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뎁(deb)이 밴드 ‘뎁인뎁쇼(debindebshow)’라는 이름으로 4년 만에 새로운 앨범 <SHOW>와 함께 돌아왔다. 
뎁인뎁쇼(debindebshow)는 풍부한 상상력과 특유의 청량감으로 누구나 통과하는 삶의 단면들을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다. 건조한 질감과 몽환적인 공간감이 조화롭게 어우리진 감각적인 팝! 페퍼톤스 객원보컬로 익숙했던 뎁(Deb)의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뎁인뎁쇼(debindebshow)로 이름이 새로워졌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시작이 밴드였던 만큼 음악적 기반이 솔로보단 밴드 음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밴드명으로 발매했습니다. ‘뎁(Deb)’에서 밴드명으로 전환한 ‘뎁인뎁쇼’ 이름을 재미있다고들 하시는데 오래 전에 합주하면서 친구가 놀리듯 말장난하며 ‘그런뎁쇼?’ “~인뎁쇼?’ 하다가 나온 말이에요. 
영문으로 해도 묘하게 말이 되고요. 검색자료들이 툭하면 조니뎁에게 밀려버렸던 이유도 있어요.

4년 만에 발표한 앨범 <SHOW> 앨범 소개
6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이고요, 그윽한 악기 소리와 쉽게 들을 수 있는 곡의 조화를 담았습니다. 
타이틀곡 ‘외로운 건가 봐’는 지금 만약 외롭다면 그 외로움을 만끽하며 사랑해버리면 된다는 정신승리의 가사인데 평소 저의 태도이기도 해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보컬 녹음 중 환절기마다 심해지는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중단될 뻔 했었어요. 딜레이 할 수 없어서 몇몇 곡은 항알레르기 약의 부작용에 졸린 상태로 녹음했는데 몽롱하게 편하게 부른 느낌이 오히려 맘에 들었습니다.

직접 앨범을 만들면서 즐거웠던 점과 힘들었던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예전엔 몰랐던 음반이 발매되기 위한 프레싱, 유통 등 외적인 일들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게임 스테이지 패스하듯 하나씩 마무리되는 과정을 하나하나 챙겨서인지 이번 앨범에 몇 배로 애정이 가요. 
막판에 처리해야 할 일이 쏟아져 정신 못 차리는 상황이 버겁긴 했지만,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 힘들다고 여기진 않아요. 실질적인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은 주변 분들의 덕이 큽니다.

모든 곡을 직접 썼어요. 곡을 만들 때 어떤 경우에 영감을 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감각으로 접하는 모든 것들이 소재가 되요. 그래서 매일 빼놓지 않고 생각이나 느낀 점을 글로 써두는 편이에요. 핸드폰 녹음기에 간단한 멜로디와 코드 진행으로 녹음해두기도 하고요. 
드라마보다는 뉴스를, 문학보다는 이론서를 좋아하는데 뉴스에 보도되는 한 사람의 감정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왜 그랬고, 저런 행동은 심리학으로 어떻게 설명이 될까, 나라면 어땠을까를 연상해 보기도 해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무균실(바이러스 확산), 진혼곡(데이트폭력살인)이 그렇게 만들어진 곡입니다.

뮤직비디오가 감각적인데요, 어떤 컨셉인가요?

짧은 음악 단편영화예요. ‘외로운 건가 봐’ 의 비트가 말끔히 떨어지는 느낌을 살려서 영상도 군더더기 없이 가길 의도했고요, 반전 있는 스토리와 소품의 디테일은 아티스트 크루 Beacon의 아이디어와 연출로 완성되었습니다. 

뎁(Deb)이 좋아하는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프랑스 출신 영화 음악계의 거장 미셸 르그랑 (Michel Legrand)을 존경해요. 
상황과 감정과 공간이 한 번에 그려지는 그의 음악은 때론 좋은 걸 넘어 경외감이 들기도 합니다.

요즘 음악 외에 관심이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올해 초부터 발레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어려웠던 자세가 천천히 시간을 들여 연습하니 가능해지는 게 흥미로워요. 서서히 몸을 길들이고 적응시켜가는 과정은 마치 악기 다루는 것과 비슷해요.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지?
간략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속적으로 음악을 통해서 사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곡들을 연주하고, 오랜만에 인사 드리는 단독 공연이 10월에 있을 예정이고요, 두 곡이 담긴 싱글 앨범을 올해가 가기 전에 겨울쯤 발매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