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평균 습도는 연중 최고치인 80~90%까지 올라가 각종 곰팡이나 세균 등이 쉽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또한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줄어들어 피부가 약해지고, 비타민D도 부족해지기 쉽다.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음식물이 세균에 오염돼 콜레라, 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과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각종 피부질환, 호흡기 알레르기질환도 호발한다. 냉방병도 빈번히 발생하며, 무거운 기압은 우울증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 장마철, 식중독·알레르기 주의

고온 다습한 장마철에 가장 주의해야 하는 질병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으로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음식에 들어 있는 특정 물질에 의해 설사, 복통,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는 식중독이다.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주변에 존재하던 식중독균이나 노로바이러스균 등이 지하수로 침투하거나 채소류로 옮겨질 수 있고, 수해가 발생하면 수돗물 공급 중단 등 위생 상태가 좋지 못해 배탈 설사 등 식중독 발생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장마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세균은 '포도상구균'으로, 주로 조리하는 사람의 상처 부위에 번식하다가 음식물을 통해 옮겨진다.

포상구균 자체는 끓이면 소멸되지만 균의 독소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다른 식중독에 비해 증상이 빨리 나타나 보통 1~6시간 내에 구역, 구토와 설사를 유발한다.

습기가 높고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적어지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쉽게 화를 내게 된다. 평소 우울증이 있다면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식욕저하,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초조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여름철 우울증은 겨울철에 비해 자살과 자해 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조량이 감소하면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어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나면서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발해 침울한 기분이 든다. 기분 전환을 위해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잠시 보일러를 가동해 집안의 다습하고 냉한 기운을 없애주는 것이 좋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장마철에는 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 등도 악화된다. 높은 습도가 알레르기 질환의 주된 원인인 곰팡이, 집먼지 진드기의 번식을 부추기고 기침, 콧물을 유발해 불쾌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집먼지 진드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공청소기로 집안을 청소하고 침구 옷 커튼 등은 빨래할 때 뜨거운 물에 삶는 것이 좋다. 천식이 있으면 아침, 저녁으로 한 번씩 기관지 확장제나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흡인하는 게 좋다.

◇ 적정습도 유지로 질병 예방

여름철 실내 적정습도는 40~60%정도다. 습도가 이보다 높을 경우 냉방기 사용량이 증가하고 질환의 원인이 되는 세균, 곰팡이의 범식이 쉬운 환경이 되기 때문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으로 자주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햇볕이 날때는 이부자리나 부엌용품을 햇볕에 잘 말려주는 것이 좋으며, 궂은 날씨가 계속될 경우 보일러를 켜거나 전기장판을 활용해 눅눅한 옷가지나 이부자리를 말리는 것이 좋다. 또 옷장이나 장롱에는 방습제와 방충제를 넣어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