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믹스(Lumix) GH5가 카메라 시장 트렌드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4K UHD 60p(프로그레시브)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미러리스 카메라는 없었습니다. 이 제품의 출시로 무언가 새로운 시각 표현의 기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지 와타나베(Shinji Watanabe) 파나소닉 본사 렌즈 상품기획자가 그랬다. 파나소닉의 새로운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루믹스 GH5와 함께 한국을 찾은 그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GH5는 영상촬영에 있어 그 어떤 미러리스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카메라이니까.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프로 비디오그래퍼 위한 미러리스 카메라

GH4 출시 이후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3년 만에 찾아온 시리즈 신작 GH5는 훨씬 강력한 기능으로 무장하고 다시 찾아왔다. 파나소닉은 GH4 유저들이 남긴 피드백을 신작에 대폭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발했다. ISO 감도, AF 트래킹 성능, 바디 손떨림 보정 기능을 보강했으며 SD 카드 슬롯도 2개로 늘렸다.

핵심은 영상촬영 퍼포먼스다. GH5는 미러리스 카메라 중 유일하게 4K UHD 60p 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이는 풀 HD 해상도보다 4배 많은 화소와 기존 30p보다 2배 많은 장면으로 이뤄진 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강력한 영상촬영 기능으로 관심을 모았던 GH4의 경우 최대 4K 30p 촬영을 지원한 바 있다.

▲ 루믹스 GH5. 출처=파나소닉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4K 60p 영상촬영 기능이 타사에서는 기술적으로 쉽게 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발열 설계에 있어 타사에선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우린 4K 60p 영상 촬영시 발생하는 발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집중 연구했죠.” 와타나베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GH5는 다양한 전문 영상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4K 영상 촬영시 안정적으로 화면을 움직이고, 확대할 수 있는 라이브 크롭핑 모드를 제공한다. 크리에이티브 동영상 촬영 모드를 이용하면 하이라이트·초점 이동·저속 및 고속 효과 등 미세설정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다. 상업용 비디오 카메라 수준인 4:2:2 10비트 고품질 영상 녹화 기능까지 갖췄다.

정지화상 연속촬영 성능도 우수하다. 1800만화소에서 초당 30매, 800만 화소에서 초당 60매 연속촬영이 가능하다. 최고 수준의 연속촬영 능력을 자랑하는 셈이다. 일부 루믹스 카메라와 같이 촬영 이후에 초점과 심도를 변경하는 기능도 지원하다. 본체엔 5개 방향으로 동작하는 흔들림 보정 기능을 넣었다. 렌즈의 흔들림 보정 기능과 함께 사용해 흔들림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AF(자동초점) 기능도 대폭 개선됐다. GH5는 피사체와의 거리를 순간 계산해 초점을 맞추는 공간인식 자동 초점을 지원한다. 초점을 맞추는 속도는 0.05초 수준으로 빠르다. 빛이 거의 없는 곳에서도 초점을 잡을 수 있으며 225개 초점 포인트로 화면 중앙과 구석 어느 곳이든 초점을 맞춘다.

GH5는 어떤 유저를 위한 제품일까? “일단은 프로 비디오그래퍼입니다. 4K 촬영은 물론 다양한 렌즈를 활용해 얕은 심도의 영상을 표현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 하이브리드 포토그래퍼들도 주요 타깃입니다. 최근 추세가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촬영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지화상뿐만 아니라 영상촬영까지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GH5가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좋은 카메라의 조건은 '신뢰감'

파나소닉은 루믹스 라인업을 차분히 확대해나가고 있다. 입문자부터 프로 영역을 아우르는 제품까지도 선보이는 모습이다. 특히 라인업 중에서 ‘흑역사’라고 부를 만한 제품이 없다. “우린 유저 의견을 확실히 듣고, 그걸 상품에 반영하는 걸 제품 개발의 기본철칙으로 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작이 없다고 분석됩니다.”

와타나베가 가장 아끼는 루믹스 카메라는 따로 있다. GM1이라는 제품인데, 현존 미러리스 카메라 중 가장 작은 제품이다. 그러면서도 성능은 다른 카메라 부럽지 않다. 오직 미러리스 카메라이기 때문에 실현할 수 있는 최대 장점을 살렸다는 점을 높이 샀다. 렌즈 중엔 루믹스와 호환되는 ‘라이카 DG VARIO-ELMAR 100~400mm F4.0~6.3’을 가장 아낀다고 했다. 마이크로포서드 마운트에서는 드문 고성능 망원줌렌즈다.

GH5와 GM1의 공통점은 마이크로포서드 마운트를 채택한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점이다. 와타나베에 따르면 DSLR이나 컴팩트 카메라 시장이 줄어들고 있지만 미러리스 수요는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컴팩트 카메라의 기동력에 DSLR을 넘보는 성능을 모두 갖춘 덕분이다. 다만 여러 브랜드가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경쟁의 시대에 루믹스만의 정체성과 전략은 무얼까. 와타나베가 이에 답했다. “루믹스는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사진 문화를 창조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미러리스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유저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겁니다. 또한 뛰어난 영상촬영 기능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죠.”

그는 마지막으로 ‘좋은 카메라’의 조건에 대해 논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카메라와 유저 사이에서 신뢰감을 주는 제품이 좋은 카메라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찍고 싶은 사진을 카메라 때문에 찍을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겠죠. '좋은 카메라'는 매번 가지고 다니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과 내구성도 갖춰야겠고요.” 앞으로도 그는 '좋은 카메라' 개발에 몰두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