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업체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가 애플의 수석부사장 출신 존 루빈스타인을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 출처=위키피디아

1540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브리지워터는 10일(현지시간) 고객 서신을 통해 루빈스타인이 오는 5월 합류한다고 밝혔다.

59세의 루빈스타인은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스티브 잡스와 수년동안 가깝게 일을 하면서 애플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팀을 이끌어 ‘아이팟의 아버지(Podfather)’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잡스와 함께 넥스트와 애플에서 일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팜에서 회장 겸 CEO를 지냈고 이후에는 휴렛팩커드(HP)의 제품 혁신 부문 수석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통해 회사는 경영권 안정을 꾀하려는 것으로 평했다. 월가에서는 이전부터 1540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브릿지워터 경영진 간의 세력 다툼에 대한 소문이 있어왔다. 특히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와 그렉 젠슨 CEO간의 ‘힘겨루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EO겸 최고투자책임을 맡고 있는 젠슨은 루빈스타인 합류 이후 CEO 지위에서 물러나 투자 전략을 담당할 예정이다. 현재 다른 공동 CEO인 모간스탠리 출신 에일린 머레이는 루빈스타인과 함께 계속해서 CEO직을 맡는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사자들은 이 소문에 대해 부인했지만 달리오 창업자가 “젠슨 CEO는 두 개의 중임을 맡아 너무 부담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서신에서도 CIO와 CEO를 함께 수행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언급이 나왔다.

이같이 IT기업 출신이 월가의 금융사 중역으로 영입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몇 년간은 월가의 인재들의 기술 기업으로의 유출이 빠르게 일어났던 상황이다.

브리지워터는 "기술이 '의사결정의 체계화'라는 우리의 목표에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의 공동 CEO 중 하나가 이 분야에 정통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NYT는 소식통에 따르면 브리지워터의 공동 회장인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크렉 먼디가 루빈스타인을 수개월전 브리지워터 이사진에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