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인생 명예를 건 리뷰배틀이 시작된다. 소셜커머스앱 데스매치 승자는?

 

위메프 “승부는 디테일의 차이에서 나는 법” -박정훈 기자

쿠팡이 소셜커머스에서 자리를 뜬(사실 큰 의미는 없지만) 뒤, 그간 2등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위메프와 티몬이 이제는 업계 1등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두 업체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전’을 진행하고 있지요.   

▲ 출처= 위메프

이러한 시점의 데스매치는 아주 적절하다고 봅니다. 이번 데스매치에서 우세하다고 판명나는 업체가 차기 소셜커머스 업계 1위라는 왕좌를 차지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그래서 모바일 시대이니만큼 두 업체의 앱을 다운받아서 사용하고 비교해봤습니다. 저는 살포시 위메프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일단, 이용자가 앱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이 있다는 가정으로 회원 가입을 하지 않은 상태로 위메프와 티몬 앱을 각각 다운받고 유저 인터페이스만 비교해 봤습니다. 꼼꼼하게 따져볼 결과 인터페이스로는 둘 간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습니다. 어떤 분류의 상품이라도 3단계를 넘지 않는 시도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구성이 잘 짜여있었습니다. 특가할인 정보의 노출부터 카테고리 구분까지 모바일 최적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일단 인터페이스는 무승부. 

단순히 아이쇼핑으로는 우열의 비교가 불가능 할 것 같아서 직접 물건을 구매해보기로 했습니다. 구매할 품목은 ‘아이폰 강화유리 필름’이었는데요. 여기에서 아주 미세하지만 위메프가 편의성에서 앞서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무엇이냐! ‘비회원 구매’의 유무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웬만큼 이름이 알려진 온라인 몰의 아이디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주 이용하는 곳이 아니면 아이디나 비밀번호 중 하나는 까먹는다는 겁니다. 제가 딱 그 상황이었죠. 맘에 드는 상품을 싼 가격으로 판매해서 사고 싶긴 한데 그렇다고 비밀번호 찾기를 하거나 새로 가입하는 건 뭔가 번거롭습니다. 그럴 때 비회원 구매는 참 요긴하게 쓰이는 방법인데요.

▲ 위메프 로그인 화면(왼쪽)과 티몬 로그인 화면(오른쪽). 출처= 각 사 앱

위메프에는 비회원 구매가 있었던 반면, 티몬에는 없었습니다. SNS 아이디로 대체해서 로그인을 하는 메뉴는 있었습니다만, 시도해 본 결과 로그인에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위메프에서 강화유리 필름을 구매했습니다. 물론 전체 서비스로 봤을 때 사실 이것은 전체 서비스에 비해 굉장히 미미한 부분일 수 있지만,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의 승부는 ‘디테일’에서 결정되는 겁니다. 그래서 위메프 승! 

▲ 위메프에는 있고 티몬에 없는 것? '제주 삼다수' 출처= 각 사 앱

한 가지 더 아주 소소하게 위메프가 티몬을 앞서는 점을 발견헀는데요. 제가 물건을 찾을 당시(3월 30일)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물품인 생수, 그중에서도 1위 브랜드인 <제주 삼다수>가 위메프에는 있는데 티몬에는 없었습니다. 아마 제조사와의 일시적인 딜 문제였겠지만요.      

 

티몬 "소비자를 고민하게 하지 마!" -조재성 기자

라이벌은 서로 닮는다고 하죠? 위메프와 티몬 역시도 비슷비슷합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훑어보면 이게 티몬인지 저게 위메프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죠. 이번 데스매치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 듭니다.

▲ 출처=티몬

마음을 다잡고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보입니다. 꼼꼼히 따져본 결과 사용성(Usability) 측면에서 티몬 손을 들어주게 되더군요. 일단 상단 메뉴를 봅시다. 티몬은 추천, 베스트, 슈퍼마트, 여행, 릴레이특가, 패션소호, 신상품 등 7가지로 구성됩니다. 위메프는 12개나 되죠. 홈, 베스트, 특가, 원더배송, 스타샵, 패션뷰티, 기획전, 신규상품, 비즈몰, 브랜드, 쿠폰·혜택, 지역·서비스 등입니다. 복잡하군요. 유저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사실 쇼핑 앱에서는 검색이 상당히 중요하죠. 유저는 사고 싶은 물건을 머릿속에 떠올린 채로 앱을 실행합니다. 검색창에 제품 키워드를 넣어 원하는 물건을 찾아가죠. 유저 편의를 돕는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은 두 앱 모두 지원합니다. 그런데 자동완성 방식이 차이가 있네요. 티몬이 추천 검색어를 추가로 띄워준다면 위메프는 기계적으로 그 키워드로 시작되는 여러 키워드를 보여주는 식입니다.

이해가 쉽지 않다고요? 키보드를 산다고 칩시다. 티몬 검색창에 ‘키보드’라고 적어봅니다. 아래쪽에 ‘기계식 키보드’, ‘블루투스 키보드’, ‘게이밍 키보드’ 등이 뜨네요. 제 마음이 읽혔다는 느낌이 듭니다. 반면 위메프에서는? ‘키보드마우스세트’, ‘키보드케이스’, ‘키보드마우스’, ‘키보드스티커’ 등이 차례로 뜨네요. 단순히 ‘키보드’로 시작하는 키워드를 늘어놓은 모양새입니다. 유용하지 않죠.

▲ '키보드' 키워드 검색결과 자동완성 기능 비교. 티몬(좌)과 위메프(우)가 차이를 보인다. 출처=직접 캡처

검색결과는요? 티몬은 인기도순으로, 위메프는 정확도순으로 상품을 배열해서 띄워줍니다. 그 결과 매력적인 제품이 티몬에 더 많다는 느낌을 받게 되죠. 소비자는 단순히 키보드라는 키워드에 정확히 부합하는 상품을 원하는 게 아닌 까닭이죠. 우린 잘 팔리고 인기 많은 키보드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상세검색 기능도 티몬이 더 상세하네요. 위메프는 배송혜택(원더배송이냐 무료배송이냐), 카테고리(가전·컴퓨터냐 태블릿이냐), 가격대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 티몬에서는 키보드 브랜드는 물론 기계식 키보드의 키스위치 축방식까지 지정 가능합니다. 갈축이냐 적축이냐 청축이냐를 고를 수 있다는 거죠. 기계식키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키스위치 유형에 정말 민감하죠. 티몬이 여기서도 마음을 알아줍니다.

이제 구매버튼을 눌러보죠. 위메프는 장바구니 담기와 즉시구매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일반 쇼핑몰과 다를 게 없는 구성이죠. 티몬의 경우 바로구매와 카트담기는 물론 ‘페이코 바로결제’ 버튼을 넣었습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 서비스입니다. 이걸 통해 최소한의 터치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역시 유저 편의를 고려한 부분입니다. 또한 티몬은 위메프와 달리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계정으로 손쉽게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 티몬은 자체 생필품 브랜드 '236:)'를 런칭했다. 출처=티몬

티몬의 최고 차별화 포인트 하나는 ‘슈퍼마트’의 존재입니다. 생필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채널이죠. 냉동·냉장식품은 물론 신선식품을 온라인 최저가보다 최대 1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티몬은 생활용품 전문 자체브랜드 ‘236:)’를 런칭해 슈퍼마트를 통해 판매합니다.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빼버린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 뛰어난 상품을 만나볼 수 있죠.

솔직히 온라인 소비자들은 같은 상품을 더 싸게 파는 쪽으로 향합니다. 같은 키보드를 위메프보다 티몬에서 싸다면 티몬을 이용하는 식입니다. 마우스가 위메프에서 더 싸다면 위메프를 이용하고요. 저도 이런 왔다갔다식 쇼핑을 해왔습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용성 측면에서 뛰어난 티몬에 더 손이 가더라고요. 별 고민 안 해도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절 이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