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창업시장은 경기 둔화와 소비 감소로 인한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 퇴직자들이 성공적인 창업을 꿈꾸며 거리로 나오지만 실패의 쓴맛을 보기 일쑤다. 기존에 창업을 해오던 사람들조차 어려워진 경기에 점포를 닫거나, 차선책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업종변경마저도 철저한 조사와 경험이 녹아나지 않는다면 결국 실패로 이어진다.

 

여기 다양한 식당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과 눈썰미로 업종변경을 시도, 주변 외식점들을 제치고 인기 매장으로 떠오른 곳이 있다. 고급 프리미엄 오븐구이 치킨 전문점으로 각광받는 ‘돈치킨’ 을지로점 김금순 점주(여,58)가 그 주인공.

 

지난 18년간 김밥가게, 부대찌개 식당, 빈대떡 집 등을 운영해온 그녀는 지난 2013년 7월, 건물 1층 20여 평의 매장에서 운영하던 빈대떡집을 돈치킨으로 탈바꿈하며 새로운 개혁을 선언했다. 그리고 업종변경 2년차에 접어드는 현재, 돈치킨 을지로점은 비수기라 불리는 겨울철에도 하루 평균 70만원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치킨과 맥주가 불티나는 여름철에는 평균 1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벌어들인다.

 

매장 바닥이 고객들의 발자국으로 가득하다는 돈치킨 을지로점. 김 점주가 이야기하는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성공비결 하나. 본사의 지원은 내 어깨를 가볍게 한다!

 

오랜 세월 다양한 외식업을 운영해 온 김 점주에게 가장 큰 문제는 체력적 한계였다. 순수하게 힘에 부쳐 지치는 경우 많았다는 것이다. 김 점주는 “앞선 업종들의 경우 나 혼자 책임지고 운영하느라 몸이 힘들었다. 여러 개의 찌개를 동시에 끓여내기 위해 하루 종일 서있어야 했고, 일일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진이 빠지기 일쑤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돈치킨으로 업종을 변경하며 김 점주의 체력적 부담은 크게 줄어들었다. 돈치킨 본사에서는 개설 상담에서부터 인테리어 공사, 본사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준비과정을 세심하게 관리해줬고, 매장 개설 이후에도 담당 슈퍼바이저가 상시로 방문, 운영관리 지원을 해줌으로써 김 점주의 부담을 덜어줬다. 특히 돈치킨이 내세우는 ‘조리의 단순화’는 김 점주가 가장 바라던 것이었다. 주메뉴가 오븐 구이로 조리되는 간편한 방법인 만큼 김 점주가 음식 조리에 쏟아야 할 부담이 크게 줄 수 있었다.

 

성공비결 둘. 치열한 경쟁 속에도 기회는 있다!

 

돈치킨 을지로점 주변에는 타 치킨 전문점과 호프집들이 즐비하다. 매장 옆과 건너편까지 반경 500M내에 5개 이상의 치킨 전문점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리당 8천원~9천원에 판매되는 저가 치킨점도 생겼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김 점주는 풍부한 경험에서 생긴 눈썰미로 기회를 포착했다. 그 많은 치킨 전문점들이 모두 튀김 닭만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김 점주는 주변에서 판매되는 튀김 닭과의 차별화를 위해 과감히 오븐구이 치킨을 선택했고, 순수 국내산 닭, 특화된 염지 기법으로 최상의 오븐구이 치킨 맛을 선보이는 돈치킨을 개점하기로 결심했다. 돈치킨이 개그맨 ‘이경규’씨의 스타마케팅과 함께 전국 350여개의 가맹점을 개설하며 인지도와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 또한 김 점주의 결심을 굳혀주었다.

 

실제로 튀김 닭만 소비하며 획일화된 치킨 맛에 길들여져 있던 주변 사람들이 돈치킨 을지로점의 오픈과 함께 속속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쫄깃하고 신선한 오븐구이 치킨 맛에 매료되었고, 웰빙 시대 낮은 칼로리를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과 맞물려 현재까지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점주는 날카로운 고객들의 입맛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밝힌다. 김 점주는 “튀김 닭의 경우 미리 한번 닭을 튀겨 놓는다. 당일 팔지 못한 닭은 다음날 재사용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 것이다. 때문에 튀김 닭에 대한 신선도나 맛에 불신을 가질 수 있다. 돈치킨에겐 해당 없는 일이지 않은가.”라며 생닭을 당일 조리해서 판매, 재사용이 없는 돈치킨의 신선한 맛을 자랑했다.

 

성공비결 셋. 맛이 토양이라면 인맥은 비료와 같다!

 

돈치킨 을지로점의 고객 구성은 남성 80%, 여성 20%의 비율이다. 연령대별로는 30~40대 직장인이 50%, 청소년이 20%, 50대~60대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즉, 회사가 많은 주변 특성상 퇴근 후 가벼운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30~40대 남성 회사원들이 주요 고객인 것이다. 오랜 기간 외식업을 하며 주변 회사원들을 자식보다 잘 안다는 김 점주는 인맥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음을 역설했다.

 

김 점주는 “기존에 운영하던 식당을 찾던 고객들이 돈치킨을 개점한 후에도 꾸준하게 찾아주고 있다. 자식처럼 여기던 고객들이 잊지 않고 찾아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50대 이상 고객들도 안부를 주고받을 만큼 친하다. 그들이 주변 지인들까지 데리고 매장을 방문하니 매출 상승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김 점주가 쌓아 온 인맥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비료가 된 셈이다.

 

이밖에도 김 점주는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오뎅국, 계란찜 등을 제공하며 아낌없이 베푸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돈가스를 오븐에 굽는 ‘오븐 돈가스’를 판매하며 발전을 꾀하는 중이다.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김 점주는 “모든 것은 내가 하기에 달렸다. 지금처럼 내가 자리한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치킨을 제공하고 싶다.”며 정이 넘치는 매장을 꾸려나가겠다고 답했다.

 

오랜 경험과 그 속에서 묻어난 관록으로 틈새공략에 성공한 김금순 점주. 오늘도 돈치킨 을지로점은 오븐구이 치킨 향기와 고객들의 시끌벅적한 세상 이야기가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