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시돼 주류 시장 강자로 올라선 ‘부라더#소다’. 알코올 함량 3% 저도주인 이 제품은 믹싱주 바람을 타고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며 기대 이상 성적을 올렸다. 효자상품의 덕을 톡톡히 본 부라더소다 생산업체 보해양조는 후속 시리즈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처럼 한 가지 상품이 지닌 상품력이 기업 상승세를 이끌거나 업계 판도를 바꿔놓기도 한다.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는 외식 브랜드 창업시장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이러한 상품력을 주목하고 있다.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얻고 있는 주력 메뉴 하나가 PPL 같은 광고홍보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강한 상품력 갖춘 세대 공감 메뉴
테마형 외식문화컨텐츠를 선도하는 브랜드 ‘이바돔’의 대표 메뉴는 단연코 감자탕이다. 국산 채소를 이용한 깊은 맛의 감자탕을 자주 찾는 이들은 주로 장년층. 그러나 최근 이바돔 매장을 찾는 젊은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 바로 ‘특허 등뼈찜’ 덕분이다.

▲ 이바돔감자탕 특허등뼈찜

이바돔외식패밀리 김포양곡점에서 특허 등뼈찜을 찾는 고객은 하루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매장 일 매출이 500만원에 달하고 있으니 2만5천원 가격의 이 메뉴는 하루 평균 30개 가량 팔리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이 메뉴가 젊은 고객으로부터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푸짐한 양이다. 특허 등뼈찜에는 이바돔이 자체 개발한 특제 소스와 함께 등뼈, 새우, 야채, 당면, 떡 등 다양한 메뉴가 어우러져 푸짐하게 구성되었다. 쫄깃한 당면과 담백한 새우가 어우러진 식감 역시 인기의 한 요인이다. 무엇보다 4단계로 맵기 조절이 가능해 각자 입맛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주효했다. 덕분에 이바돔을 찾는 젊은 고객의 숫자는 배로 늘었다.

김포양곡점을 운영하는 오용두 점주는 “메뉴 가지 수를 늘리기보다 고객이 만족하는 메뉴 하나를 잘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등뼈찜이 이런 역할을 해내고 있다”며 특허 등뼈찜 메뉴가 매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바돔은 이 메뉴를 기반으로 20~30대 젊은 고객들까지 끌어들이면서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는 가족 외식매장 대표 브랜드 위치를 확고히 하고자 노력 중이다.

오븐구이 치킨의 강자 ‘돈치킨’에서는 ‘순살치즈불닭’이 스테디셀러 메뉴다.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자아내는 순살치즈불닭은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웰빙 치킨이란 명성에 걸맞게 건강 트렌드의 성장 속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오던 돈치킨은 최근 업계에 부는 ‘매운 치킨’ 열풍으로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순살치즈불닭은 젊은 여성들을 돈치킨 매장으로 이끌어내면서 2016년 1/4분기 동안 7.5%의 판매 비중을 보이며 점차 성장하는 추세다. 기존의 오븐구이 매니아층을 넘어 30~40대 여성고객까지 찾아오게 된 것은 돈치킨 매출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렇게 찾아온 여성고객들로부터 기름기를 쫙 뺀 건강치킨 오븐구이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른 메뉴 판매량까지 덩달아 상승시키게 된 것이다.

대표 메뉴 하나로 1위 브랜드 올라서

▲ 바보스 1987치킨

미들비어 대표 브랜드 ‘바보스’는 3800원대부터 1만6000원대까지 총 50여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메뉴가 고객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준다. 하지만 이 많은 메뉴 가운데에서도 1등은 존재한다. 바보스를 찾는 고객 가운데 절반 이상은 ‘1987치킨(13,000원)’을 찾는다. ‘치킨이 맛있는 맥주집’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결과다. 옛날치킨 붐 이후 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고객들까지도 이 메뉴를 즐겨 먹고 있다. 바보스가 미들비어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지닐 수 있었던 것 역시 이 메뉴의 공로가 컸다.

분식 대표 브랜드 ‘죠스떡볶이’에서 볼 수 있는 떡볶이 종류는 ‘매운 떡볶이’ 한 가지 뿐이다. 다른 경쟁 브랜드들이 새롭고 다양한 메뉴를 내놓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종류가 적은 대신 고객들이 최고의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상품을 발전시켜 왔다. 죠스떡볶이는 누구나 한 입에 먹을 수 있도록 3.5cm 길이의 떡 크기로 소비자를 배려하고 있다. 여기에 재래방식으로 뽑아낸 쌀떡과 인공 캡사이신을 사용하지 않고 3종의 고춧가루를 섞은 소스로 깔끔하게 매운 맛을 자랑한다. 선명한 색상, 매콤한 향이 특징이다.

죠스가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고속으로 생산하는 떡보다 생산단가가 높아도 옛날 방식으로 뽑아낸 떡이 더 찰기 있고 구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 속에 죠스떡볶이는 지난해 떡볶이 1080만 인분을 판매하며 자타공인 국내 대표 분식 브랜드임을 다시 확인했다.

효자상품 힘 받고 새로운 시장 개척

▲ 떡담 오메기떡

답례 떡 전문기업 ‘떡담’의 효자상품은 오메기떡이다. 지난해만 126만여개가 팔려나갔다. 제주지역의 향토 상품이던 이 떡은 떡담을 통해 전국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떡담 본사는 미국 FDA 검사 승인을 받은 통팥고물이 오메기떡 인기의 비결이라 보고 있다. 고유의 달콤한 맛이 기존의 떡보다 더 낫다는 평을 얻고 있는 것.

떡담은 다양한 포장용기와 고객이 원하는 사진, 문구를 넣을 수 있도록 특장점을 갖추면서 제품의 인기 위에 강점을 더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치킨매니아’는 ‘새우치킨’을 시그니처 메뉴로 자부한다. 이 메뉴는 하루 매출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메뉴다. 치킨매니아는 새우치킨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중화풍의 ‘심쿵칠리새우’ 등 후속 메뉴를 내놓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인기메뉴는 브랜드의 성패를 결정하거나 업종 전체의 패러다임을 뒤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상품력 강한 메뉴의 개발은 새로운 고객들을 발굴하는 작업과 같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반드시 기존 콘셉트와 동일할 필요는 없으며, 의외의 메뉴 구성이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