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는 빅 아일랜드, 오아후, 마우이, 카우아이, 몰로카이, 라나이 등 주요 여섯 개의 섬으로 이뤄진 휴양지다. 푸른 산호빛 바다와 오염되지 않은 해변,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섬에는 장엄한 기품이 서려있고 태평양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방문 할 때마다 언제나 새로움을 선사한다는 것은 하와이만의 매력이다. 1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어 어느 곳을 찾느냐에 따라 저마다 색깔이 다른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휴양지로서 가장 많은 매력을 갖고 있는 곳은 하와이 섬이다. 하와이 제도의 여러 섬 중 가장 큰 곳으로 빅 아일랜드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름처럼 제주도보다 8배나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반면 거주 인구 수는 15만명이 전부다. 사람들로 북적거림이 없다.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고, 가장 늦게 생성된 섬이란 게 특징.

4000m가 넘게 높게 솟은 두개의 산은 역동적인 자연의 웅장함을 닮았다. 호놀룰루에서 비행기로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해안지역은 일반적으로 따뜻한 아열대 기후지만 고도가 높은 지역은 서늘하고 비가 많이 내린다. 하와이에서 유일하게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으로 이른 아침 거대한 휴화산 등성이에서 스키를 타고 오후에 따뜻한 태평양 바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대자연을 닮은 ‘빅 아일랜드’
빅 아일랜드는 크게 세 군데로 나뉜다. 코나 시를 중심으로 산재해 있는 카일루나 코나 지역, 섬 반대편 쪽에 있는 비가 많은 힐로 지역, 그리고 마지막으로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 등 대표적인 리조트 시설이 들어차 있는 건조한 기후의 코할라 코스트 지역이다.

힐로는 하와이 섬의 정치적, 경제적 중심지로서 호놀룰루에 이어 하와이 주 제2의 도시다. 국제공항이 자리 잡고 있어 하와이 방문의 첫 관문이기도 하다. 강수량이 많아 비의 도시란 별칭을 갖고 있다. 덕분에 열대식물이 잘 자라고 양란, 마카다미안 땅콩의 재배가 수월하다.

힐로와 함께 빅 아일랜드 동쪽에는 마우이 섬의 할레아칼라 국립공원과 하와이 양대 국립공원의 하나로 알려진 하와이 화산국립공원이 위치해 있다. 198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빅 아일랜드 관광의 핵심이다. 분화구에서 흘러나오는 가스와 검은 용암으로 덮인 황량한 대지가 우주적인 풍경을 보여 준다.

국립공원 투어를 하고 싶다면 입구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챙긴 후 시작하는 것이 팁. 렌터카로 11마일에 이르는 순환도로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를 따라가며 지도에 표시된 부분에 내려 관람을 하기엔 이만한 가이드가 없다.

해안으로 곧장 내려가는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의 끝자락은 2003년 분화 때 흘러내린 용암으로 길이 막혀서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가야 한다. 화산국립공원의 킬라우에아 방문객 센터는 연중무휴로 오전 7시 45분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코나(Kona)는 힐로의 반대쪽에 있는 도시다. 코나 커피의 산지로 유명하다. 화산에서 바람이 불어 내려가는 쪽에 위치, 비가 많이 내리는 힐로와는 대조적으로 건조한 기후와 바다가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코나의 중심지는 카일루아 부두로, 하루 종일 활기가 넘치는 이곳은 낚시보트를 비롯, 각종 크루즈와 유람선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또 하와이 섬에 우뚝 솟은 두 산(마우나 케아와 마우나 로아)에 접근이 용이하다. 이들 두산은 해저 바닥으로부터 9144m로 산맥의 기저에서부터 측정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알려져 있다. 산들의 정상엔 세계 최고 수준의 천문대 11개가 우주의 신비를 밝힌다. 40% 선에 위치하고 있어 공기의 저항을 덜 받고 깨끗한 하늘의 관찰이 가능하다.

서핑과 쇼핑의 천국 오하후
오하후는 호놀룰루 국제공항이 자리한 하와이 제도의 주도다. 전체 130만 인구 중 80%가 살고 있다. 와이키키 해변으로 명성이 높다. 잘 닦여진 해안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해변과 관광 명소를 볼 수 있고 휴양과 도심의 느낌이 공존하는 게 매력이다.

활동적인 여행객이라면 오하후를 찾는 것이 좋다. 섬의 북단에 서핑의 메카로 불리는 노스 쇼어가 있기 때문이다. 노스 쇼어는 서퍼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 최고의 서핑 명소. 겨울이면 계절풍의 영향으로 6미터 높이의 거대한 파도가 밀려온다.

특히 할레이바 비치, 선셋비치, 에후카이 비치를 무대로 세계 서핑대회가 11~12월에 걸쳐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노스 쇼어 일대의 할레이바 타운은 옛 하와이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수많은 영화가 촬영됐다. 다만 파도가 높아 서핑 초급자에게 적합하지 않다. 일반 관광객에게는 하와이에서 가장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선셋 비치가 인기다.

여행에 있어 쇼핑은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중 하나다. 쇼핑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오아후 쇼핑 투어가 좋다. 명품 브랜드 신제품,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는 한정 상품, 하와이 느낌이 물씬 나는 토산품 등 의류에서 식품까지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대표적인 쇼핑센터로는 하와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알라모아나 센터,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명품 아울렛 매장이 가득한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울렛, 아기자기한 하와이 로컬 브랜드로 가득한 워드 센터 등이 있다.

쇼핑으로 허기가 진다면 퍼시픽 림으로 배를 채워 보는 것이 어떨까. 퍼시픽 림은 하와이에서 활약한 젊은 요리사 12명이 ‘Hawaii Regional Cuisine’이라는 단체를 만들면서 생겨난 요리다. ‘하와이 지방 요리’라는 뜻을 지닌 이 단체는 하와이 요리에 프랑스와 아시아 각국의 요리법을 접목시켜 음식을 만든다. 하와이에서 나는 식재료만을 사용해 하와이의 맛을 한 번에 느끼게 한다.


무공해 휴양 원하면 ‘라나이’
라나이 섬은 작은 섬이다. 대부분 원주민들의 생업은 파인애플 농업이다. 초록색 캔에 ‘돌(Dole)’이라 쓰인 파인애플 통조림의 본산지가 바로 이 섬이다. ‘파인애플 섬’이란 별칭도 이 때문에 붙었다. 최근 들어 파인애플 농사는 점차 쇠퇴해가는 대신 호텔과 골프장이 섬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았지만 말이다.

라나이 섬은 교통신호 등이 없는 게 특징이다. 특별한 공공시설이 없어 생활엔 불편함이 있지만 무공해 섬으로 경관이 수려한 것이 매력이다. 특히 하와이 주 8개의 섬 중에서도 독특한 별장 같은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으로 여행자들이 가장 동경하는 여행지로 꼽힌다. 빌 게이츠가 결혼식을 올려 유명세를 탄 곳으로 극비리에 세계 VIP들의 발길이 조용히 머물다가는 섬이다.

고래들의 이동경로로 고래 관찰이 가능하고 스쿠버다이빙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거북이들이 부화를 위해 들르는 섬으로 거북이 관찰도 쉽게 할 수 있다. 지프를 이용한 어드벤처 여행, 골프 패키지, 허니문 패키지, 클레이 사격, 승마를 비롯하여 아름다운 해변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사랑을 속삭일 수 있으며, 밤하늘을 수놓은 별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주요 관광지는 크게 다섯 개를 꼽을 수 있다. 카이올로히아 해변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산호초에 걸려 난파된 수송선을 볼 수 있다. 카네푸우는 신들의 정원으로 불리는 곳으로 기묘한 모양의 바위가 장관이다. 몹시 건조한 산지로 식물 몇 종과 자연적으로 형성된 형형색색의 바위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카네푸우 자연보호지구에서 북서쪽으로 2.5km가량 가면 굴곡이 심한 도로를 지나 ‘신들의 정원’이 나온다. 훌로포에 베이는 최고의 스노클링 포인트다. 라나이에서 가장 아름답고 깨끗한 해변으로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배드민턴, 배구 등을 즐기는 사람들로 항상 활기 넘친다.

푸우페헤 비치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품고 있다. 훌로포에 베이에서 왼쪽으로 걸어 나가면 푸우페헤 비치가 나오고, 절벽 아래보다 위가 더 튀어 나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바위섬 ‘스위트하트 록’이 보인다.

이 바위는 옛날에 예쁜 소녀를 감춰 놓고 행복하게 사는 남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큰 파도가 밀어닥쳐 소녀의 생명을 앗아가 버렸다. 남자는 소녀를 사람 손이 미치지 못하는 바위 끝에 묻고는 자신도 높은 바위에서 뛰어내려 소녀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신들의 정원 ‘카우아이·마우이’
카우아이는 하와이 제도의 서북쪽에 위치한 섬으로 하와이 제도 중 가장 먼저 생성(550만년 전)됐다. 섬의 중앙에는 세계 3대 다우지역의 하나인 와이알레알레 산(1570m)이 있다. 덕분에 섬 전체가 울창한 수목에 뒤덮여 있어 ‘정원의 섬’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카우아이의 나팔리 코스트의 폭포와 계곡에서는 영화 ‘쥬라기 공원’이 촬영됐고, 뮤지컬 ‘남태평양’의 로케 장소로 활용됐다. 카우아이를 둘러보기 위해선 렌터카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섬의 도로 사정은 매우 단순해 이곳 지리를 전혀 모르는 관광객이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

마우이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평화롭고 고급스러운 여행지로 꼽힌다. ‘하와이 속의 유럽’이라 할 만큼 고급스러우면서도 특유의 아름다운 날씨와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마우이의 가장 큰 매력은 다니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잘 정돈돼 있으면서도 천혜의 매력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우이의 명성은 옛날 이야기 속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다. 하와이의 전설에 따르면 마우이는 선계와 인간계의 중간쯤에 위치한 존재였다. 천지가 창조된 후에 마우이는 섬 주민들이 태양이 하늘을 너무 빨리 지나간다며 힘겨운 불평을 하는 것을 듣게 됐다. 그로 인해 주민들이 삶을 즐길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이후 섬에서 가장 높은 분화구에 숨어서 난폭한 태양신을 함정에 빠뜨린 후, 그에게서 섬 위를 천천히 지나가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다. 지금도 태양신은 평화로운 대자연의 신비와 젊음의 열기를 함께 간직하며 그 약속을 지켜오고 있다.

마우이에서는 낭만적인 옛 도시 라하이나를 비롯하여 웅장한 할레아칼라 분화구,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있는 듯한 하나 등 마우이 본래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지역과 카아나팔리와 와일레아의 고급 리조트 등 매우 다양한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이 중 라하이나는 한 때 하와이 최초의 수도로 고래잡이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이다.

전체적으로 마우이는 마치 사람의 머리 부분과 몸통 부분처럼 생겼는데 목 부분에 있는 도로는 섬의 반대편으로 넘어갈 때 이용하며 통행이 매우 빈번한 곳이다. 섬의 동쪽에 있는 카훌루이 지역은 마우이의 각종 행정과 교육 등 일상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카아나팔리를 비롯한 대단위 리조트들과 세계 유명 인사들의 별장이 즐비하다.

마우이의 내륙을 마음껏 즐기기 위해서는 말을 타는 것이 좋다. 푸른 초원지대와 그림 같은 경치는 마치 뉴질랜드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며 마카와오 마을은 옛 서부의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고대 마우이의 유품들을 구경하고 싶으면 베일리 하우스 박물관에 들르면 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