로시마현 11개, 후쿠오카현 22개를 차지하고 있다.

사이제리야의 출점 형태는 빌딩 내 입점형, 로드 사이드(road side)형, 필로티(pilotis)형(건물의 1층을 거의 기둥만으로 한 개 층을 이루게 한 건축물), 상업 빌딩 및 역 빌딩 입점 등 입지조건이 좋은 경우라면 건물 형태와 상관없이 출점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철저한 원가절감을 통한 저가격 메뉴의 개발로 불황 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사이제리야는 1999년 7월 도쿄증권거래소 2부에 상장한 뒤 2000년 8월 도쿄증권거래소 1부로 지정, 변경하는 등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공격적이어서 2003년 6월 중국 상하이에 100% 투자 자회사를 설립한 뒤, 베이징,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 [자료=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➋ 100엔숍

일본 소매업계에서 가장 성장세를 구가하며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100엔숍과 중고품 판매점을 들 수 있다.

최근 일본의 100엔숍은 단순히 저렴한 제품만을 판매하는 곳으로는 다양해진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엔터테인먼트 부분까지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100엔숍은 슈퍼 할인매장 같은 종합소매업이나 쇼핑센터 측에서 볼 때, 빈 점포를 메워주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Everyday Low Price, One Price’ 슬로건으로 철저한 저가정책을 지향해 1990년대 중후반 버블 붕괴 뒤 디플레이션의 경기침체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오고 있다.

100엔숍 업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세리아’는 고객층에서 제외되어 왔던 여성과 고령자층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100엔숍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리아의 콘셉트는 ‘100엔숍 같지 않은 100엔숍’으로, 편안하며 오래 머물고 싶은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기존 100엔숍의 저렴함을 떠올리게 하는 매장 내부 분위기를 벗어나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세리아’는 지난해 9월 현재 직영점 1055개, 가맹점 87개로 총 1142개를 거느리고 있다. 더욱이 디자인을 중요시한 형태의 ‘컬러 더 데이즈(Color the days)’ 점포의 확장에 힘쓰며 차별화를 도모, Color the days의 점포 수는 2009년 3월 22개에서 2013년 9월에는 371개로 늘어났다.

➌ 중고품 소매업

일본에서 중고품 소매업은 프랜차이즈 전개와 점포의 대형화를 도모하는 한편, 매장 내부에 양질의 중고품을 진열해 지금까지 타깃 고객층에서 제외됐던 여성 고객이나 고령자들이 매장을 찾게 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중고품 판매가 호조를 띄고 있는 이유는 우선 “신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는 일본이 오랜 기간의 경제불황으로 최근 10년간 현지의 평균임금이 하락하거나 정체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더럽거나 사용 흔적 등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거나 “신품과 중고품 간 차이점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는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중고품 판매 비즈니스 성장의 또 다른 한 요소로 최근 몇 년간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버리는 것이 아깝다고 하는 인식의 확산과 ‘이토 요카도’에서 실시하여 화제가 되었던 재활용품 매입 서비스와 같은 업계의 노력을 꼽을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부하면 그 대가로 이토 요카도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이 가능한 상품권을 받는 방식이다. 중고품의 활용과 거래가 활발해져 소비자들의 중고품에 대한 저항감이 한층 완화된 것도 중고품 거래가 활성화되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중고품 판매에 업계에서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는 곳은 한국에도 진출하여 잘 알려진 ‘북 오프(Book Off) 코퍼레이션’을 들 수 있다. ‘북 오프’는 정가가 1000엔인 깨끗한 책을 소비자로부터 100엔 가량에 구매해 500엔에 되파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3개월이 경과돼도 판매되지 않을 경우, 구매원가에 처분해 재고의 부담을 덜어냄과 동시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경영전략은 경쟁사에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 현재도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중고책 판매업뿐만 아니라 부인복이나 패션잡화 등 중고품을 판매하는 ‘비 스타일(B STYLE)’, 귀금속과 시계 중고품을 취급하는 ‘비 셀렉션(B Select)’ 같은 유사 형태의 중고품 판매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➍ 개호(간병) 서비스

지난해 일본인의 평균 수명은 남성 79.59세, 여성 86.35세에 이른다. 이런 초고령화 사회라는 여건에서 발전하고 있는 산업이 바로 개호(介護)산업이라 할 수 있다. 개호란 일본식 용어로 우리나라의 간병과 같은 개념이다. 일본에는 현재 65세 이상의 개호서비스 대상 인구가 약 3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의 개호 인정률의 증가와 개호보험 서비스 이용자의 증가에 따라 개호서비스 시장은 더욱 성장하는 추세다.

최근 개호서비스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부분이 바로 ‘통소(通所) 개호서비스’이다. ‘데이(Day) 서비스’라고도 하는데, 이는 해당 시설을 직접 방문해 서비스를 받는 방식이다. 이전에 활발했던 방문 개호는 담당인력의 확보가 어렵다는 점과 보수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단점 때문에 비교적 프랜차이즈 사업이 용이한 통소 개호서비스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통소 개호서비스 사업은 직원 10명 안팎의 소규모로 운영이 가능해 인건비와 임대료를 절감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초기 투자비용을 1000만엔(1억원)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➎ 학원사업

개호서비스 만큼이나 빠른 성장을 보이는 분야는 단연 학원이다. 신생아 출생률 저하로 일본 총인구가 감소하면서 취학아동이나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1인당 교육비 지출액이 많아진다는 점을 착안해 개별지도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총무성의 사업소 및 기업총계에 따르면, 학원 수는 약 5만여개에 이르며, 그 가운데 20% 조금 못 미치는 수가 프랜차이즈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개별지도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 기업은 학원 55개, 컬쳐 스쿨 22개를 합한 77개로, 개별지도를 포함해 학습교실, 대학진학 예비교, 유아교육, 영어회화, 영어교실, PC교실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