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인천 송림점 내부 모습.

성공하는 가게도 모두 이유가 있지만 실패하거나 망하는 가게도 마찬가지다. 
매출이 낮은 점포는 상권이 문제이든, 경영 역량이 부족하든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실패하는 사람은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져 주저 안고 만다.

그런 면에서 매출 부진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례는 언제나 사업가들의 관심 대상이다. 
인천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이지연씨(41세, BBQ인천 송림점)는 인천 지역에 있는 비비큐 매장중 꼴찌이던 점포를 인수해서 번듯한 우등생으로 전환시킨 후 10년째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재미있는 것은 10년전 이씨가 사업을 시작한 BBQ 매장은 사실 이씨의 시부모님이 운영하던 매장이었다. 당시 이씨의 시부모님은 비비큐 매장 3개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경영 관리가 소홀한 매장의 매출이 저조했던 것이다.

원조음식점도 아닌데, 시부모님이 운영하던 점포를 물려받았다는 것도 독특하지만 매출이 저조하던 매장을 물려받아 10년째 장수하는 매장으로 만든 비결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역할분담 안돼 처음에는 남편과 부부 싸움 

“결혼전 남편은 PC방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한 마디로 망했습니다. 실패한거죠. 남편은 결혼을 하면서 생활을 위해 부모님이 운영하던 치킨점을 인수받았는데 상대적으로 매출이 낮은 매장이었어요”

생초보로 치킨점 사업에 뛰어든 직후만 해도 운영이 뒤죽박죽이었다. 이씨 자신이 사업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었던데다 부부가 한 매장에 있다보니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기 일쑤였다. 티격태격 하는 가운데서 이러다가 또 한 번 사업에 실패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이씨는 남편이 PC방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아르바이트 채용 및 관리, 자금관리 등 운영 전반에서 속시원히 돌아가지 않았다.

힘들 때 큰 힘이 됐던 게 바로 가맹본사의 슈퍼바이저였다. 남편 대신 슈퍼바이저에게 어려움을 호소했고, 그로부터 맛부터 서비스 마케팅까지 하나 하나 지도를 받아 챙기기 시작했다. 남편이 하던 자금관리와 전반적인 운영을 이지연씨가 도맡아 하고 남편은 배달에만 전념하게 했다. 업무가 분담이 되자 자연스레 사업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창업 시작할 때 본사의 슈퍼바이저가 직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제가 접하지 못한 정보에서부터 문자 마케팅, 네이버 신지식인 등 쇼셜을 이용한 마케팅을 지도해주고 대신 마케팅을 실행해주면서 매출이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그래서 본사가 시키는대로만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매출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자 2009년 5월 인근으로 매장을 옮겨 카페형 치킨 매장을 열었다. 규모를 키워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마침 인근 자리를 알아보던 중 1000원 가격파괴점포가 매출 부진으로 매물로 나온 걸 발견했다.

당시 그 상권은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었다.  그 곳에 매장을 얻어 카페형으로 운영하면서 맛으로 승부를 걸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비록 망한 가게자리였지만, 어떤 업종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초반에는 마케팅 비용 지출에 투자를 많이 했어요. 손님이 갑자기 많아지니까 알바생도 많이 채용하고, 전단지와 쿠폰도 아낌없이 투자했죠.”

이씨의 판단은 적중했다. 현재 운영하는 비비큐BBQ카페형 매장은 아파트 밀집지역에 있는 24평 매장인데 한달 매출은 월 4000만원이 넘는다.

가맹본사 슈퍼바이저와 상의하며 기초부터 새로 시작 

오래 운영하다보니 요즘은 마케팅에도 요령이 생겼다.  마케팅의 효과를 분석해서 가장 효율이 높은 것들을 중심으로 실행하니 효과는 높이고 비용은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쿠폰북, 전단지 배달앱만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도 시간대별로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꼴찌 매장을 인수해 우등생으로 만들고 10년이상 장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브랜드의 힘이라고 말한다. 인근에 유수한 브랜드들이 있지만 매출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은 브랜드 덕분이라는 것.

“창업자들에게 BBQ같은 브랜드 파워는 안전한 보험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씨의 말이다. 프랜차이즈는 브랜드파워가 바로 수익률을 보장하는 힘이라는 것. 시간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입맛을 잡기위해서는 검증된 맛이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이라는 연구소를 설립하고 항상 새로운 맛을 개발해주기 때문에 마음이 든든하다는 것.

이씨는 현재의 브랜드가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로얄티가 없고 원재료부터 박스, 소스 등 작은 것까지 모두 공급해줘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고 이것이 성공의 또다른 비결이라고 말한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마음이 가는 사업을 2-3년의 기간을 두고 상권과 그 분야에 대해 제대로 파고드는 열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업 초기의 저처럼 무모하게 뛰어들면 몸만 힘들어지거든요”

치킨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같은 지역만 아니라면 기꺼이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는 이사장은 창업전 잘나가는 점포에서 그 점포만의 노하우와 정보를 얻어가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의 노하우와 정보가 더해져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함께 경영하던 남편은 요즘 회사를 다니고 있고 매장은 이지연씨 혼자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