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 창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규모 혁신센터를 구축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지원·육성하면서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중소업체와의 상생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 1775억 펀드 조성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을 가지고, 수소전지차 관련 인프라 구축과 관련기업 육성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현대차는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혁신센터)를 통해 자동차 관련 창업지원, 수소연료전지차 연관 산업 육성, 서민주도형 창조경제 모델 제시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혁신센터는 정부, 광주시, 현대차그룹, 재무적투자자(FI) 등과 함께 총 1775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혁신센터는 먼저 지역의 창업 인프라와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관련 창업 아이디어 창출에서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하나의 창구에서 ‘원스톱 창업지원’을 실시하고, 우수한 자동차 창업 아이디어와 기술은 현대차그룹의 벤처 플랫폼과 연계해 차량용 기술·제품개발, 사업화 및 해외진출 등이 가능하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분야의 창업 생태계 조성은 프로그램 구축(1~3월), 공모(2월), 접수(3월), 심사(4월), 입주(5월), 창업·육성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혁신센터는 매년 아이디어 창업화 5개 팀, 사업 활성화 5개 팀 등 총 10개 팀을 제1센터에 입주시켜 창업 보육과 사업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혁신센터는 광주지역의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 노하우 적용과 사후 관리사업을 실시한다. 상·하반기 자동차 업종 20개사와 일반 업종 20개사, 총 40개사가 선발된다. 현장진단, 컨설팅, ICT(비전카메라·검출센서·서버 등)와 분석·관리 프로그램이 연계된 시스템 구축 등이 지원된다.

 

SK텔레콤‧KT ‘스타트업’ 적극 지원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2일, 11개의 창업팀으로 구성된 ‘브라보! 리스타트(BRAVO! Restart)’ 3기 발대식을 가지고 10개월간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의 유망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브라보! 리스타트’는 2013년 1기 모집을 시작으로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1~2기 23개 팀 대부분이 창업에 성공해 국내 최고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모집 단계부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사업화 가능성과 SK텔레콤이 보유한 ICT 기술과 연계성 평가를 강화했으며, 지원대상도 기존 40~50대에서 전 연령대로 확대했다.

또한, 스타트업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자금과 판로확보를 위해 창업 기업들의 벤처펀드 투자 유치 및 매출 확보를 적극적으로 도와 실질적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는 황창규 회장이 직접 스타트업 지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황 회장은 KT광화문빌딩 East에서 신년사를 통해 “경기 판교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 한국형 히든 챔피언 ‘K-Champ’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주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Champ’는 지난해 황창규 회장이 직접 제시한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이다. 대기업의 역량을 활용하고 중소기업 혁신에 힘을 부여해 창의적인 산업을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KT는 K-Champ 육성을 위해 자사 네트워크 인프라를 중소기업들의 창의성과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중소벤처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1000여개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한국형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룹의 역량을 모아 지원하고,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K-Champ를 위한 ICT 컨버전스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KT는 이달 6일까지 K-Champ(케이-챔프) 벤처 창업 공모전을 진행했다.

이 공모전은 설립 5년 미만 10인 이하의 벤처기업(스타트업 포함)과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ICT 전 분야와 모바일 게임, ICT와 융합된 바이오기술(BT)과 나노기술(NT)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선정된 팀에게는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KT 내부 전문가 그룹의 멘토링과 사업화를 위한 협업 기회를 제공한다. 또 기가인터넷 등 KT의 기가인프라 테스트베드 활용 등 차별화된 혜택을 지원한다.

 

네이버·다음카카오 ‘상생’ 인터넷 산업 조성

네이버는 지난달 파트너 지원 및 소통 업무 전담을 위해 지난 1월 CEO 직속으로 ‘네이버 파트너센터’를 개설했다.

한종호 네이버 파트너센터장은 “혁신을 통한 성장과 공존의 기반이 함께 유지될 수 있도록 네이버가 가진 자산과 경험을 나누어 파트너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게 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파트너센터는 특히, 과거 수직적 상생구조를 탈피해 인터넷 산업에서의 수평적-개방적 생태계 플랫폼을 통해 시장을 키워가는 윈윈(Win-Win)의 메커니즘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기적 이익 공유뿐 아니라 시장 자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파트너들을 지원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1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와 컬처펀드 조성 등을 골자로 하는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벤처 및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중소상공인 희망재단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설립에 필요한 재원 전액을 출연해 중·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세부적인 지원내역으로는 중소상공인, 스타트업, 소프트웨어 개발자, 문화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벤처창업지원에 총 500억원,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을 지원에 5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할 예정이다. 중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한 중소상공인 희망재단에는 500억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월에 공정거래위원회 동의의결을 통해 200억원의 기금을 출연, 공익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설립 이후 중소사업자 및 이용자 후생 제고와 상생 지원에 3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등 여기서도 500억원 기금을 출연할 방침이다.

지난해 5월에는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지원 자금의 조성을 위해 중소기업청,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함께 100억 규모의 민,관 공동 R&D 협력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음카카오는 중·소 파트너, 창작자를 위한 상생센터 개설과 지원 정책을 마련해 동반 성장의 기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지식공유 ▲개발공간과 서버 등 콘텐츠 제작환경 제공 ▲투자자/퍼블리싱 사업자와의 네트워킹 ▲창업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음카카오는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제휴를 통해 정부가 시행하는 콘텐츠 창작 지원사업인 ‘콘텐츠코리아 랩’과 연계해 ‘상생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콘텐츠 개발 프로그램 및 교육 관련 네트워크 제공 등 모바일 창의 생태계 조성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다음카카오는 중소기업청과 함께 총 253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운용 중이다. 주요 투자대상 기업은 다음카카오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로 ▲신규 플랫폼 사업모델로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 ▲인터넷 콘텐츠 제작 또는 유통하는 기업 ▲오프라인 산업과 온라인 유통망을 연계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IT와 모바일 기업 등이다.

다음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는 “다음카카오는 동반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고민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를 위한 지원과 투자를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창작 콘텐츠 발굴 및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