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는 손님은 왕이란 말을 가장 잘 실천하는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일 것이다. 그 이유가 이미 충분히 럭셔리하고, 충분히 특별한 차를 만들기 때문만은 아니다. 롤스로이스는 남과 다른 나만의 것을 갖고자 하는 부호들의 니즈를 이해하고 차에 기꺼이 반영한다. 롤스로이스의 비스포크(주문 제작) 시스템은 외장 페인트만 해도 4만4천 가지 선택이 가능할 정도다. 여기에 나무 장식이나 가죽 스타일 등의 조합이 더해져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롤스로이스를 만드는 셈. 글로브박스의 담배 케이스, 샴페인 저장소, 가방 등 안전을 해치지 않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벚꽃으로 수놓은 실크로 천장을 꾸미기도 하고, 직접 만든 나침반을 넣기도 한다. 한 고객이 환희의 여신상에 조명을 넣어달라는 요청까지 기어이 들어주었다.

 

 
▲ 순금 장식의 팬텀 2대를 포함한 스티븐 헝의 컬렉션. 출처=롤스로이스모터카

놀라기는 아직 이르다. 고객이 원하면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팀은 금과 다이아몬드까지 모두 다 동원한다. 얼마 전 롤스로이스모터카에서는 팬텀 30대를 한 번에 주문한 홍콩 기업가 스티븐 헝의 컬렉션 중 2대를 순금 장식의 팬텀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 팬텀은 홍콩 마카오에 있는 럭셔리 호텔 더 써틴(The 13)의 VIP 의전용으로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비싼 모델로 이름을 올린 이 두 대의 팬텀은 내외부가 24K 금으로 장식된다. 금빛 판테온 그릴 위에도 24K 금으로 만든 환희의 여신상이 자리한다. 롤스로이스 배지도 24K금으로 추가 도금한다. 유약으로 마무리한 RR 엠블럼 주변은 다이아몬드 336개를 세팅해 장식한다.

 

 
▲ 다이아몬드 가루를 두른 롤스로이스 고스트 엘레강스. 출처=롤스로이스모터카

롤스로이스모터카는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자신들의 비스포크 역량을 총동원한 모델 롤스로이스 고스트 엘레강스를 출품했다. 고스트 엘레강스 역시 한 고객의 특별한 비전을 담은 모델로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팀이 1천여 개의 다이아몬드를 가루 형태로 파쇄해 만든 페인트로 도색했다. '다이아몬드 스타더스트(Diamond Stardust)'라 명명된 이 컬러는 지금까지 롤스로이스 차체에 적용된 가장 비싼 재질로 기록될 전망이다. 롤스로이스 본사의 도색 전문 팀은 완벽한 다이아몬드 가루를 만들기 위해 실로 고심을 거듭했다. 고배율 현미경을 통해 테스트를 거친 다이아몬드들은 훨씬 더 고운 다이아몬드 가루가 되어 페인트에 첨가되었다. 윤을 내는 과정에서는 다이아몬드 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추가 래커층을 씌우는 등 단지 도색에만 이틀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단 한 대만 제작된 고스트 엘레강스는 장인이 다람쥐털 붓을 사용해 무젤로 레드(Mugello Red)와 블랙 컬러로 트윈 코치라인(차량 후미의 코치도어를 지나 선미까지 횡으로 가로지르는 두 줄의 선 )을 직접 그려 넣었다. 이 무젤로 레드 컬러는 고스트 엘레강스 전반에 걸쳐 적용되었다. 뒷좌석은 셀비 그레이(Selby Grey) 컬러의 부드러운 가죽과 무젤로 레드 컬러로 스티칭과 파이핑 처리를 한 라운지 시트(뒷좌석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둥글게 모여 있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트 형태)가 자리한다. 뒷좌석 포켓 부위는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인 타탄 무늬를 검은색과 회색, 붉은색을 조합해 넣었다. 안락한 인테리어의 대미는 밤 하늘의 빛나는 별을 수놓은 듯한 천장의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가 장식한다.

 

▲ 출처=롤스로이스모터카

롤스로이스의 이러한 맞춤 서비스 전략은 럭셔리 마켓에서 교과서로 통한다. 가장 까다롭고 정확한 취향을 지닌 고객이 많은 국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4,011대의 롤스로이스가 팔렸다. 이는 브랜드 역사상 두 번째로 높고, 전년 대비 6%가 증가한 수치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한국 시장은 볼륨 면에서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이나 일본에 미치지 못하지만 70%를 상회하는 판매 성장률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롤스로이스모터카가 최근 아시아 최초이자 두 번째 글로벌 스튜디오를 인천에 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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