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에코시티 안산도시공사)


지겹던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물놀이 시즌이 시작됐다. 하지만 평소 중이염이나 비염, 아토피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물놀이를 해도 괜찮을지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자칫 한 번의 부주의로 일년 내내 후유증으로 고생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름방학 동안 물놀이를 막을 수도 없는 일. 물놀이도 즐기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자.

물놀이를 하다보면, 귀에 물이 들어가기 쉽다. 하지만 귀에 물이 들어간다 해도 건강한 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귀 안쪽에 위치한 고막이 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이염 증세가 있거나 과거 중이염 이력이 있는 경우 혹은 외이도 벽에 상처가 있거나 귀 속에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오염된 물이 들어갔을 때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귀 안의 염증이나 귀지로 인해 귀 속 땀샘이나 피지선이 막혀 배출이 안 될 경우 2차적인 세균 감염에 의해 외이도염이나 고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외이도염 증상은 귀에 심한 통증과 고름이 생길 수 있으며 피부 염증이나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

하지만 물속에서 오래 잠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영을 금하진 않는다. 그래도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야 하며 항상 귀의 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다만 삼출성 중이염 치료를 위해 고막에 환기 튜브를 넣은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물놀이를 삼가는 게 좋다.

물놀이 전후의 적절한 대처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귀마개를 사용하고, 귀마개 주변에 바셀린을 발라주면 물의 유입을 차단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도 귀에 물이 들어갔다면 자연적으로 물이 흘러나올 수 있도록 귀를 아래로 향하게 한 뒤 가볍게 귀 입구를 흔들어주면서 물을 빼거나 선풍기나 헤어 드라이기로 말려주는 게 바람직하다. 귀 입구의 물은 면봉 등으로 가볍게 닦아주되 귀 안쪽까지는 닦아내지 않는 게 좋다. 만약 면봉 등으로 깊숙이 후비는 경우 외이도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서 외이도염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만성중이염 환자는 반드시 귀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귓속 고막에 구멍이 있다면 중이 속으로 오염된 물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닷가에서는 모래가 섞여 들어갈 수 있으므로 귀마개를 통해 최대한 귀를 보호해줘야 한다.

요즘에는 만성중이염 수술 성공률이 매우 높아 고막을 재생함으로써 수영 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샤워할 때도 바셀린을 적신 솜으로 외이도를 막아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철저히 예방해야 한다.

한편 식초 한두 방울을 섞은 증류수를 면봉에 적셔 외이도 입구에 가볍게 발라주는 것은 외이도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피부가 약 산성으로 유지될 때 세균 감염 등을 예방하는데 쉽기 때문이다.

전영명
■소리이비인후과 더퓨처센터 대표 원장
이비인후과 전문의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
미국 하우스 이어 인스티튜트
(House Ear Institute) 전임연구원
이어케어 이비인후과 네트워크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