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편한 업종을 찾는 창업자들도 있지만 사업하는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어하는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도 있다. 혈기 왕성하고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창업자들이 고려해볼만한 업종 중 하나가 사무문구용품 사업이다.

컴퓨터 보급과 모바일폰의 보편화로 문구는 사양길에 있는 아날로그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동네 문구점들의 경우 이전만큼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매년 약 1천여개의 개인 문구점들이 폐업하거나 업종 변경하는 추세다. 오픈 마켓, 소셜커머스, MRO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규모 문구점이나 개별 문구점은 구매 파워 등에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 사무용품 전문점 '오피스넥스' 조종관 대표

개인문구점 사양길, B2B 및 프랜차이즈는 새로운 성장 기회 

그런데 문구사업의 이런 변화는 역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B2B 즉, 기업간 거래를 주로 하는 사무문구용품사업자와 구매 파워를 지닌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바로 성장의 주역들이다. 

국내 문구 사업은 사무문구와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으며 구매 파워를 가진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시스템을 잘 구축한 O2O 기업들은 온-오프라인을 종횡무진하기도 한다. 판매 품목도 단순한 사무문구에 거치지 않고 기업 살림살이에 가까운 식품 가구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오피스넥스다.  사무문구업계의 1위 기업은 국내 브랜드를 인수합병해 상호가 변경된 외국계 프랜차이즈 오피스 디포이지만 한국브랜드중에서는 오피스넥스가 가장 눈에 띈다. 이유는 점포당 매출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오피스넥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에 등록된 4천여개 브랜드중 가맹점 평균 매출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점포당 연평균 매출 17억원, 월평균 1억4천만원으로 사무용품업계에서는 가맹점 평균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가맹점 숫자가 많지 않지만 가맹점 평균 운영 연한은 10년 이상이다.

점포당 매출 1등의 비결이 궁금하다.

“2천년도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업력이 15년 되었으니 장수 브랜드라고 할 수 있지요.”

오피스넥스 조종관 대표는 수요가 줄어드는 산업 분야에서 살아남은 백전노장이다. 
비결중 하나는 대표 이사의 고객지향적인 마음 자세에 있다. 조 대표는 업에 대한 신념과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있다. 사무문구가 단순히 문구류를 판매한다는 근시안에서 탈피해 고객의 니즈가 있는 분야라면 어디든지 스폰지처럼 흡수하고자 하는 열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창업초기부터 지금까지 오피스넥스의 취급 품목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지속적인 혁신이 동종업계 가맹점 평균 매출 1위 비결 

둘째는 시대 변화에 맞춰 연어처럼 시장 변화를 거슬러 올라가는 혁신 정신이다.  오피스넥스가 펼쳐온 연혁을 보면 그 흔적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역시 온라인 사업의 강화다. O2O시대에 발맞춰 가맹본부는 물론 가맹점들의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관공서 및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MRO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폐쇄몰인 기업복지몰의 경우 주로 대기업과 거래하므로 본사가 중심이 되고 있지만 가맹점이 있는 지역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로 들어온 고객 주문을 지역 가맹점에 연결해 준다. 가맹본부의 온라인몰 강화가 가맹점의 수익 확보에 연동되도록 한 것이다.

고객들이 구매할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되고 적립된 포인트로 다양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적립몰도 운영하고 있다. 오피스넥스의 적립몰은 타 사이트보다 제품 가격이 훨씬 저렴해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가맹점들이 B2B 거래를 통해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개별 가맹점을 위한 MRO몰을 구성하고 지원하고 있다. 단순히 몰(사이트)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서류에 기업 시스템에 약한 가맹점을 위해서 온라인 입찰 성공을 위한 교육과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동종업계 가맹점 평균 매출 1위의 세 번째 비결은 제품 경쟁력이다. 전문 구매팀이 고객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적의 상품을 선정하고 관리하며 구매 파워를 유지하고 있다.

“오피스 문구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사무 문구 수요는 감소하고 있지만 기업과의 거래 품목은 갈수록 늘어납니다. 일반 기업에서 커피나 차 소비량이 얼마나 큰 지 알면 깜짝 놀랄 겁니다. ”

사무용품점이 안정적인 이유는 B2B 거래의 특성에 있다.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오피스넥스가 기업과 거래하는 품목은 단순히 사무용품에 그치지 않는다. 가정에서도 살림을 하려면 다양한 물품들이 필요하듯이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기업을 위한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다. 거래의 지속성도 장점이다. 보통 월 1회 상품대금을 결재하므로 약간의 미수가 깔려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오랫동안 거래가 지속된다. 소비자 대상 문구 사업과 달리 품목이 다양하고 경기를 덜 탈 뿐아니라 가격 민감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취급물품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양보할 수 없는 경쟁력이 구매 파워다. 각종 문구류, 음식류와 자체 PB상품까지 포함해 취급 품목이 1만2천여개인데 공동 구매를 통해 매입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속적인 매출 분석 및 고객 반응 조사를 통해서 비인기 품목은 줄이고 새로운 인기 상품을 개발해 가맹점에 공급한다.

▲ 매년 트렌드를 반영해 발행되는 카탈로그는 오피스넥스의 경쟁력이다.

기업살림을 위한 백화점이 “사무문구 전문점” 

네 번째 비결은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이다. 
사무문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케팅 수단 중에 하나가 카탈로그다. 보통 기업 고객은 계획적인 대량 구매를 한다. 그래서 온라인 못지 않게 오프라인 카탈로그가 중요하다. 오피스넥스는 모델을 사용해 카탈로그에 생동감을 주고 여타 기업과 차별화했다.

다른 회사보다 이른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신규 카탈로그를 발행하는 것도 가맹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뻔할 것 같은 카탈로그를 매년 발행하는 이유는 워낙 취급 품목수가 많다보니 단종됐거나 새로 등장한 제품을 교체해야 하고 해마다 바뀌는 가격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오피스넥스는 국내 100대 프랜차이즈에 5년 연속 선정되었으며 전속 모델 계약, TV 드라마 협찬, 야구장 광고 등 대중적인 광고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는 지역 가맹점들이 브랜드 파워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이다.

“업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좋은 프랜차이즈 기업을 만드는 게 저의 목표중 하나입니다.  브랜드 마케팅, 가맹점과의 관계구축, 과학적인 운영 시스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브랜드로 중국, 아시아까지 진출하는 기업이 되는 게 꿈인데 그러려면 운영 시스템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다섯 번째 비결은 과학적 운영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이다. 대부분의 사무문구 및 문구용품 프랜차이즈들이 브랜드만 공동으로 사용하고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이 없는데 반해 오피스넥스는 매뉴얼과 교육 시스템을 통해 과학적인 운영을 지원하려고 노력한다. 고객관리 및 응대, 영업전략, 교육 매뉴얼 및 유니폼 착용 등 가맹점 운영 및 성공에 필요한 노하우를 축적해 체계적으로 가맹점에 제공하고 있다. 가맹점에서 소화할 수 없는 출력 및 복사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며 영업활동도 지도한다. 

“모든 의사결정은 가맹점의 입장을 고려해서 합니다. 그리고 자주 만나려고 애씁니다.”

조종관 대표의 철학은 ‘늦더라도 정석으로 가자’이다. 그래서 가맹점 수를 늘리는 것보다 가맹점 하나 하나가 제대로 영업하고 자리잡는데 더 신경을 썼다. 아무리 투자비가 많아도 원칙과 규칙을 지키지 않는 창업자는 가맹점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문구점 경력이 많은 사람보다 시스템 속에서 일했던 직장인 출신이 사무문구 사업에는 오히려 더 적합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오피스넥스 가맹점주 중에는 중견 기업에 근무하다가 퇴사한 직장인이 창업해 월 4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사례가 있다. 거의 모든 가맹점주가 고급승용차 정도는 타고 다닐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게 조 대표의 보람이라면 보람이다.

▲ "늦더라도 정석으로 가자"라고 말하는 조종관 대표

고급승용차 타는 가맹점주 많아, 성공한 가맹점주 보는 게 보람 

창업자 입장에서 볼 때 오피스넥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상권을 넓게 보장해주는 것이다. 여기에 가맹점 매출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쇼핑몰로 들어온 고객 주문을 가맹본부가 아닌 고객과 가까이 있는 가맹점들이 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가장 큰 강점은 신속한 배송이다. 배송 비용을 아끼기 위해 주문 다음날 배송해주는 곳도 많지만 오피스넥스는 하루 3번 배송을 통해 가맹점이 조금 힘들더라도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매출이 높은 여섯 번째 비결은 가맹점과의 잦은 만남과 소통이다. 소통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윈윈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오피스넥스는 분기별로 가맹점 회의를 가지며 연 3회 이상 매장 관리자 회의를 통해서 영업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매년 문구의 날에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전직원이 참여하는 체육행사를 벌인다.

연 1회 진행되는 가맹점 컨벤션에서는 다양한 부문의 오피니어 리더들을 초청해서 강연을 듣고 발전적인 사례들을 가맹점과 공유한다.

최근 오피스넥스는 업종전환형 가맹점 모델을 새로 선보였다. 실제로 기존 문구점을 운영하다가 오피스넥스로 전환한 후 매출이 크게 오른 사례들이 있다.

오피스넥스 창업비용은 점포 포함 총투자비 1억5천만원~3억원대 선이다. 사무문구용품점이 경우 일정한 재고를 유지해야 하므로 창업시 1억원 안팎의 운영자금을 준비하는 게 좋다.

최근에는 사무문구 전문이 아닌 일반 소단위 상권을 중심으로 내방 고객을 먼저 공략한 다음 배송시스템을 갖춘 소규모 창업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소규모 창업의 경우 매출은 낮지만 부부가 함께 하면 인건비를 절약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 사무문구전문점 창업 성공 10계명 

1. 쉽고 편한 사업을 원하는 창업자보다 도전적, 적극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하다. 
2. 기업체 근무 경험이 있고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에 익숙한 창업자가 유리하다. 
3. 가망고객을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지속적으로 고객을 늘려가면 매출은 그만큼 커진다. 
4. 매장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일정한 분량의 재고를 항상 비축하고 있어야 하므로 창업자금 외에 운영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5. 배송시간 준수, 깔끔한 포장, 스마트한 복장과 매너 등 고객만족을 위한 직원 교육에 힘써야 한다. 
6. 미수금 관리를 정기적으로 한다. 기업은 보통 월 단위 결재를 하므로 꾸준히 미수금 관리를 해야 한다. 
7. 근무하는 직원들의 교육과 관리에 능숙해야 한다. 
8. 제품 관리를 잘해야 한다. 관리 품목수가 많으므로 정기적으로 제품 체크를 통해서 재고와 신규 사입 관리를 해야 한다. 
9. B2B 즉 기업간 거래 시스템에 잘 적응해야 한다. 
10. 유행을 타지 않은 사업이므로 평생 사업이라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운영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높은 매출과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올바른창업포럼 대표회원​

 

창업컨설턴트 및 칼럼니스트.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렛비즈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업상생위원장, 올바른창업포럼 대표회원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KFCEO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Entrepreneur MBA 과정, 경희사이버대 호텔관광학과 MBA과정,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창업과 프랜차이즈 부문 강의를 맡았다. 지난 20년간 창업, 신사업 개발 및 유통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아이템선정 및 사업타당성 분석, 마케팅 및 경영 전략 컨설팅 업무를 수행해왔다. 저서로 <탈샐러리맨 유망사업정보>, <맛있는 요리, 돈 되는 창업>, <실버정책과 창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