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들의 소화관에서 발견되는 효모 피키아(Pichia)가 소아천식 발병의 원인일 수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의 미생물학자들이 에콰도르의 신생아들에게서 발견한 효모 피키아가 어린 시절에 천식이 발생할 것을 예측하는 중요한 표지자가 될 수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유렉알러트(EurekAlert)가 보도했다.

브렛 핀레이(Brett Finlay) UBC 교수는 “피키아라고 불리는 이 효모를 가진 어린이들은 천식 발병 위험이 훨씬 더 컸다”며 “이 연구는 효모와 천식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 첫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에콰도르의 시골 마을에 있는 100명의 어린이들의 배설물 샘플과 건강 정보를 사용해 실험을 이어갔다. 그 결과 피키아가 소아천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세균(bacteria)은 천식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천식과 더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것은 효모(yeast) 피키아였다.

핀레이 교수는 천식의 위험과 에콰도르 어린이들을 둘러싼 환경의 청결도도 서로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깨끗한 물을 섭취한 사람들은 천식 발병률이 훨씬 높았는데 이는 유익한 미생물을 빼앗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깨끗한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약간의 먼지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후 연구에서 캐나다 샘플을 재검토해 유아의 내장에서 피키아의 존재를 찾을 예정이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사이언스(Science)를 발간하는 미국과학발전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AAS)의 2017년 연차대회에서 발표됐다.

한국 소아청소년 부담 질병 1위 ‘천식’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이 폐 속에 있는 기관지까지 침범해 자극에 예민해져 기침, 가슴답답함 등의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공기가 흐르는 길이 알레르기 염증 반응으로 인해 점막이 부어오르고 기도근육 경련을 일으킨다. 때로는 심한 발작으로 호흡이 곤란할 때가 있는데 이때 환자는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실제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천식은 소아청소년에 큰 부담이다. 천식은 소아청소년기에 잦은 재발과 증상악화로 병원 입원률을 증가시키고 학교 결석일수를 늘려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청소년 건강행태온라인조사 의사진단율 및 결석률 추이(자료: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2012)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우리나라의 0세~9세의 소아들은 천식으로 인해 가장 많이 장애를 겪거나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0세~9세의 천식 질병부담(Disability Adjusted Life Year, 인구집단에서 특정 질환으로 인한 장애와 사망으로 손실된 수명을 합산한 수치) 수치는 4379로 78.4%를 차지했다.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따르면 2012년 천식으로 인한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결석률은 23.4%였다.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인 알레르기비염의 결석률 9.1%와 아토피피부염의 결석률 7.2% 보다 높은 수치다.

원인 물질 다양…방치시 증상 악화, 빠르게 병원 찾아야

소아천식을 유발하는 특정한 물질은 현재로선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아토피 관련 유전자 등 유전인자와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스트레스 등 환경인자 등 다양한 요인이 증상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므로 재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양송이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대부분의 부모는 유아기의 아토피피부염이나 식품알레르기가 성인이 돼 알레르기비염이나 천식과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레르기는 방치하면 지속되고 다른 알레르기질환으로 진행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송이 교수는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질환은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치료 도중에 포기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불치병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약물과 환경관리 등을 통해 조절될 수 있고 면역 치료 등의 방법으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며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