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포털에서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하면 ‘탐나는’, 예쁜 인테리어의 게스트하우스들이 창업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나도 저런 곳에서 저렇게 예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했으면...’

마치 예쁜 카페를 보면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듯이 게스트하우스도 “예쁜 집이나 별장”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한다. 그런데 ‘게스트하우스는 단순한 시설 중심의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해외 배낭여행객들에게는 한국을 대표하는 게스트하우스로 알려진 ‘에그하우스’의 젊은 사장들이다. 이종길(34세), 이성근(39세), 이정훈(32세) 세 사람은  ‘에그하우스’의 공동창업자다. 이들은 각자 자신들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들이 꿈꾸는 게스트하우스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게스트하우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아 뭉쳤다.

여행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주는 게스트하우스 문화를 꿈꾸다 

▲ 요트를 즐기는 이정훈(우측) 대표의 모습.

게스트하우스는 단순한 숙박업이 아닙니다. 비록 여행자금이 적은 백팩 여행자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라는 공간개념을 갖고 있지만, 그 속에는 비싼 돈을 들인 관광못지않은 여행의 참 가치가 숨어 있습니다. 그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싶은 거지요.”
세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는 서울 이대, 경기도 가평, 강원도 속초, 부산 해운대에 있다. 속초 매장의 경우 한 해에 이곳을 거쳐 가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만 명에 이른다. 4개 매장으로 따지면 연 4만 명에 달하며, 만일 전국에 50개 가맹점을 갖출 경우 약 50여만 명. 100개일 경우 연 100만 여명의 외국인이 ‘에그하우스’를 찾게 되는 셈이다.

그런 단순 계산이 세 사람을 매혹시켰다. 50만, 100만 명이 여행을 통해 자아를 성숙시키고, 한국을 제대로 알고 가고,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면 얼마나 보람 있을까, 하는 생각이 세 사람을 흥분시킨 것이다. 

세 사람이 처음 만난 건 2013년. 이성근 대표와 이정훈 대표가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하고 싶어서 이 분야의 검색포털 창업카페를 운영하던 이종길 대표를 찾았다. 

이종길 대표는 당시 이미 해운대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종길 대표의 도움을 받아 이성근 대표와 이정훈 대표가 차례로 게스트하우스를 창업했다. 

세 사람 모두 외국어에 능통했다. 각기 외국계 회사, 대기업 등에 근무하고 있었지만 여행을 사랑하던 이들이 주저 없이 게스트하우스를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창업에 도전하는 용기는 여행을 떠나는 용기와 비슷 

▲ 태국에서 자전거 여행 중인 이정훈 대표의 모습.

세 사람의 공통점은 각자 독특한 여행 이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정훈 대표는 32세에 태국의 오지에서 자전거 여행을 했다. 해병대 장교였기 때문에 군함을 타고 세계 일주를 한 경험도 있다. 지금은 말쑥한 모습이지만, 이성근 대표는 전형적인 히피 스타일의 여행자였다. 장발 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책 몇 권 들고 혼자 방랑 여행을 했다. 이종길 대표의 이력은 더욱 특이하다. 대학시절 해외에 오래 머무르고 싶어서 현지에서 취업했다. 일하면서 번 돈으로 현지인들과 어울리고 주말에는 데이투어를 한 것이다. 때로는 외국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했고 어떤 때는 인턴으로 일하면서 현지인들과 어울려서 살았다. 

“해외여행 경험 덕분인지, 한국계 기업 입사 시험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는데 외국계 회사는 면접 보는 곳마다 합격했습니다.”
일본계 회사에 근무하다가 창업한 이종길 대표의 말이다.
 
몸값이 한창 높은, 젊은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하는 게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세 사람이 모두 같은 대답을 한다.

“여행을 했기 때문에 창업이 덜 두려웠습니다. 여행도 창업만큼 쉽지 않습니다. 또래들이 한창 돈 벌고 앞만 보고 달릴 때 혼자 일상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여행에 필요한 용기는 창업에 필요한 용기와 비슷합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각오하고 다시 시작하자, 이런 마음이 있었죠.”

다행히 세 사람 모두 성공적으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을 왜 하냐고요,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 직장인으로 근무할 때는 왠지 제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 있어야 저의 참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회가 만들어준 내가 아닌 그냥 나 자신입니다.”
이종길 대표의 말이다.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 여행을 했습니다. 꼭 해외로 나가는 것만이 여행은 아닙니다. 동네에서 산책을 하는 것도 짧은 여행입니다. 여행을 통해 나를 알아가면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정훈 대표의 말이다.

철저하게 외국인 중심, 해외 마케팅에 능숙한 게 핵심 경쟁력 
이런 생각을 가진 세 사람이 꿈꾸는 게스트 하우스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사업이다. 배낭여행 문화를 지원하고 지지하는 게스트 하우스가 그것이다. 

시설 자체는 저렴한 숙박업소라는 기본에 충실 한다. 단 청결은 필수다. 
내부 시설은 철저하게 외국인 지향이다. 국내 게스트 하우스 중에는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곳도 많은데 이들과 차별화했다.

‘에그하우스’의 강점은 해외 마케팅이다. 해외 예약 대행 사이트에 등록을 하고 적극적으로 외국인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한다. 이를 통해 관광객들을 유치한다. 그래서 해외 에서 에그하우스는 이미 한국의 대표적인 게스트하우스로 인식돼 있다.

“게스트하우스라고 하지만 해외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업자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늬만 게스트하우스이고, 내국인만 받게 되는 곳이 많지요.”
이성근 대표의 말이다.

‘에그하우스’는 아직 가맹점이 없다. 그동안 직영점을 확장하고, 직영점의 운영 성과를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에그하우스’는 자신들이 해외여행 했을 때의 경험을 거울삼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불편함이 없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한다. 지역 관광 정보의 제공과 가이드, 외국어로 진행하는 접객 서비스는 물론 시설 내 모든 안내 문구도 외국인 입장에서 작성했다. “시중에 게스트 하우스 관련 창업 책자들이 많이 출간돼 있지만 해외 고객 유치와 접객이라는 핵심 노하우는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잠깐 슬럼프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사업 전개에 대한 비전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게 2015년 7~8월쯤이었다. 그때 증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유망 소상공인 프랜차이즈화 컨설팅 지원 사업에 응모했고, 선정됐다.

사업성을 인정받았다는 기쁨과 함께 컨설팅 진행 중 세 사람이 가졌던 비전과 실행 계획이 점차 구체화됐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은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프랜차이즈 영역에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정훈 대표의 말이다. 컨설팅이 끝난 지 얼마 안 됐지만, 벌써 이들은 들떠 있다. 관심을 가진 창업자들의 가맹문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스위스에서 스노우보드를 즐기고 있는 이성근 대표의 모습.

‘에그하우스’가 지향하는 게스트하우스는 부유한 사람들이 멋진 시설에서 별장이나 카페같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잘 알고 게스트하우스 문화에 공감하는 창업자들이 친절한 배낭여행자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에그하우스’ 가맹점은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순수가맹점과 제휴점이 그것이다. 순수가맹점은 신규 가맹점이고, 제휴점은 기존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가입할 수 있다. 순수가맹점의 경우 상권입지 선정, 인테리어 시설, 교육, 운영 노하우 등 창업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휴점의 경우 서비스 표준화와 해외 마케팅 지원이 핵심이다.

게스트하우스 창업은 기업체 퇴직자들이나 여행을 좋아하는 30~40대들에게 적합하다. 연봉 6천만~7천만 원을 수익 목표로 한다. 비정규직원 1~2명과 함께 운영하면 시간 활용도 자유롭고 여행객들과 교류하는 즐거움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순수 가맹점을 여는데 필요한 투자비는 1억 5천만 원선이다. 198㎡ (60평) 규모의 사업장을 임대로 얻으면 창업이 가능하다. 단독주택도 좋고, 건물의 한 층을 임대해도 된다. 단 외국인들이 찾기 쉬운 위치여야 한다. 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가까워야 한다는 게 필수 조건이다.

도시 민박 법 시행 이후 서울이나 제주도 등은 게스트하우스가 포화 상태다. 해외 관광객 유치 기법이나 노하우도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에그하우스’는 관광 수요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경쟁이 집중된 대도시를 피해 지방 도시를 공략한다. 그래서 직영점 개설 입지도 가평 속초 등을 선택했다. 외국인들에게 알려진 지역 소도시가 이들의 공략 대상이다. 거점 지역별로 상권도 보장해준다. 창업자들의 상담이 활발해 머지않아 전국 거점을 잇는 가맹점 네트워크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마케팅 기법 부족으로 운영에 낭패를 겪고 있는 사업자라면 에그하우스의 제휴점으로 등록할 수 있다. 마케팅 지원을 받고 각종 여행 콘텐츠를 공유받아 게스트하우스 경영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에그하우스’ 본사는 홈페이지와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개발한 자체 모바일 앱, 해외 숙박 예약 대행 사이트, SNS 등을 활용해 가맹점 마케팅을 지원해주고 운영에 필요한 교육 및 콘텐츠와 노하우를 제공해준다. 
 
동업의 강점 극대화, 내국인도 외국인도 배낭여행은 ‘에그하우스’로 

▲ 호주 여행중인 이종길(좌측) 대표의 모습.

한편 ‘동업하면 망한다’ 이게 한국 사람들의 정서다. 그런데 ‘에그하우스’는 동업자가 세 사람이나 된다. 이들이 꼽는 동업의 힘든 점은 서로 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 세 명이 조금씩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점은 상호 보완이다. 현재 이종길 대표는 IT 시스템과 웹 전략을, 이정훈 대표는 교육과 가맹상담 및 가맹 모집 업무를, 이성근 대표는 경영지원과 회계 관리를 맡고 있다. 각기 강점이 있는 분야를 책임지는 탑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혼자 경영을 하면 큰 그림을 보기 어려운데 주인의식을 가진 세 사람이 직원이 아닌 사장 마인드로 일을 하므로 업무 생산성이 높고 재무적 리스크도 줄일 수 있었다. 리스크는 분산시키고 시너지는 극대화한다면 동업은 사업 성공에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 게스트하우스 창업 성공 10계명 

1. 왜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해야만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라. 주인장의 철학은 향후 고객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 
2. 배낭 여행자의 입장에서 위치를 고려하라.
3. 자신이 할 수 있는 서비스와 아닌 것을 구분해라
4. 단순한 시설 사업이 아니라 온라인 마케팅 사업이다
5. 선점효과가 큰 사업이라 5년 ~ 10년 길게 보고 준비해야 한다.
6. 친절은 정도(正道)를 유지할 때 서로에게 가장 좋다.
7. 손님 성향에 따른 타겟을 분명히 해야 컨셉이 명료해지고 그에 맞는 성향의 손님이 온다
8. 연중 비수기와 성수기가 명확하기 때문에 오픈 시기는 가급적 성수기와 맞물려 하는 것이 좋다
9. 운영은 직접 하는 것이 가장 좋고 아무런 노하우 없이 투자형으로 운영하는 것은 위험하다. 투자형으로 운영할 때는 전문프랜차이즈와 연계하라. 
10. 과밀된 서울보다 전망 좋은 지방에 성공 기회가 더 많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창업컨설턴트 및 칼럼니스트.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렛비즈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업상생위원장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KFCEO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Entrepreneur MBA 과정, 경희사이버대 호텔관광학과 MBA과정,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창업과 프랜차이즈 부문 강의를 맡았다. 지난 20년간 창업, 신사업 개발 및 유통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아이템선정 및 사업타당성 분석, 마케팅 및 경영 전략 컨설팅 업무를 수행해왔다. 저서로 <탈샐러리맨 유망사업정보>, <맛있는 요리, 돈 되는 창업>, <실버정책과 창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