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말과 비슷해서 같은 차라도 누가 다루느냐에 따라서 그 성능과 연비, 스타일이 달라질 수 있다. 하물며 페라리의 대항마로 고안된 람보르기니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 람보르기니 아카데미아 트랙 프로그램. 출처=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의 모터스포츠 부서인 스콰드라 코르세(Squadra Corse)에서 매년 개최하는 람보르기니 아카데미아(Lamborghini Accademia)는 람보르기니에 걸맞은 운전 스킬과 애티튜드를 익힐 수 있는 람보르기니 스타일의 드라이빙 스쿨이다. 람보르기니 오너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람보르기니 팬들을 위한 개방형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흥미로운데, 실제로 참가자들은 스콰드라 코르세 모터스포츠 프로그램의 드라이버와 인스트럭터의 노하우를 배우면서 람보르기니의 슈퍼 스포츠카를 체험할 수 있다. 심지어 눈길과 빙판 위에서 따끈따끈한 신상인 아벤타도르 S의 혁신적인 기술들을 직접 테스트해볼 수도 있다. 여기에는 최대 740마력에 이르는 엔진 출력부터 사륜 스티어링 시스템,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차량 세팅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새로운 EGO 모드가 다 포함된다. 또한 ‘리비뇨에서의 2시간(12 Hours of Livigno)’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조명이 설치된 트랙에서 특별한 야간 드라이빙을 즐길 수도 있다.

 

▲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열린 윈터 아카데미아. 출처=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2017 람보르기니 아카데미아는 안전하면서도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꿈꾸는 드라이버들을 위해 새 코스를 추가하고 최신작인 아벤타도르 S 테스트 드라이브 등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진행된 윈터 아카데미아에서는 빙판 위에서 신형 아벤타도르 S를 경험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로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코스는 국제 대회용 서킷인 벨기에 스파프랑코르샹(Spa-Francorchamps), 이탈리아 무겔로(Mugello), 아랍에미리트의 야스 마리나(Yas Marina) 서킷 등이다.
2017년 3월, 람보르기니 아카데미아 트랙 프로그램은 호주 필립 아일랜드 레이싱 서킷(Phillip Island racing circuit)에서 시작되는데, 물론 이곳에서도 아벤타도르 S를 만나볼 수 있다. 4월에는 벨기에의 스파프랑코르샹으로 무대를 바꾼다. 스파프랑코르샹은 벨기에를 대표하는 F1 트랙으로 매년 람보르기니 원메이크 레이스인 슈퍼 트로페오 시리와 GT3의 최강자들이 참가하는 토탈 24 아워스(Total 24 Hours)가 열리는 ‘성지’이기도 하다. 참가자들은 7km가 넘는 아르덴 숲 트랙을 따라 람보르기니 우라칸과 아벤타도르 S 등을 몰아볼 수 있고, 스파프랑코르샹 서킷에서 악명 높은 커브인 오루즈/라디옹부터 레꽁브, 블랑시몽에 이르는 구간에서 짜릿한 전율을 느낄 것이다. 7월에는 새로 추가된 이탈리아 투스카니에 위치한 무겔로 서킷으로 무대를 옮긴다. 무겔로 서킷은 수시로 바뀌는 고도와 날렵한 턴 구간이 많다. 참가자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트랙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에서 우라칸과 아벤타도르 S를 타고 다이나믹하고 짜릿한 로드 환경에서 자신의 드라이빙 스킬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또한 디자인, 건축, 음식과 와인 등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이탈리아 감성은 전세계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또 하나의 큰 즐거움이다.
9월부터는 두 달간 중국의 상하이 레이스 트랙(Shanghai race track), 미국 텍사스의 서킷 오브 디 아메리카(Circuit of the Americas), 그리고 네바다에 위치한 라스베이거스 모터 스피드웨이(Las Vegas Motor Speedway)로 이동한다. 라스베이거스 트랙은 올해로 3년 연속 필로타 람보르기니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무대로 선정됐다. 필로타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람보르기니 아카데미아의 최상급 코스로 세계 대회 진출을 꿈꾸는 드라이버들을 위해 고안됐다. 참가자들은 람보르기니 스콰드라 코르세의 전문레이싱 드라이버들의 감독 하에 주말 동안 우라칸 슈퍼 트로페오 레이싱카의 휠 끝에서부터 전해지는 진정한 레이싱을 만끽할 수 있다. 올해의 람보르기니 아카데미아는 12월 아부다비에서 막을 내린다. 독특한 F1 서킷으로 알려진 야스 마리나가 새로운 피날레 무대로 정해진 셈인데 얼마 전인 2월 9일, 이곳에서 새로 도입된 중동 슈퍼 트로페오의 첫 번째 레이스가 진행된 바 있다.

컴퓨터 부팅하듯이 시동을 걸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더니 결국 여러 가지 우려가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이미 어떤 사람이 운전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눈치다. 전기차가 CES의 주인공이 된 지 오래고, 각국의 모터쇼는 친환경 아이디어의 전장으로 바뀌었다. 당장 오는 3월에 열리는 서울모터쇼에서 가장 주목 받는 차도 네이버의 자율주행차인 것 같다. 하지만 누가 어떤 운전을 하느냐는 여전히 핵심 사안이고 흥미진진한 관점이다. 적어도 차고에 있는 차가 람보르기니인 사람이라면 이 말에 기꺼이 동의할 것이다.  

 

[참고]

2017 람보르기니 아카데미아 일정

2월: 윈터 아카데미아 리비뇨(이탈리아)
3월: 트랙 아카데미아 필립 아일랜드(호주)
4월: 트랙 아카데미아 스파프랑코르샹(벨기에)
6월: 트랙 아카데미아 스즈카(일본)
7월: 트랙 아카데미아 무겔로(이탈리아)
9월: 트랙 아카데미아 상하이(중국)
10월: 트랙 아카데미아 라스베이거스(미국)
10월: 필로타 람보르기니 라스베이거스(미국)
12월: 트랙 아카데미아 야스 마리나(U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