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옥동자를 기억하는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못생긴 얼굴’이라는 캐릭터를 개그로 살려 통쾌한 웃음을 자아내던 그가 변했다. 몸짱에 사업 수완까지 좋은 CEO란다. 그를 이토록 변하게 한 힘은 무엇일까.

이름이 복을 불러들이나보다. 이 사람을 보면 드는 생각이다. 대한민국에서 ‘옥동자’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굳게 다진 이미지는 이제 그에게 정종철이라는 본명보다 옥동자라는 별명을 더 친근케 한다. 뛰어난 개인기와 ‘얼굴을 무기(?)’로 개그계에서 뜨더니, 이제는 그 이름을 브랜드화 했다. 옥동자는 그의 전용 별칭이다.

여전히 그가 옥동자로 통하는 까닭이다. 소탈한 성격의 그가 꾸밈없이 풀어낸 이야기를 들어 보니, 복을 불러올 만하다. 긍정적 마인드와 자신감 덕분에 빛이 나는 남자. 이제는 CEO가 된 개그맨 정종철(35)씨를 만나봤다.

25kg 감량 경험을 곧바로 사업화
운동 마니아. 얼마 전 25kg을 감량하며 몸짱이 돼 돌아온 정종철씨의 일상에서 운동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기자가 방문한 날도 강남의 한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에 열중하고 있는 그를 볼 수 있었다. 몸의 다부진 근육이 그간 운동의 흔적을 보여줬다. 체중은 57Kg. 이제는 다이어트 대신 체중을 늘려 몸을 튼튼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가 다이어트에 소모한 시간은 꼬박 100일이다. 단기간에 하는 다이어트는 몸을 상하게 하기 십상이지만 그는 오히려 몸이 더 건강해졌다. 음식이나 다이어트 식품을 통해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했고 운동을 쉼 없이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운동한 지 3개월, 정씨는 주변에서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됐다. 본인 스스로도 실패의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는 것. 가장 힘든 것은 식사량 조절이었다.

여자든 남자든 성별과 노소를 불문하고 다이어트를 입에 달고 사는 세대.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이어트법을 만들고 싶었다. 결심한 다이어트를 실패하지 않게 돕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곧 사업의 아이디어가 됐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던 이유도 5세 된 아들에게 아빠의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소망이 구체화돼 다이어트에 성공했듯, 그의 사업 아이디어도 곧바로 현실로 실현됐다. 운이 좋게도 주변에 연예인 창업자가 많았다. 그들을 통해 창업의 방법을 소개받았다. 믿을 만한 공장도 소개 받았다.

그렇게 해서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그가 운동하며 직접 사용했던 운동 기구들을 함께 팔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만든 것이 ‘옥동자몰’. 그의 이름을 내건 인터넷 쇼핑몰이었고 그는 옥동자몰의 대표가 되어 있었다.

그는 본래 직업이 개그맨이라 경영 부문에서는 크게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러나 그의 친동생 정두철씨는 회사 경영과 관리 등 실무적인 부분에 능통했다. 정두철씨가 현재 옥동자몰의 이사로 모든 회사 업무의 기획·경영·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까닭이다.
형이 제품을 직접 사용해 효과를 거둔 경험과 주변에서 들은 얘기를 토대로 제품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동생은 그와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형제가 찰떡궁합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결과는 오픈 초기라 장기적으로도 낙담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지난 3월 오픈한 지 한 달 만에 접속자 수 3만명을 돌파한 옥동자몰은 최근 접속자 수 5만명을 넘어서며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하루 매출은 들쑥날쑥이지만 평균은 3000만원 선이다. 그러나 오픈 후 1년이 돼야 연 평균 매출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건강수련 ‘헬스원’ 등 차후 계획도 탄탄
연예인이 창업하면 홍보 효과가 큰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정씨는 직접 다이어트에 성공해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를 과시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기에 그 효과를 더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만 해도 ‘과감히 웃통을 드러낸’ 것만 여러 장이다.

정씨는 “옥동자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라는 생각으로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씨의 성공 사례를 보고 쇼핑몰에 들어와 제품을 찾는 사람이 대다수다. 옥동자몰의 건강식품과 운동기구 덕에 다이어트 효과를 봤다는 후기도 점점 늘고 있어 정 는 흐뭇하다.

많은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스스로 이벤트도 기획했다.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일반인 5명을 선정해 ‘다이어트 챌린저’단을 꾸린 것이다. 이들에게 자신이 했던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코칭해 주고 있다. 시기를 정해 놓고 일정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이들 ‘다이어트 챌린저 1기’의 목표다. 정씨는 앞으로 기수별로 다이어트 챌린저를 선발해 상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씨는 “이게 다가 아니다. 앞으로 2년간의 사업 계획은 다 있다”고 답했다. 정씨 스스로도 “아직은 성공이라고 속단하기 이르다”고 판단했다. 또 주로 건강 이슈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 개발이나 사업 계획도 이미 구상해 놓고 있었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몸에서 땀을 통해 노폐물이 빠져나가 피부가 좋아지지만 반대로 수분이 빠져나가는 단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는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스포츠용 얼굴 크림도 개발 중이다. 현재 전문의들과 추진하고 있어 머지않아 현실화될 전망이다.

또 하나 추진 중인 사업은 옥동자의 ‘헬스원’. 헬스원은 일종의 건강 수련원이다. 공기 좋은 시골에 헬스원을 만들어 원하는 이들에게 운동하는 법과 다이어트법을 가르쳐 주면서 생활 자체를 개선시켜 주는 곳이다. 정씨는 이곳이 만들어진다면 “나 역시 그들과 같이 먹고 자고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취미든 사업이든 끝을 보는 ‘인내형’
“헤헤헤~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 하기는!” 지난 2003년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캐릭터로 부상하며 그가 전파시킨 유행어다. 개인기가 많았던 그는 개그맨의 길이 자신의 천직이라고 믿는다.

현재 정씨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하나 맡아 진행하고 있다. 유쾌한 말솜씨와 재치 있는 언변으로 라디오 진행에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는 것. 덕분에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뱄다. 오전 9시가 라디오 프로그램 시작 시간이라 매일 아침 7시에 기상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11시 이후부터 다른 일정을 시작한다. 사업을 시작한 후로는 관련된 일을 하느라 하루가 바쁘게 흘러간다.

그러나 운동은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피트니스 센터까지 도보로 50분 거리인데 그는 이 거리를 매니저의 동행 없이 매일 홀로 걸어 다닌다. 새벽 2시에 일이 끝나도 운동은 꼭 한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평균 운동시간은 1시간~1시간 20분가량이다.

정씨는 취미도 많다. 운동 외에 사진 촬영, 그림 감상, 낚시를 좋아해 꾸준히 하고 있다. 그는 취미를 단순히 취미로만 끝내지 않는다. “뭐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하는 정씨는 강남구 논현동에 황영철 작가와 공동으로 ‘구디 스튜디오’를 차려 운영한 지 벌써 10년째라고 했다. 이 스튜디오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프라하의 연인’ ‘궁’ 등 포스터 촬영 외에도 연예인 신세경, 이다해, 주진모, 손담비 등의 사진 촬영 등 이력이 화려하다.

앞으로는 낚시대회에 출전해 등수 안에 드는 게 정씨의 목표다. 그는 스마트폰을 사도 제품을 분해해 구성 요소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다 파악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수천 개를 다 내려 받아 사용해 봤다. 이렇게 해서 “질릴 때까지 파고들어 끝을 보면 또 다른 재미있는 일을 찾는다”는 그. 집념이 대단했다.

가족을 위해서도 헌신적이다. 세 자녀를 둔 그는 운동을 했더니 체력이 생겨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는 아빠가 됐다고 덧붙였다. 아내가 커피를 좋아해 살 수 있는 커피 종류는 다 사서 직접 집에서 커피머신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제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 “캐러멜 프라푸치노도 만들 수 있다”며 웃는 그에게서 가족에 대한 애정이 물씬 드러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앙심이 깊은 정씨는 주말이면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그는 자신의 길이 탄탄대로를 갈 수 있었던 바탕에 신앙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믿는다. 그러고 보니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것 같은데, 그는 힘든 내색이 없다.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을 하느라 바쁘다 보니 에너지가 넘친다.

“다이어트의 최대 적은 나 자신이죠.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결국 나 자신을 이기는 게 최선입니다.” 뭘 해도 성공하는 비결이 그의 마지막 한 마디에 집약됐다.

백가혜 기자 lit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