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교육서비스 제공 방식에서의 큰 변화들이 있어왔다. 그 중 가장 큰 파급력을 보인 것 중의 하나가 MOOC(Massive Online Open Courses)다. 이를 두고 하버드 총장은 미국 대학체제에 대한 ‘지진’, 스탠퍼드 총장은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표현했다. 물론 두 대학 다 MOOC를 초기부터 서비스하던 대학으로 약간의 강조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그 중요성을 전달하기에는 충분한 단어다.

MOOC에 대해 쉽게 이야기 하자면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고등교육에서 제공하고 있는 수업을 대규모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공개 수업을 칭했다. MOOC와 같은 개념의 교육 서비스는 이전에도 많이 존재했다. 2002년 교육자료 무상공개운동(OER)으로부터 시작해 2012년 ‘Coursera’(스탠포드), ‘edX’(MIT, 하버드 등), ‘Udacity’, ‘Khan academy’ 등 유료·무료로 MOOC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대학 및 기업들이 등장하면서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됐다.

2015년 만해도 1800개의 신규 강좌들이 생겨났고, 전 세계 550개 이상 대학에서 총 4200개 이상의 강좌들이 서비스 되고 있다. 초기에는 고등교육에서의 컴퓨터나 공학 관련 과목 위주였으나 현재 인문, 예술 등 다양한 과목과 초·중등 MOOC 등 그 범위와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MOOC를 이용하는가?

일반적으로 개인의 필요에 의해서 공부할 때 그 효과가 제일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취업을 위한 자격증 공부, 승진시험 준비, 유학을 위한 어학 시험 준비 등 이런 분야에서의 온라인 교육을 칭하는 이러닝(eLearning)은 일반적인 학습 방법보다 뛰어난 장점이 있다. 보통 정해진 기간 내에 몇 번을 다시 들어도 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MOOC의 경우, 이러한 필요성과는 달리 개인의 학문적 또는 취미적 관심에 기반해 무료이기에 부담 없이 신청하지만, MOOC가 요구하는 대학 수준의 과제 등에 의해 끝까지 듣는 수료율은 초기 한자리 수 정도밖에 안 됐지만 인식의 확대, 다양한 학습 지원, 사용자 요구에 맞춘 과목 개발 등으로 점차 증가해 평균적으로 15% 이내로 나타나고 있다.

왜 이렇게 낮은 수료율을 보이는 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전통적인 교육과 비교했을 때 우선 중도 포기를 막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무료 강좌의 경우 개인의 투자비용이 거의 ‘0’에 가깝고 언제든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오히려 중도 포기를 쉽게 만든다.

다음으로는 전통적인 대학 교과목과 달리 신청해 놓은 MOOC 과목은 반드시 다 들어야 할 필요가 없는 점이다. 수료를 목적으로 듣는 사람도 있으나, 현재 자신의 업무나 학업에 필요한 특정 부분만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책을 사 놓고 필요한 부분만 읽고 두는 경우와 유사하다 볼 수 있다.

이에 MOOC 제공자들 사이에서 수료율은 처음에 중요한 수치였으나, 한편에서는 태생적 한계로 인한 낮은 수료율을 높이는데 고민하기 보다는 대중(Mass)으로부터 유효 이용자를 창출해내는데 더 노력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증가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생겨나고 있다.

 

MOOC로 학위 취득 가능할까?

우리나라에는 MOOC와 유사하면서도 학위를 부여하는 ‘사이버대학’이 있는데, 2001년 평생교육법에 의거 원격대학이라는 제도로 시작됐고 2007년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정규학사학위 수여기관인 사이버대학으로 승격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22개 학교가 교육부 인가를 받아 운영 중이며, 2015년 한해 졸업한 학생 수만 해도 4만3138명에 이른다. 일반 학교 대비 등록금이 낮고, 시간적 제약을 덜 받는 관계로, 전업 학생보다는 현업 종사자가 전체 학생 중 74.5%를 차지한다.

여기서 MOOC와 사이버대학과의 기본적인 차이를 살펴보면, 먼저 비용 여부다. MOOC의 초기 기본 철학인 대학의 우수한 강의 콘텐츠를 해당 학교 학생들뿐만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공유하자는 취지로 시작 됐기에 많은 과목들이 무료(현재는 다양한 형태의 유료모델 존재)로 제공되고 있다. 이에 반해 사이버대학의 경우 학점 당 10만 원 미만으로 책정돼있다.

다음으로는 대학 학위 부여 여부이다. MOOC는 과목 별로 주어진 일정 기준의 학습 목표를 충족하게 되면 MOOC 서비스 제공자 명의의 수료증을 주는 반면, 사이버대학은 4년제 학사 학위를 부여한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순수 MOOC만을 통해 고등교육 학위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현재 일부 해외 대학에서 MOOC를 연계한 학위 과정이 생겨나고 있기에, 우리의 사이버대학 개념과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머지않아 MOOC만을 통해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여겨진다.

과연 공짜일까?

MOOC가 새로운 형태의 교육 패러다임이 될지, 아니면 단순한 트랜드로 머물지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글로벌한 교육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바로 내 책상 앞이나 손안에서 바로 서비스된다는 것은 국내 교육 시장에 큰 변화를 이끌 것은 자명하다. 이러한 변화는 좋은 교육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 향상, 교육비 절감 등의 장점들도 있겠지만, 한편 교육시장 개방이라는 측면에서는 깊이 생각해볼 여지를 던져준다.

교육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국가들은 주로 미국을 선두로 한 선진 영어권 국가들이고 주로 이들이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는 MOOC는 그들의 교육서비스의 맛을 들이는 교육시장 개방의 또 다른 접근방식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