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 중에서도 대기자들이 있는 곳이 있는 반면 최근에는 경영상의 이유로 문을 닫는 실버타운도 나오고 있다.

초호화 실버타운 중 하나였던 ‘더 헤리티지’의 경우, 운영 회사가 태양광, 쇼핑몰 사업 등을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경영난을 겪어 결국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현재 경매로 넘겨진 상태.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학교 캠퍼스 내에 위치한 ‘명지엘펜하임’도 지난해 10월 경매로 나왔다. 분양 당시 골프장 무료이용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를 제공하지 않고 관리자 측이 안하무인식 태도를 보여 입주 회원과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폐쇄한 곳도 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G실버타운은 공실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막상 수익성이 떨어져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기에 이르렀다.

실버타운 관련 소비자의 불만건수도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불만사례는 81건에 달했다. 그중 계약 해지 시 불합리한 거래조건으로 인한 불만(65.4%)이 제일 크게 차지했다. 그 다음 ‘입주보증금 반환 거부·지연’ 관련 불만이 27건(33.3%), ‘부당하거나 과다한 위약금 청구 또는 계약금 미반환’ 26건(32.1%) 등이 뒤따랐다. 또 관리비·식대 등 입주자가 매월 지급해야 하는 비용 변경 시 입주자 단체와 협의 없이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한 업체도 17개 가운데 7곳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실버산업 전문가들은 입주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기 위해 보증보험 가입 여부, 전세권이나 근저당 설정 등 입주보증금 반환보증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한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의거, 사업자가 입주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입주보증금 50% 이상에 대한 보증보험을 가입하거나 전세권, 근저당권 설정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자가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에 규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입주보증금 반환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하거나 기존 50%의 보증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동현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장은 “소비자가 보증보험 가입했는지 알아보려면 해당기관에 전화해서 묻거나 실버타운 운영자에게 확인하면 된다”라며 “이 외에도 계약 위반 시 물어야할 사항, 연간 임대료 상승률 등 계약 조건을 여러번 확인하는 것이 필수”라고 당부했다.

또 중간 퇴소시, 계약기간 위반시, 서비스 불이행 등 여러 상황에 소비자가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김숙응 숙명여대 특수대학원 실버산업과 교수는 "실버타운 마다 적게는 하루 길게는 한달간 '체험입주' 기회를 제공하는데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그 기간 동안 기존 입주 회원에게 해당 실버타운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서비스 수준, 시설 이용현황 등 운영주체의 내부사정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경제적 여건과 성향에 맞는 나만의 실버타운은?

[미니인터뷰] 이한세 스파이어 스피치 대표

▲ 이한세 스파이어앤 스피치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나에게 맞는 실버주택 고르는 노하우?

음식점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중국집 좋아하면 중국집 가고 양식을 좋아하면 레스토랑을 가듯이 실버타운도 입맛에 맞게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예산을 따져야 한다. 돈을 얼마씩 쓸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가진 재산에서 앞으로 거주할 기간만큼 얼마가 빠질 것인가에 대한 플랜이 나와야 한다. 가격대가 맞는 곳으로 파악한 다음 본인의 성향에 맞는 곳을 선택한다. 종교 취미 성향을 고려해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갖춘 곳을 걸러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운영주체를 파악해야 한다. 운영주체가 성당인 경우 교구에서 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고, 법인이나 규모가 큰 단체, 병원 등이 일반 개인사업자보다는 안전하다고 판단된다.

 

실버타운이 부유한 사람에게 해당된다는 말이 있다.

과거 부모세대들은 자식에게 헌신하고 일상의 여유 없이 생활해서 노후자금을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경제적 여유가 많아졌다. 특히 건강상의 이유로 파출부를 두거나 간병인을 둬야 하는 이들에게는 실버타운 입주가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또 전라도에 소재한 ‘더드림실버타운’, ‘내장산실버아파트’, ‘김제부영실버타운’의 경우 월 생활비가 30~50만원 수준이다. 같은 실버타운에서도 입지와 시설 수준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다.

 

노후인구가 급증하는데, 그들의 주거를 충족시킬 방안은

공공에서 시니어들을 위해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노년층끼리 식사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여기에 비상벨을 누르면 급히 119가 출동할 수 있다든지 여러 형태의 사회공동 안전망을 만들 수 있겠다.

 

실버타운이 앞으로 나아지려면?

실버타운은 소위 ‘대박’치는 장사는 아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토탈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낙상사고나 임대료 상승과 같이 예민한 문제에는 불만이 속출하면서 애로사항도 많다. 이에 따라 이익추구에 혈안이 되기보다는 공익적 관점이 전제돼야 한다. 또 미래유망산업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이 좋다. 초고령화 사회가 얼마 남지 않았고, 노년층의 트렌드는 계속 변화할 것이다. 결국 실버타운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은 분명하다. 서비스를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 나간다면 실버타운 전반적으로 질적 향상이 기대된다. 소비자의 피해사례를 줄이려면 부동산 거래 시 공인중개사가 가운데서 법적인 책임을 지듯 실버타운 계약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실버타운 선택 시 주의할 점은?

체크리스트를 사전에 미리 준비하고 입지 및 주거환경, 보안 안전, 입주자 성향까지 상담사를 통해 설명을 듣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시설수준, 월 관리비, 식당환경, 식사 품질 등 여러 후보지를 가본 다음 자신에게 맞는 곳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또 사업자가 입주금 보증보험을 들었다면 해당기관을 통해 확인절차를 거쳐야 하고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