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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터놓고 얘기합시다]"다단계 유혹에 빠져 빚더미"…회생 통해 탈출 "행복"지인에 속아 9천만원 카드빚 투자...재기 몸부림中

A씨(여)는 곧 50세가 된다. 오래 전에 이혼을 하고 혼자서 아들을 키웠다. 최근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 개시결정을 받아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그녀는 변제계획에 따라 채무를 상환하고 있다. 성년인 아들은 집안의 빚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 졸업은 기약할 수 없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다단계에 빠진 자신의 잘못"이라며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떨궜다.

“이제 매달 변제금 내고 나면 36만원으로 매달 생활해야 돼요”라며 막막한 마음을 전했다. 당초 그녀의 총 채무액은 9600여만원이었다. 50세를 바라보는 여성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지인의 권유로 다단계사업에 투자한 게 문제였어요”라는 말로 그녀의 하소연은 시작됐다.

“처음에 제가 투자한 사업이 다단계인 줄 몰랐죠. 통신관련 사업이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참여해서 사업이 확장되면 비상장인 회사의 주식 가치가 높아진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식이 쌀 때 투자를 하고 주식을 사 놓았다가, 비쌀 때 파는 ‘수익성 높은 사업’이라는 말에 현혹이 됐어요" 당시 투자한 회사의 주식은 주당 3만원이었는데 2개월 뒤가 되면 주당 10만원으로 뛴다고 말에 넘어갔다. 그러나 지금 이 회사의 주식은 장외에서 1천~2천원에 불과한 실정.

이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2년마다 직장을 옮겨야 되는 상황도 불안했고 혼자 사는 여성으로서, 무엇인가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어야 안심될 것같았다.

“제가 직장생활을 오래하면서 다행히 신용이 높았어요. 그래서 카드 한도도 높아 카드론을 6천만원 받았다. 그리고 약 3천만원은 어머니에게 빌렸어요” A씨는 이렇게 총 9천만원을 투자하고 다단계 회사의 주식을 받았다.

이 회사를 소개시켜 준 지인은 회사로부터 소개 대가로 수당을 받았다고 한다. 이상한 것은 사업 내용이 담긴 투자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와 보니 그게 수법인 것 같아요.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그 다단계회사에 소송을 했는데, 모두 패소했어요. 법원에서는 투자한 것이 아니라 회사 주식을 산 것에 불과하다는 거에요.” 투자금은 회수할 여지가 있지만, 주식매매는 취소할 수 없다는 것.

A씨는 다른 사람들이 소송에서 패소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들었다. “저는 돈이 없어서 소송할 여력이 없었어요. 청와대 신문고에 민원을 넣었다가 사람들이 패소하는 것을 보고 후환이 두려워 민원도 그냥 취소해 버렸어요” 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예상하던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서, 생활비가 부족해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그녀가 소지한 카드는 모두 5개. 카드현금서비의 결제일에 다른 카드의 현금서비스를 받는 소위 `돌려막기`가 시작됐다. 현금서비스의 결재금액은 매월 눈덩이처럼 불어나 연체에 빠졌다.

“연체되고 몇 일 뒤 카드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집으로 찾아오겠다는 거에요. 얼마나 가슴이 뛰고 무서웠던지 몰라요”

A씨는 지속적인 추심전화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개인회생을 하면 추심이 금지된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직장을 다니지 않으면 신청이 안 된다는 것에요. 그래서 급하게 직장을 구했는데 다행히 바로 취직이 돼서 연체 시작후 한달 만에 개인회생을 신청하게 되었어요”

A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매월 54만원씩 총 60개월(5년)을 납부하는 변제계획안을 제출하고 법원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그녀의 월급은 140만원. 법원에서 인정해 준 생활비는 86만원이고 나머지를 매달 변제한다. 86만원의 생활비에서 월세 50만원을 내고 남는 돈은 36만원. 이 돈을 가지고 한달 동안 생활해야한다.

▲ <출처=뉴시스>

"다단계사업에 투자는 매우 위험..만일 대비해서 녹취해둬야"

전문가들은 이런 투자에 대해 위험성을 경고한다. 일반적으로 다단계 사업구조는 사람을 매개로 해서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고 “수당‘ 명목의 거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지인의 소개로 발을 들여 놓는 일이 많은데, 수익구조가 복잡해서 소개해 준 지인도 사실은 사업구조를 잘 모르고 권유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다단계가 모두 불법은 아니지만 수익구조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없고 장황한 설명만 늘어놓는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법무법인 대율 안창현 대표변호사는 “다단계 사업의 경우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린다고 홍보하지만 실제 상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권유하는 상품의 내용과 수익성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다단계사업의 경우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이 필요한데, 특히 불특정다수인로부터 돈을 모아서 투자수익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유사수신행위로서 해당 업체가 등록이나 신고된 업체인지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 설명했다.

다단계 사업자는 많은 분쟁을 예상해서 교묘하게 대비책을 세워둔다. 사례와 같이 다단계투자를 권유하고도 외형상 주식투자를 하는 것처럼 꾸민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것도 아무 가치도 없는 주식을.

안 변호사는 "다단계를 홍보하는 업체는 다이아몬드 구조를 이루게 하면서 하부구조 사람들의 자금을 최대한 많이 거두어 들이는데, 실질적으로 사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장래 분쟁을 예상해서 투자권유발언을 녹취해두면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라고 말했다.

카드돌려막기는 사실상 "파산상태"로 인식해야

내가 파산상태 일까? 또 그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채무를 일부 변제하는 개인회생 조건도 파산상태의 일종이다. 법원에 의해 상환조건과 기간을 채권자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조정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카드 돌려막기`는 파산상태에 직면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연체상태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파산은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금융전문가들은 금융소비자가 카드를 돌려막는 상황이 도래했을 때, 더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상환을 할 수 있는 상황(대환)이 아니라면, 채무조정전문가들로부터 개인워크아웃, 개인회생, 파산 등 강제적인 채무조정절차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개인워크아웃은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절차다. 총 채무를 최장 10년(120개월)로 나누어 분할 상환하게 해준다. 상환기간이 길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신청과 동시 극심한 독촉에서 벗어날 수 있다. 채무가 상대적으로 적다면 월 상환금이 부담스럽지 않아 장점이다. 소득의 증빙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카드를 돌려막는 상황에서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신청이 가능할까?

신용회복위원회의 김유리 선임조사역은 “카드를 돌려막기 하는 상황은 워크아웃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의외에 답변을 전한다. 카드 돌려막는 상황 그 자체는 연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연체가 아니면 워크아웃은 물론 프리워크아웃의 대상자가 아니라는 것.

일반워크아웃은 최소 연체일수가 90일(약 3개월)이 지나야 한다는 것이 신청의 조건이다 프리워크아웃은 연체일수가 30일이 넘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워크아웃은 이자가 감면되는 반면 프리워크아웃은 이자감면이 없다.

일정기간 연체가 발생해야 워크아웃 신청이 가능하므로, 이 기간동안 극심한 독촉과 추심을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김 조사역은 "여러 개의 카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아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면 `사실상 연체` 상태에 있으나 형식적으로는 연체가 아닌 것"이라면서 "이 사례처럼 더 채무를 늘리지 말고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연체 없어도 개인회생(파산)신청 가능하다.

그렇다면 김 조사역의 말처럼 연체 사실이 없어도 개인회생이나 파산신청을 할 수 있는 걸까? 지속적인 돌려막기를 하면서 채무가 늘어나는데도 개인회생신청을 주저하는 것은 돌려막기가 파산상태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채무자회생법(통합도산법)은 개인회생 신청 조건으로 `파산의 염려`라는 표현을 쓴다. 파산의 가능성이 있으면 신청의 자격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카드돌려막기`는 이처럼 `파산의 염려`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파산법률전문가들은 금융소비자들이 카드를 돌려막는 상황을 파산상태로 보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한다. '실질적으로 채무를 지속적으로 상환할 수 없을 때'는 파산상태로 인식하고, 법원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것이 더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결정이라고 말한다.

윤준석 변호사(김, 박법률사무소)는 “개인회생은 연체전이라도 신청이 가능하다. 오히려 연체후 극심한 독촉으로 고통을 받은 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것보다 사전에 개인회생을 신청해 독촉에서 해방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법원이 채권자들에게 독촉금지명령을 내린다.

다만, 개인회생신청에 있어서 소득증빙은 절대적이다. 워크아웃과 다른 점이다. 직장이 없으면 직장에서 월급을 받아야 신청이 가능하다.

윤 변호사는 “개인회생제도는 월소득에서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채무상환을 해야 하는 제도다. 소득이 많거나, 제외할 생계비가 적으면 그만큼 월 변제금을 많이 납부해야 한다”며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고 해서 변제금 부담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글의 실제 사례자인 A씨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개인회생신청으로 우선 극심한 독촉을 받지 않아서 심리적으로 매우 안정이 됐다”면서도 부족한 생활비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내 잘못 아니겠냐, 법원의 결정이니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체념하듯 말했다. 휴학중에 직장을 다니는 아들이 생계비를 일부 보조하고 있다.

이 경우처럼, 채무자들은 채무조정에 앞서 스스로 절망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터 놓고 전문가에게 얘기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해법이 없다며 주저앉으면 안된다. 혼자 고민하기보다 조언해줄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현명한 극복 방법의 첫출발점이다. 무료로 조언하는 전문가도 있다.

<빚으로 고통을 겪고 계신 분은 제보나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고민을 나누며 좋은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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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정 기자  |  lawyang@econovill.com  |  승인 2017.02.18  12: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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