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창업자> 박준기·김도욱·박용범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지식 창업자는 지식과 정보를 자본으로 창업한 사람이다. 자본으로서의 지식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직업과 취미로 획득할 수 있는 지식이다. 과연 평범한 직업에서 얻은 지식이 자본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저자들에 따르면, 일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 문제를 해결해내는 지식,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지식 등은 나름의 가치가 있다. 자신과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자신과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거나 거의 없기 때문에 각자 ‘전문성’과 ‘지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동일한 일을 10년 할 경우 차고 넘치는 식견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자신이 일을 통해 얻는 지식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기술과 연계해 부를 이끌어내면 된다.

실제로 지식창업은 이제 대세다. 2015년을 빛낸 스타트업 100개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온라인과 모바일에 기반한 지식 기반 서비스 기업이다. 하드웨어를 만들거나 고난도의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은 IoT, 헬스케어, 로봇, 웨어러블 등 20여 개 분야에 불과했다.

책에는 전 세계 32개 지식 창업 팀이 소개되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소재로 창업해 성공한 사람들이다. 웨딩 업계에 몸담았던 경험을 활용해 웨딩 데코레이션 CEO로 성공한 로엔 센버그, 취미인 저글링을 사업화한 짐 넬슨, 자폐아 자녀를 키운 경험을 살려 ‘베이비 아인슈타인’ 앱을 개발해 성공한 줄리 에이너 클락 등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연결해 사업에 나섰다.

책에는 마니아에 대한 조언도 나온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자신의 취미에 투자하려는 경향도 커진다. 이에 따라 불황 속 마니아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전문적 지식과 열정을 가진 마니아라면 창조적인 콘텐츠를 가지고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해볼 만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 1위 드론 기업인 중국 DJI社의 창업자 프랭크 왕은 RC 모형 비행기 마니아였다. 프랭크 왕이 드론 사업을 시작한 건 순전히 만화책에서 본 빨간색 헬리콥터 때문이었다. 그는 어릴 적 자신을 쫓아오면서 사진을 찍어주는 빨간 헬기를 머릿속에 그려왔다. 2006년 홍콩과기대를 졸업한 그는 주택을 빌려 조그마한 드론 제조업체를 세웠다. 10년도 되지 않아 직원 2500명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