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음식이나 약을 먹고 두드러기가 생기거나 햇볕을 쬐었을 뿐인데 발진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면역 질환의 한 종류인 알레르기는 어떤 물질에 대해 몸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염증이나 발진, 호흡곤란이나 쇼크까지 일으킬 수 있는 꽤 심각한 증상이다. 환경의 변화와 함께 점점 다양하고 빈번해지고 있는 알레르기에 대해 미리미리 알아두고 대처법도 챙겨두자.

립스틱 잘못 사 발랐다가 입술이 퉁퉁 붓고 벗겨지더니 진물도 흘렀다는 여성들이 꽤 있다. 립스틱 때문에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생긴 것이다. 립스틱에 함유된 향료, 색소, 방부제, 니켈 등 금속 성분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립스틱에 함유된 양모 기름과 왁스 성분의 강한 흡착성이 공기 중의 먼지·세균·병균·금속 미립자를 끌어당기기도 하는데, 이것이 입술 점막에 붙어 알레르기성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립스틱을 구매하기 전 먼저 샘플을 받아서 입술 중 한 부분에 매일, 2~3주 정도 발라보면 알레르기가 생기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과민 반응으로 인한 면역 질환, 알레르기
이처럼 우리 몸은 다양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알레르기는 일반적으로는 없어야 할 과민 반응이 생기는 면역 질환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잘 알려진 꽃가루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 온도, 약물, 금속 등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은 특정한 계절에만 증세가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이다. 주로 3~4월 꽃가루 날리는 봄이나 9~10월 등 환절기에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면역 체계의 병이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또 감기로 오인하기도 하는데, 열이나 근육통 등 다른 전신 증상이 없는 점이 다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두통 등을 야기할 수 있고, 축농증·중이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린이에게 잘 나타나는 식품 알레르기
얼마 전 한 초등학생이 식품 알레르기로 쇼크 증상을 겪고 나서 10개월간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피해 학생에게는 심한 우유 알레르기가 있었는데, 학교 급식 때 우유가 든 카레를 먹고 호흡곤란·저혈압을 일으키다 뇌사 상태까지 이어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것을 잘 모르거나 증상을 간과한다. 가려움증 등 증상이 미미하고 일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식품 알레르기는 장 점막이나 면역체계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어린이에게 잘 나타난다. 환자는 국내 인구의 약 6%인데, 그 가운데 80% 이상이 영유아·어린이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어린이의 35%, 천식이 있는 어린이의 10%가 식품 알레르기도 함께 가지고 있다. 특정 식품을 먹었을 때 2~3시간 이내 이상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식품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다. 자신이 먹은 식품과 이상 증상을 모두 기록하는 ‘식품 일기’를 쓰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는 피부에 특정 식품의 단백질이 든 시약을 떨어뜨려 증상을 보는 ‘피부 반응 검사’나 특정 식품을 먹고 난 뒤 증상을 확인하는 ‘식품 유발 검사’로 알레르기를 확인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대표 식품은 달걀(50%), 우유 및 유제품(25%), 어류(6%)다.

하지만 어린이는 정확한 진단 없이 알레르기 의심 식품을 무조건 피하면 영양결핍·성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을 정확히 진단받고 영양소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적절하지 않은 온도와 습도도 알레르기의 원인
온도와 습도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낮은 습도는 우리 몸의 방어벽인 피부와 점막을 약화시켜 세균·바이러스 등과 같은 각종 유해 물질의 침투를 용이하게 한다. 반면 습도가 너무 높으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증가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주원인 물질인 집먼지진드기는 습도가 80% 이상 일 때 번식이 가장 활발하다.

실내 건축자재 등에서 나오는 유해 화학물질도 공기 중의 습기와 반응하면 방출이 증가한다. 대표적인 게 포름알데히드다. 이 물질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습도가 높으면 실내 중에 농도가 증가한다.(계속)

이 기사는 건강소식 4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