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산업이 국내에 도입된 지도 40여년이 흘렀다. 1970년대 첫 선을 보인 후 40여년 만에 그 규모가 100조 원이 넘었고, 종사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비대해진 것이 프랜차이즈 산업이다. 조금 과장하여 ‘프랜차이즈 범람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실패의 길로 접어드는 사례도 적지 않다. 본사의 경험과 노하우만 믿고 뛰어들었다가 다른 부분에 소홀하게 되어 씁쓸한 실패의 맛을 보게 되는 것이다. 부실한 본사를 만난 탓도 있지만 기타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주변에 경쟁 브랜드는 얼마나 있는지, 유행을 타는 업종인 것인지, 서비스는 어떠한지 등 실패의 원인이 되는 요소들이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한 번 실패의 경험을 한 점주들이 그 원인을 명확히 분석한다면, 재창업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프리미엄 오븐구이 전문점 ‘돈치킨’(www.donchicken.co.kr) 계산점의 임병노(남, 57) 점주가 그러한 경우다.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으로 창업의 길을 걸어봤던 임 점주는 4년 만에 과감히 사업을 접었다. 보다 나은 맛을 찾고자 임 점주는 직접 발품을 팔았고, 그러던 와중에 ‘돈치킨’의 맛에 반해 최종 결정하게 되었다. 동종업계 재창업이 쉽지 않았을 터인데 임 점주는 “오히려 한 번 해본 경험으로 무엇이 잘못됐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고 답했다. 맛을 최우선 과제로 여긴 임 점주는 가위질에 특별한 신경을 썼다. 본사에서 온 계육의 두꺼운 부분과 얇은 부분을 잘 맞추기 위해 포를 골고루 뜨는 것. 양념이 보다 더 잘 스며들기 위한 조치다. 더불어 수분이 빠지느냐, 안 빠지느냐의 차이가 있기에 더 열심히 가위질을 한다. 이 차이는 맛에 분명한 영향을 주어 고객 만족도를 좌우할 수 있다고 임 점주는 말한다.

임 점주는 메뉴 재료 선정에도 신경을 썼다. 사이드메뉴인 골뱅이도 맛을 최우선으로 하여 값이 제법 나가는 재료를 선정한다. 마진이 덜 남더라도 고객에게 맛에 대한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임 점주의 경영철학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달 주문하여 먹는 치킨은 식는 정도에 따라 그 맛이 미세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배달의 신속성에 주의한다. 배달 업체들은 한 번에 2~3개의 배달을 진행하기에 상대적으로 더 식게 되어 치킨 맛이 떨어진다는 것이 임 점주의 말이다. 그래서 ‘돈치킨’ 계산점은 임 점주가 직접 배달한다. 임 점주는 “자신이 무엇이 부족하였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동종업계 재창업으로 매출 신장을 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과거 휘트니스센터를 운영하다 요가 시장으로 뛰어든 ‘아메리카요가’(www.americayoga.co.kr) 경찰병원점도 그렇다. 경찰병원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승호(남, 40) 점주는 이미 포화상태인 휘트니스센터를 접고, 차별성을 갖춘 체육 서비스업을 찾았다. 그러다 발견한 ‘아메리카요가’의 특별함에 재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이 점주. “최근에는 아예 여성만을 집중하고, 여성만을 위한 힐링, 건강관리를 해주는 생활체육 업종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강조한 이 점주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고객에게 인기를 얻어 재창업에 만족하고 있다. ‘아메리카요가’ 경찰병원점은 업의 특성상 20대 여성이 주 고객층일 것 같지만, 13~15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자세교정이 필요한 10대부터 몸매관리에 관심 많은 20대, 30대는 물론 40~50대 여성 고객까지 자신의 특성에 맞게 프로그램을 골라 수강할 수 있어 연령층이 골고루 분포되어있는 장점이 있다.

끊임없이 고객들이 ‘아메리카요가’를 찾는 요인에 대해 그는 “고객분들 중 플라잉요가라는 프로그램을 경험 해보기 위해 찾아 오기도하고, ‘아메리카요가’라는 브랜드 자체를 신뢰하고 3개월에서 6개월 혹은 1년에서 2년 장기 등록을 하는 고객 분들도 많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아메리카요가’의 플라잉요가는 주로 여성들의 몸매 라인을 잡기 위해서 하는데, 탄력이나 밸런스는 덤으로 따라온다. 또한, 몸매 관리 중 본인에게 매칭 되는 곳이 많아서 그 매력에 더 빠져들게 된다. 놀이 하듯이 하지만, 실제로 소비되는 칼로리가 높아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다며, 여성에게 장기적으로 정신과 육체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점주는 “지난 창업 실패에 자신이 무엇이 부족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죽과 스프의 이색 웰빙만남을 선보인 ‘본앤본’(www.bnb.or.kr)의 양천구청점 이경순 점주는 2003년부터 11년간 해오던 유명 브랜드의 죽전문점에서 벗어나 동종업 재창업에 나섰다. “기존에 운영했던 매장의 경우 본사가 제공하는 식재료가 불만족스러웠다. 더 맛있게 만들 필요도 없고,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한 이 점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 된 브랜드를 찾던 와중 알게 된 것이 친환경 유기농 프리미엄 죽전문점인 ‘본앤본’.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국내산 재료의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사용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본앤본은 집에서도 쉽게 먹을 수 없는 유기농 쌀과 국내산 참기름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이 점주는 “죽을 드시는 분들은 건강을 위해서나 아이들 이유식으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런 고객들에게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본앤본으로 브랜드를 변경하고 이경순 사장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매일 행복하다는 것이다. “매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재료가 너무 좋다는 사실이 즐겁다. 고객들도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재료의 차이를 실감하고 있다”는 이 점주의 말에서 재창업의 성공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의 이경희 소장은 “한 번 창업했다가 실패를 맛보면, 재창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하며 “반드시 자신이 놓쳤던 부분을 분석하여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