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자취를 감췄던 중국인 관광객(유커)가 다시 서울 시내 백화점·면세점·마트 등에 몰려 들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5000만원 상당의 경품을 내거는 등 다양한 판매촉진행사와 할인 혜택을 앞세워 ‘돌아온 유커 잡기’에 나섰다.

2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서울 소공동 본점의 누적 중국인 매출(은련카드 사용자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확대됐다.

이는 메르스 사태가 터지기 전 1~5월의 유커 매출 증가율(52%)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6~7월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유커 매출이 31%나 급감했었다. 8월(-8%)을 포함해 최근 한달 보름여 사이 유커 소비가 많이 늘면서 완전히 이전 추세를 회복한 셈이다.

메르스 탓에 6월(작년동기비 -40%)과 7월(-50%) 반토막이 난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의 유커 매출도 최근 1~2주 사이 드디어 반전에 성공했다.

8월 넷째주(-5.4%)까지만해도 여전히 작년에 미치지 못했던 롯데면세점 유커 매출은 9월 1주차(8월31일~9월6일)에 15.6%(작년동기비)까지 뛰었고, 2주차(7~13일)에는 증가율이 20%대에 진입했다.

롯데마트도 오랜만에 유커로 북적거리고 있다.

유커가 많이 찾는 서울역점의 9월(1~17일)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1% 많았다. 6월(-43%), 7월(-61.3%), 8월(-14.1%) 역주행에서 벗어나 올해 1월(45%) 수준의 증가율을 되찾은 것이다.

유통업계는 중국 중추절(9월 26~27일)과 국경절(10월 1~7일)로 이어지는 '황금 연휴'에 유커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관련 마케팅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31일까지 본점 방문 중국인 고객 가운데 1명을 추첨으로 뽑아 '황옥 입식 관통 주전자'라는 이름의 옥 공예품을 증정한다. 중요무형문화재 100호로 지정된 옥 공예 장인 장주원 선생이 만든 작품이다.

또 롯데백화점은 서울 내 6개 지점에서 중국인 관광객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자동 전송하는 ‘비콘(beacon)’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커가 중국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신을 켜고 ’흔들기‘ 기능을 사용하면 경품 행사에 자동으로 참여되고, 8888명은 전기밥솥·휴대전화·핸드백 등을 받는다.

신세계는 다음달 31일까지 화장품·패션의류 등 150개 브랜드를 구매하고 여권을 제시한 중국인 등 외국인 고객에게 10~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국경절 기간에 중국 은련카드로 구매한 고객은 금액에 상관없이 5%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50만원어치이상 산 고객에게는 구매액의 5%에 해당하는 신세계상품권도 추가로 증정한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명품관 역시 25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외국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12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골든세일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과 제주점은 국경절을 앞두고 다음달 31일까지 300달러 이상 구매한 중국인 자유여행객에게 선불카드 등을 받을 수 있는 즉석 당첨 쿠폰을 증정한다.

롯데면세점은 당초 11월로 예정된 서울 패밀리 콘서트 일정을 10월로 앞당겼다.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이 한류 행사에는 중국인 2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도 다음달 31일까지 서울역·잠실·월드타워·제주·영종도·김포공항 등 6개 점포에서 과자·김·위생용품 등 중국인 인기 제품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