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훈 르노삼성 신임 사장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는 박동훈 부사장(영업본부장)을 4월1일부터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에서 한국인 사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임 사장직을 역임한 프랑수아 프로보 대표는 4년7개월여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중국으로 향하게 된다.

현장 경영의 대명사

12일 업계에 따르면 박동훈 신임 사장은 영업본부장 재직 당시 항상 현장 경영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언제나 현장에는 그가 있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박 신임 사장은 실제 최근 출시된 SM6의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 일선을 직접 뛰며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은 물론 신차발표회·기자간담회 등 행사의 전면에 나서 회사와 차량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뛰었다.

영업본부장이라는 보직 특성상 국내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서라면 파격적인 행동·전략도 서슴치 않고 구사했다.

2016년 1월 SM6를 첫 공개하는 자리에서는 “르노삼성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하고 있다”며 “2016년에는 SM6 출시와 함께 국내 마케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감행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전시장 숫자를 2014년 178개에서 2016년 195개로 확대하고, 영업 인력도 2014년 1987명에서 2016년 2345명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 박동훈 신임 사장(왼쪽)과 프랑수아 프로보 전임 사장(오른쪽)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잔뼈 굵은’ 영업통

박 신임 사장의 이 같은 현장 행보를 가능케 한 것은 그의 과거다. 그는 수입차 업계에서 30년 가까이 몸담으며 현장을 이끌어온 ‘영업통’이다.

그는 1978년 처음 한진건설에서 볼보 사업부를 맡아 판매를 총괄하며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그는 볼보를 수입차 1위로 등극시키며 재능을 발견했다.

2001년 수입차 딜러사인 고진모터임포트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당시에는 고진모터임포트가 아우디·폭스바겐의 공식 수입사였다. 당시 그는 매년 회사 실적을 100% 이상 늘리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5년 폭스바겐이 국내 공식 법인을 설립하면서 초대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 곳에서 2013년까지 일하며 빛나는 업적을 쌓았다. ‘해치백의 무덤’이나 다름 없었던 한국 시장에 골프를 데려와 베스트셀링카로 만들었다. 시장에서는 ‘박 사장의 골프 신화’라는 말이 돌았다. 2005년 1635대였던 폭스바겐 판매량을 2012년 1만8395대까지 끌어올렸다. 수입차 업계 1위의 신화를 다시 써내려갔다.

▲ 새롭게 단장된 르노삼성 전시장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을 바꾸다

박 신임 사장은 2013년9월 르노삼성자동차와 인연을 맺었다. 부사장(영업본부장)이었다.

취임 초 그의 행보는 파격적이었다. 2013년 당시 내수 시장 판매 순위 꼴찌를 기록하던 르노삼성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

취임초 그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QM3의 성공’, ‘택시 시장 공략’, ‘SM7의 부활’ 등이다.

그가 적극적으로 국내에 도입한 QM3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내수에서 소형 SUV 세그먼트 전성시대를 연 ‘개척자’ 역할을 했다. 택시 시장 공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도넛형 탱크’ 신기술이 적용된 LPG 차량을 출시하는가 하면 택시 전용 마케팅 등을 기획하고 있다. SM7 역시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며 영업전선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경쟁사를 이기려면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는 게 그의 좌우명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들어서는 SM6를 통해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유행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반 분위기는 성공적이다. 3월 공식 출시된 SM6는 사전계약 물량만 1만대를 넘기며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전시장을 ‘새단장’하며 내부 분위기도 쇄신하고 있다. 박 신임 사장은 르노삼성 전시장 개편에 대해 소개하며 “고객이 르노삼성자동차 전시장을 방문했을 때 제대로 응대 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내부 공간 배치와 서비스 교육 강화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그가 올 4월부터 르노삼성을 직접 이끌게 됐다.

▲ 프랑수아 프로보 전임 사장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떠나가는 프로보 사장

한편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약 4년 7개월여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나 르노그룹 신임 경영위원회 멤버로서 르노 차이나 총괄 및 동펑르노자동차 사장을 지내게 됐다.

지난 2011년 9월 대표이사로 부임한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난에 처해 있던 르노삼성 내에서 리바이벌 플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당초 계획보다 1년 앞선 2013년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시키며 단기간에 경영회복을 이끌었다.

또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2014년부터 연간 8만대 물량의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ROGUE)를 생산하며 부산공장의 중장기 연간 생산목표 중 30%를 안정적으로 마련했다.

이번 임명은 최근 르노의 중국 허베이성 우한공장 가동 및 중국 내 카자르(Kadjar) 런칭 등 해당 지역 내 비즈니스 증가 및 르노그룹 내 정기 인사이동에 따라 추진됐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