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점주의 대면은 브랜드이미지를 형성하는 결정적 영향요소다. 단 한 번의 스침일지라도 고객이 점주의 배려와 친절을 느낀다면 우호적 이미지 형성은 물론,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반대로 점주의 행동에 불쾌함을 느낀 고객은 재방문은커녕 그 경험담을 타인과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입소문의 파급력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고객을 마주하는 자세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볼 때다.

진심어린 응대로 고객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들이 있다. ‘손님은 왕’이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하는 그들은 고객을 마주하는 찰나의 순간이 성공을 좌우한다고 전한다.

90도로 숙여 인사하니 칭찬세례 이어져

 

오픈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는 문연자(여, 52세, 돈치킨 검단오류점 www.donchicken.co.kr)씨는 인사가 가져다주는 효과를 제대로 실감했다. 배달을 담당하는 아들 강우영(남,23세)씨 덕분이다. 강 씨는 배달해 줄 호수의 벨을 누른 후 인터폰 화면에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자 생각지도 못한 반응들이 이어졌다.

“고객들이 다시 매장에 전화를 걸어 ‘배달 온 직원이 누구냐’며 칭찬세례를 보냈어요. 단지 허리를 숙였을 뿐인데 고객들이 이를 놓치지 않더라고요. 아들이 동네의 유명인사가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매장홍보 효과까지 거뒀죠.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첫 대면의 순간이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데 결정적임을 깨달았습니다. ”

인터폰을 통한 순간의 마주침이었지만, 다른 배달원들의 태도와 확연히 비교되는 강 씨의 행동에 검단오류점의 이미지는 상승을 거듭했다. 거기에 스팀오븐구이로 트랜스지방을 최소화, 후라이드치킨에 비해 칼로리까지 대폭 낮으면서도 닭가슴살마저 쫄깃한 돈치킨의 맛이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현재 검단오류점은 강 씨의 유명세와 돈치킨의 건강한 맛이 어우러지며 월 평균 2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 고객들은 치킨을 주문할 때 으레 강 씨를 떠올리며 검단오류점 전화번호를 누른다고.

상업성 지양하니 단골고객까지 생겨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음식을 권하며 신뢰를 쌓은 점주도 있다. 죽 전문점을 운영 중인 진경희(여, 52세, 본앤본 신촌점, www.bnb.or.kr)씨가 그 주인공. 연세대학교가 맞닿아있는 건물 2층에 매장을 개장한 신 씨는 상업성에 치우친 판매를 지양했다. 고객의 마음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상태를 먼저 묻고 그에 맞는 죽을 추천했어요. 본앤본의 모든 죽들이 건강에 좋은 친환경 유기농으로 만들어졌지만, 그럼에도 방문하는 고객들의 건강을 고려하고 신경 썼습니다. 무작정 비싼 죽만 권하지 않았죠. 단 하나의 죽도 돈만 생각해서 판매한 적이 없습니다.”

특히 근처 세브란스병원에서 찾아오는 환자와 그 가족들은 진 씨의 마음에 감동했다. 진 씨가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한 죽은 6000원대의 유기농 흰쌀죽. 환자들의 건강과 소화력을 고려해 가장 부담 없고 소화가 잘 되는 죽을 권했다. 상업성을 우선시했다면 보다 많은 재료가 들어간 비싼 죽을 권했을 터. 진 씨의 진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현재 신촌점의 일평균 매출은 100만원 선. 세브란스병원 환자들 중 병원 내 죽 전문점을 제쳐두고 신촌점의 단골이 된 수만 해도 20여명에 이른다.

고객이 점주 편들어주는 경우도 있어

 

고객이 점주의 편을 들어주는 매장도 있다.

이주현(남, 33세, 바보스 분당정자점 www.babos.co.kr)씨는 우리나라 사람만이 가진 ‘정’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사례. 이 씨는 고객의 불찰로 발생한 일도 매장의 잘못으로 돌리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고객의 잘못으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또한 매장 책임입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고객을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한 탓이니까요. 그래서 신속하게 사과하고 조치를 취해줍니다. 그랬더니 오히려 고객이 미안해하더라고요.”

정에 약한 고객들은 이 씨의 마음씀씀이에 다시 매장을 찾는 것으로 보답했다. 간혹 시비를 걸어오는 고객도 있었지만 이 씨의 인품을 아는 주변 고객들이 모두 이 씨 편을 들어줬다. 분당정자점은 이러한 고객들의 격려 속에 월 평균 2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