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컨설팅을 할 때 눈여겨보는 것 중에 하나는 창업자 성향이다. 개인 취향을 무시한 업종 선정으로는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정 지향적인 창업자들은 분식이나 도시락, 치킨 등 유행을 안 타는 소규모 업종을 선호한다. 커피숍 창업희망자들은 중대형 매장을 원하느냐 소형 매장을 원하느냐에 따라 개인 취향이 다르다. 성격이 조용하고 성실한 퇴직자들 중에 농촌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창업자들은 큰 규모의 사업체를 원한다. 좁은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싫어하고 기업형 경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 이바돔 김포양곡점을 운영하는 오용두 씨

이바돔 김포양곡점을 운영하는 오용두 씨(58세)가 그런 케이스다. 그가 운영하는 이바돔외식패밀리는 175평 규모다. 대형 매장에 40평대 어린이놀이터가 있어 엄마들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뉴도 감자탕을 비롯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김포 양곡지구에서 제대로 된 가족외식공간으로 자리 잡아 웬만한 패밀리레스토랑 뺨치는 매출을 자랑한다. 7층 상가 건물 2층에 위치한 이 매장의 매출은 평일 기준 250만원대, 주말에는 500만원이 넘는다. 저녁 6시 30분 무렵에 가장 많은 손님들이 몰린다. 최근에는 점심 고객 비중이 늘면서 전체 매출이 상승세다.

가족외식 대형매장은 보통 인근에 2만~3만세대를 타겟으로 문을 연다. 김포 양곡점 인근에는 그만한 세대수가 없다. 8천여세대가 있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인근 인구가 늘어날 전망이라 앞으로 영업은 긍정적이다. 2015년에는 가맹본부로부터 고객관리, 경영관리를 잘하는 우수매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이바돔외식패밀리 김포양곡점

작게 시작해서 자신감을 키워라 

10평짜리 분식점을 고민하는 창업자들에게는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175평대 매장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먼저 작은 매장을 운영해보고 규모를 늘렸다. 오 사장이 이바돔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13년. 안산 월피점은 80여평 규모였다. 업종을 정하기 전에는 창업설명회나 박람회도 많이 다녔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가족외식 공간이라는 점이었다. 주부들이 점점 집에서 손님을 맞지 않고 가족 외식도 늘어나 전망이 밝다고 판단한 것. 국산 식재료를 고집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경기가 나빠도 결국 음식은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첫 매장을 운영할 때는 외식업 경험이 없어 시행착오도 많이 했다. 가맹본부에서 철저한 교육을 받았음에도 현장업무를 터득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직원교육, 식자재 관리, 재고관리, 식재료 보관상태 체크 및 청결관리까지 현장 실무를 하나하나 정복해야 했다.

월피점 운영에 자신이 생기자 욕심이 났다. 더 큰 규모로 제대로 운영하고 싶었던 것. 김포 양곡점은 원래 가맹본부가 운영하던 직영점이었는데 오 사장이 인수를 했다.

월피점 운영에서 번 돈과 월피점 양도양수로 받은 돈을 합해서 직영점 인수 비용을 마련했다. 한강변 신도시들이 개발되면서 양곡지구도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집이 있는 인천 검암동과도 차로 20분 거리에 있을 만큼 가까워서 마음에 들었다.

두 번째 비결은 매장 운영관리를 직접 꼼꼼히 챙기는 것이다.

“월피점 운영을 체험 하지 않았더라면 대형 매장 운영에서 애로를 겪었을지도 모릅니다. 대형매장은 경영에 실패하면 손실이 큽니다. 고정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죠. 월피점을 운영하면서 단순히 장사가 아니라 경영을 해야 한다, 경영자는 현장의 모든 업무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175평 매장도 거뜬히 운영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오용두 사장의 말이다. 매장에는 오 사장 부부를 비롯해 주방 5명, 홀 정직원 3명, 홀 아르바이트 10명이 함께 일한다. 오 사장은 카운터 관리에서부터 직원 교육, 식자재 관리, 재고 정리, 청결 관리까지 매장의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한다. 장사가 아니라 경영자라는 마음 자세로 모든 분야를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 매장에 대한 모든 것들은 매일 기록된다.

대형매장은 경영자가 전체 실무를 꿰뚫어야 성공가능 

지속적인 교육열도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실무는 어느 정도 꿰뚫고 있지만, 기업가 마인드와 경영 역량은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 중대형 매장을 많이 운영하는 이바돔 가맹본부는 기업가 육성을 위한 가맹점주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한다. 오 사장은 바빠도 빠짐없이 참여한다.

 매출이 큰 만큼 고객층도 다양한데 맞춤형 고객 만족전략도 효과를 발휘했다. 고객 연령별로 중요한 소구 포인트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킨 것이다. 젊은 층 유치에는 청결이 중요하다. 작은 것까지 세세하게 잘 보기 때문이다. 청소, 정리정돈, 매장 입구에 들어왔을 때부터 느끼는 분위기까지 꼼꼼히 신경 쓰고 있다. 직원 교육에서도 청결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50~60대 장년층들은 얼큰한 국물맛과 우거지에 높은 점수를 준다. 이들에게는 건강에 좋은 국내산 식재료의 깊은 맛을 어필한다.

오 사장은 알뜰한 경영으로 본사 직영점이었을 때보다 경비를 많이 줄였다. 덕분에 수익성이 좋아졌다. 피크타임에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활용해 인건비 효율을 높였다. 직원 전체 숫자를 줄이는 대신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역량을 향상시켰다. 식자재 관리를 세밀하게 해서 재고를 줄이고 매출예측을 통한 최적량의 발주로 식재료 로스도 줄였다.

부부가 함께하며 적절한 역할 분담을 한 것도 성공비결이다. 오용두 사장은 경영관리와 제품관리, 조직원 관리에 집중한다. 아내인 박순교(55세) 씨는 고객관리 담당이다. 박 씨는 어린이나 어르신, 주부 고객 등 단골과 유대감이 좋다. 가족처럼 살갑게 고객을 맞는다. 오용두 사장도 아내의 이런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 대형매장 안에는 넓은 어린이 놀이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고객관리에는 오 사장만의 독특한 노력도 한몫했다. 자신이 사업 초보라고 생각했던 오 사장은 창업 초기부터 노트북에 기록을 하나하나 남겼다. 그의 노트북 속 매장 관리 파일에는 매장에서 일어나는 일과와 고객에 대한 기록으로 빼곡하다. 매일매일 매장 관리에 대한 기록과 결산, 직원 교육 내용 등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록을 통해 고객들의 유형을 분석할 수 있었고 부족한 부분이나 더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을 미리미리 준비하게 되었다.

이런 세심함 덕분에 인근 30~40대 가족 고객은 물론 마송지구나 강화에서까지 일부러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있을 정도다. 인근 상가를 운영하는 자영업 사장들도 회식 장소로 김포 양곡점을 많이 찾는다. 이런 노력 덕에 고객의 30% 이상이 단골이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 데는 눈으로 보는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 씀씀이가 더 중요하다. 오 사장은 진심 어린 표정, 반가운 환대 등을 통해 고객에게 진심을 정하고 있다. 
김포 양곡점에는 기본메뉴인 감자탕도 인기지만, 특제소스와 웰빙 야채를 사용하는 ‘특허등뼈찜’도 인기다. 이밖에 쭈꾸미를 이용한 ‘쭈삼철판’은 특유의 ‘불향’으로 칭찬받는 메뉴다.

온 가족이 찾는 외식공간이므로 다양한 메뉴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기 메뉴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게 오 사장의 경영 스타일이다.

지난 2월부터 본사와 함께 스마트 멤버십인 ‘티몬플러스’ 연동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오용두씨는 이바돔 가맹본사에서 우수 매장으로 선정, 식재료인 뼈 10박스를 선물 받았다. 오 사장 부부는 이 선물의 가격이 아닌 조리해서 판매했을 때 가격을 따져보며 더 크게 기뻐했다. 경영자는 이윤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 오용두 씨 부부는 서로의 장점을 배워나가고 있다.

‘지속적인 공부가 성공을 위한 준비다’

가맹본사를 대하는 태도도 성공비결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오 사장이 열심히 하니 가맹본부에서도 더 신경을 써주고 오 사장 자신도 가맹본부의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브랜드 대표 선수라는 책임감으로 가맹본사의 방침을 준수하고 있다.

“성공의 요건요? 끊임없는 공부입니다. 공부는 곧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준비를 해둬야만 실패하지 않습니다. 가게를 연 뒤에도, 어느 정도 성공한 뒤에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게 진짜 ‘경영인 마인드’일 것입니다.”

오용두 사장의 말하는 핵심 성공 비결이다.

 

오용두 사장의 성공 10계명

1. 디테일 경영. 매일 매일의 일과를 기록으로 남기고 분석하고 반성하며 배운다. 
2. 직원교육. 청결, 고객서비스 등 지켜야할 중요한 사항은 매일, 지속적으로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3. 고객맞춤서비스. 고객을 뭉텅거리지 말고 쪼개고 고객층별로 다른 서비스를 실행한다. 
4. 선택과 집중. 많은 서비스보다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 하나를 주목한다.
5. 진심마케팅. 가격파괴나 선물공세보다 작은 서비스에 정성과 진심을 담는 게 중요하다. 
6. 경영자의 행복감. 고객의 말 한 마디에서 행복을 찾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며 경영자의 감정을 관리한다. 
7. 실무에 정통할 것. 매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직접 경험하고 꿰뚫고 있어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8. 지속적 학습. 창업 이후에도 끊임없이 배움의 시간을 가진다.
9. 가맹본부와 협력관계. 가맹본사와 가맹점은 운명공동체다. 모든 것을 협의해서 결정한다. 
10. 신념과 자부심. 내가하는 일이 자랑스러워야 더 열심히 하고 성공도 따라온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올바른창업포럼 대표회원​

창업컨설턴트 및 칼럼니스트.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렛비즈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업상생위원장, 올바른창업포럼 대표회원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KFCEO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Entrepreneur MBA 과정, 경희사이버대 호텔관광학과 MBA과정,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창업과 프랜차이즈 부문 강의를 맡았다. 지난 20년간 창업, 신사업 개발 및 유통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아이템선정 및 사업타당성 분석, 마케팅 및 경영 전략 컨설팅 업무를 수행해왔다. 저서로 <탈샐러리맨 유망사업정보>, <맛있는 요리, 돈 되는 창업>, <실버정책과 창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