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왕에서 시작돼 진짬뽕까지 이어진 프리미엄 라면의 인기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라면업계에서는 올 여름시즌을 겨냥해 새로운 인기 품목으로 대두되고 있는 ‘건면’과 ‘비빔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출시된 짬뽕라면들은 시기상 겨울에 임박했던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추운 날씨로 인해 따뜻한 국물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한편 2016년 여름 시즌에는 건면, 비빔라면, 냉면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제품의 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건면은 기존 라면 제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탕면(기름에 튀겨낸 면발)과 달리 기름에 튀기지 않고 생면을 건조시켜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 유탕면보다 칼로리가 낮은 편이다. 면류 단품으로 판매되는 국수(소면)나 냉면‧당면 등이 여기에 속한다.

건면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업체는 국내 1위 라면기업인 농심이다. 농심은 올해 초 발표한 2016년 사업계획을 통해 “국내 건면 시장의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건면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 농심 녹산공장. 출처=농심

농심은 이미 부산 녹산공장에서 건면(둥지 물/비빔냉면, 멸치칼국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별도의 생산 인프라 구축이 필요없어 신제품 출시에 있어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농심 관계자는 “여름이 다가오눈 5월 이후 본격적으로 건면을 활용한 비빔면이나 냉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기존 프리미엄 라면과는 다른 또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양식품은 지난 3일 신제품 ‘갓비빔’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비빔라면으로는 가장 빠른 대응을 보였다. 삼양 관계자는 “기존 갓짜장‧갓짬뽕에 이은 ‘갓’시리즈 추가 라인업으로 제주산 무로 만든 동치미와 태양초 고추장, 풍부한 건더기 등 고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해 제품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오뚜기의 경우 아직까지는 건면이나 비빔면 신제품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진짬뽕 출시 때와 마찬가지로 일단은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 출처=삼양식품

업계에서는 유탕면의 맛에 익숙해진 라면 소비자들이 다소 낮선 식감인 건면 제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며 “많은 업체들이 건면 제품을 선보였으나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을 보면 프리미엄의 이름이 붙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프리미엄 비빔라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비빔라면 전체 시장 점유율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는 장수 브랜드 ‘팔도 비빔면’이 버티고 있어 차별화가 없는 신제품으로는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각 라면 업체들은 “이제는 프리미엄 라면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키는 제품군들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건면, 여름 시즌을 겨냥한 프리미엄 비빔 라면 등이 새로운 라면 시장을 열 가능성을 충분하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