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제도 개선안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면세 사업자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신규 면세점의 입장에서는 추가로 특허를 허용한다면 경쟁만 가열되고 명품브랜드 유치와 매출 유지 등 여러면에서 시장의 성장에 악영향만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반대로 이미 폐점이 결정된 면세점들은 기존 인력과 제고 소진 등 다양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신규 진입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현재 신규 면세점이 브랜드 유치 난항과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유커(중국인 관광객) 마저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규 면세점 사장단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권희석 SM면세점 대표이사,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이 이날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정부의 추가 신규면세점 특허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서로 공감하는 자리를 가졌다. 참석한 사장단들은 새로운 사업자가 추가될 경우, 신규 면세점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어려운 상황이라, 치열한 경쟁에 해당 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난해 특허를 내놓은 SK네트웍스 워커힐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다시 특허를 받아간다면, 신규 면세점은 브랜드 유치와 상품기획(MD), 인력 충원 등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잃은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워커힐면세점(SK네트웍스), 신라면세점(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롯데면세점 측은 면세점 시장의 성장을 위해 신규 특허는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규 특허 추가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기업의 이기주의에 비롯된 것으로, 신규 면세점이 브랜드 유치와 매출 부진을 겪는 등 시장이 침체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SK네트웍스 측 역시 신규 특허가 나온다면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존 면세점 사업자와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이 각자의 이익에 맞서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면세점은 물론 전반적으로 경기가 계속 좋지 않은 상황이라 대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여러 이슈로 인해 면세점 실적이 하락했고, 유커들의 한국 방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번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의 결과가 향후 우리나라 면세점 성장성에 크게 좌우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오는 16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지방조달청 대강당에서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를 개최, 면세점 특허기간 연장 등 관련 법에 대한 의견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정부는 오는 7월 발표 예정이었던 제도개선안을 3월로 앞당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