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들 집안의 경제권은 엄마가 갖고 있다고 말한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수익은 공동의 책임이 되어가고 있지만, 전체적인 경제권은 여전히 아내의 권한이 더 크다. 이 부분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외식업계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주부 고객층을 사로잡는 것이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물론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주부 고객층을 잘 공략한다면 다른 고객층까지 손쉽게 유입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렇기에 외식업계에서 주부 고객층을 잡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다.
 

 

프리미엄 오븐구이 전문점 ‘돈치킨’(www.donchicken.co.kr)의 검단 오류점이 그렇다. 검단 오류점을 운영하고 있는 문연자(여, 53) 점주는 자신의 매장을 동네 보금자리로 만들었다. 좀 더 수월한 매장 운영을 위해 오픈한지 한 달 후 매장 근처로 이사를 왔고, 동네 주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다. 주부들이 언제든 와서 편하게 치맥을 즐기며 대화의 장을 열 수 있는 곳을 만들고자 한 문 점주의 노력 덕에 검단 오류점은 평균 월 매출 2500만 원 이상을 올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 동네 주부들을 사로잡은 또 다른 요인에 대해 문 점주는 후한 인심을 꼽았다. 조금이라도 더 벌고자 야박하게 구는 순간 장사할 수 없다고 말한 문 점주는 100원을 벌면 30원은 다시 고객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간적으로는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매장에도 이익이 되고, 고객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문 점주는 “스스로에게 찝찝한 서비스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하나라도 더 베풀고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 점주는 서비스 메뉴를 무제한으로 베풀고 있다. 부침개, 계란찜, 오뎅국, 김치 등을 원하는 만큼 제공하기에 고객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문 점주는 또한 고객에게 먼저 다가간다. 비가 오는 날인 경우, 부침개를 무제한으로 준다고 고객들에게 문자를 돌린다. 문자를 받은 동네 주부들은 하나, 둘 검단 오류점 매장으로 모이게 된다. 상가 2층에 위치하여 지리적 불리함이 있음에도 이를 서비스로 극복해냈다. 여기에 ‘돈치킨’ 만의 매장 인테리어를 통해 보금자리 느낌을 더한 것. “동네 주부들이 가장 많이 찾는 보금자리가 바로 우리 매장”이라고 자신 있게 밝힌 문 점주는 앞으로도 동네 주민들을 위해 ‘학교 나눔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전했다. 정기적으로 주변 학교와 협약하여 운동회 같은 행사 때마다 베풀기도 하고, 봉사도 하고, 판매도 하여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반찬 & 홈푸드 전문점‘오레시피’(www.orecipe.co.kr)김해 율하점도 주부 고객을 잡아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해 율하점의 박석향(여, 47) 점주는 오레시피 삼계점 단골 고객 출신이다. 그만큼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서비스를 받으면 좋아할지 고민한다. 주부로서 아직까지 소녀감성을 잃지 않은 박 점주는 노래를 매일 다르게 선곡해 반찬을 고르는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 주부 고객을 위한 특별 서비스인 셈. 특히 3040 여성 고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시간대에는 더 신경을 써 7080 가요와 8090 가요로 선곡한다. 박 점주는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즐겁게 반찬을 고르는 주부들을 보면 옛 생각도 나며 기분도 좋아진다”고 전했다. 또한 박 점주는 만 원 이상 구매 시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고, 10개를 채우면 반찬 1가지를 무료로 주는 이벤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외출 시 챙길 것이 많아 깜빡하여 쿠폰을 안 갖고 오거나 잃어버리는 주부를 위해 예비 쿠폰을 하나 더 만들어주고, 나중에 가져오면 개수를 합쳐 도장 10개를 채울 수 있게 도와준다. 외식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생과 맛이라는 박 점주. 오픈 키친을 통해 조리하는 모습을 주부에게 보여주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박 점주는 매일 틈나는 대로 청소를 해 깔끔한 매장을 선보인다. 조리도 한꺼번에 많이 하지 않고, 조금씩 여러 번 하는 과정을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맛으로 다시금 찾아올 수 있도록 한다. 박 점주는 앞으로의 계획으로“반찬 매장인 만큼 주부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메뉴를 많이 개발하고 싶다. 프랜차이즈 이지만 하고 싶은 메뉴가 있다고 본사에서 말하면 적극 지원해주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더 새롭고, 더 맛있고, 더 건강한 음식을 만들 것이다. 주변에 개인 반찬가게가 3~4군데 있지만, 반찬 가짓수가 다양하지 않고 조미료를 쓰기 때문에 고객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레시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죽과 스프의 이색만남을 선보인 ‘본앤본’(www.bnb.or.kr)도 건강함으로 승부하여 아이를 둔 주부 고객에게 인기가 많다. 작년 5월에 오픈한 ‘본앤본’ 신천점은 평균 일 매출 100만원이 넘어 성공적인 죽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앤본’은 조리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유기농 제품으로 사용하여 건강한 맛을 추구한다. 패스트푸드점이 범람해져 아이의 먹거리를 걱정하는 부모가 늘어나면서 웰빙 먹거리의 수요가 증가한 트렌드에 맞춘 것이다. ‘본앤본’은 남농영농조합법인과 MOU를 체결하여 유기농 쌀과 찹쌀, 친환경 팥 등 곡식들과 친환경 양파, 호박, 감자, 고구마, 당근, 무, 토마토, 브로콜리, 파, 마늘, 참깨, 표고버섯 등 채소류 등을 공급받는다.

또한 한창 논란이 되었던 MSG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 설탕을 사용하기에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 조리 방식도 오더메이드로 주문 즉시 조리하여 싱싱한 맛을 살려준다. 그야말로 건강한 맛이다. ‘본앤본’ 신천점을 운영하는 진수경(여, 42) 점주는 “고객 중 70%이상이 아이와 함께 온 주부일 정도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의 이경희 소장은 “특정 고객층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상황에 따라선 위험의 소지가 있다”고 전하며 “하지만 이를 잘 활용해 연계되는 플러스 요소를 잘 끌어낸다면 성공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