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세계 금융시장 최대의 ‘블랙스완’은 중국 주식시장 폭락이었다. 중국 당국의 시장 개입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서구 언론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아시아 최대 부호 리카싱이 설립해 중국 최고 사립 경영전문대학원(MBA)으로 평가받는 장강경영대학원(CKGSB)의 총장 샹빙 박사는 <이코노믹리뷰>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를 정면으로 부인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견지했다.

▲ 샹빙 장강학원 총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기자

중국을 제외한 세계는 중국 경제에 대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약 7%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만 보더라도 세계 2위, 교역 규모도 11조달러(약 1경3440조원)에 육박한다. 만약 중국 경제가 조금 둔화돼 6%대 성장을 거둔다 하더라도 중국은 여전히 세계 경제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국가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중국은 세계 경제의 1000분의 1 이상을 기여해 오고 있고, 중국 경제가 없었더라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미래에 많은 변화와 도전과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출 중심 경제에서 소비와 내수 중심의 경제로 체질을 바꿔야 하고, 모방 중심에서 혁신 주도 경제로 변화해야 하며 중산층이 확대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 난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

 

근거는 무엇인가.

먼저 중국의 도시화율을 들 수 있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약 53%로써 미국, 한국이나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도시화에 대한 여력이 있다. 또 2015년 기준 서비스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8% 정도로 이 또한 여러 선진국의 평균에 밑돈다.

중국의 명목 GDP는 세계 2위이고 실질구매력평가(PPP)를 기준으로 한 GDP는 미국을 앞질러 2014년 기준 세계 최대였다. 중국은 이미 많은 산업 부문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많은 이들이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것이라고 하지만 현재 중국 GDP는 인도 GDP의 5배다. 10년이 지나도 인도 경제가 중국을 따라잡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연초에 중국 증시가 겨우 7% 하락했음에도 서킷브레이크를 발동하는 등 중국 정부가 ‘패닉’한 모습을 보였다. 

주식 시장 폭락은 과거 미국에서도 있었던 현상이다. 중국 경제가 무조건 순항할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물론 경착륙의 가능성이 있지만 펀더멘탈은 견고하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규제 완화를 고려하고 있다. 통신, 미디어, 스포츠, 문화.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 규제 완화를 확대할 방침이다. 예컨대 헬스케어의 경우 미국은 GDP에서의 비중이 17~19%에 달하는 데 비해 중국의 경우 단 5.3%에 불과하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혁신 없이 규제 완화만으로도 중국은 성장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현재의 중국 저성장이 ‘새로운 정상(뉴 노멀)’이라고 생각하는가.

과거 후진타오 시대는 GDP가 최소 8%는 성장하고 연간 800만 개의 일자리는 만들어내야 중국 경제가 안정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2012년 최초로 총 노동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압박이 그전 같지는 않다.

다만 한국도 알다시피 경제 성장이 빠를수록 빈부 격차가 늘고 정치적 불안도 증가한다. 또 베이징 등 대도시의 환경오염이 매우 심각한데, 이러한 부작용들을 고려하면 과거의 8% 경제성장률은 너무 높고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다.

연간 6% 경제 성장률도 이미 충분히 높다고 생각한다. 세계 경제가 중국 경제의 높은 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아져 있는 것 아닌가.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한국 GDP를 갈아치울 정도다.

 ▲ 샹빙 장강학원 총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기자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얼마로 예상하나.

2016년 GDP 성장률은 6.5% 정도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많은 도구를 가지고 있다. 현재 고려 중인 규제 완화를 언제, 어떻게 도입할지 그 시기와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GDP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30년이 넘게 지속적으로 10% 이상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인류사에도 찾기 힘든 일이다. 계속 그 같은 성장을 구가하기는 어렵다.

 

국영기업 중심의 독과점 문제도 남았다.

중국에서 이미 민간 부문은 국영기업을 추월했다. 이들이 산출하는 GDP는 중국 내 총 GDP의 70%와 일자리 창출의 80%를 차지한다. 신규 일자리만 놓고 보면 민간 부문이 90%를 담당할 정도다. 캐나다의 경우 공공 부문이 50%이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세계적으로 따져보더라도 중국 민간 부문이 빠르게 성장했고 이미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개방정책을 꺼렸던 이유가 세계화로 인해 잃을 것이 많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적극적으로 세계화를 택하지 않았나. 사실 그 과정에서 공기업들보다는 민간 부문이 개방을 더 많이 거부를 해왔다.

국영기업은 ‘어차피 내 돈이 아니니 규제 완화를 하든 말든 상관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 정부에 있어 규제 완화는 이제 불가피하다. 정부의 현명한 결정을 바란다.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한 분야는 어디라고 보나.

미디어와 교육 분야가 정치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관련 규제가 가장 늦게 완화되는 부문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이른바 BAT의 부상으로 통신과 금융 서비스 규제에 대한 규제 완화 압력이 많을 것이다. 이와 함께 원유와 가스 분야 등 20~30개 분야의 규제 완화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

5년에서 10년에 걸쳐 이번에도 없었던 기술적, 사회적, 정치적 변화 그 이상을 중국에서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내 연령대의 중국인들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심지어 봉건주의까지 체험한 세대로 충분히 이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중국에 자본주의가 완성됐다고 생각하는가.

중국은 이미 미국에 버금가는 자본주의 국가다. 연금, 무상교육, 의료제도 등 최악의 사회보장제도를 가졌다(웃음).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Gini Index)만 보더라도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2008년에는 0.48 정도였는데 최근 0.7 가까이 올라간 통계가 나온 적이 있다.

나는 금융위기 직후 2009년에 “중국이 지난 30년간 자본주의 정책을 일부 펼쳐왔지만 많은 사회 문제로 인해 앞으로 30년은 사회주의로 회귀해야 할지 모른다”고 한 적이 있다. 미국을 보라. 현재 대선 레이스만 보아도 미국에 상당히 많은 사회주의적 요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주의나 법치주의도 좋지만 이런 제도를 표방하면서 빈부 격차가 늘어나는 점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사회 계층 간 이동성을 확보하고 기후변화 같은 공공의 문제 해결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시장에 너무 많이 개입한다. 천문학적인 돈을 찍어내면서 인공적 시장 조작에 나섰다.

중국은 국가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영국의 대처 수상이나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중국의 덩샤오핑 등이 이 경제기조의 대표주자다. 중국의 경제 성장도 덕분에 많이 성장했다.

현재 중국에 있어서는 유럽의 성장 모델이 귀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독일, 프랑스 등 사회 민주주의 체제의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20~30년 정책을 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봤을 때 중국은 미국에 가까운 자본주의 국가라고 생각한다. 이젠 어느 정도 세계적인 균형이 나타나지 않을까. 유럽의 경우 사회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어느 정도 축소되고 미국과 중국에서는 사회민주주의적 요소가 조금 더 나타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