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인생 명예를 건 리뷰배틀이 시작된다. 모바일 야구게임 데스매치 승자는?

진짜야구 슬러거 for Kakao "야구의 본질 담았다" -김태환 기자

‘진짜야구 슬러거’는 우리나라 야구게임의 터줏대감입니다. 2007년 PC판으로 출시된 이후 무려 10년의 역사가 축적됐습니다. 무엇보다도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야구의 본질’을 정확히 담아냈습니다. 감히 야구게임의 정석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진짜야구 슬러거 게임 접속화면. 출처=게임화면 캡처

요즘 나오는 야구게임들은 화려한 3D그래픽을 자랑하죠. 하지만 슬러거는 자신만의 장점으로 리얼함을 200% 살려냈습니다. 슬러거는 ‘카툰렌더링’ 기법을 도입한 캐릭터를 선보였습니다. 선수들의 특징과 체형을 최대한 담아냈죠. 모바일버전에도 그대로 이식됐습니다. 특정선수의 타격폼, 투구폼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투수가 오른손을 쓰느냐, 왼손을 쓰느냐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 활용방법도 달라집니다. 특히 언더핸드 투수가 공을 던지면 실제 야구처럼 각도차이가 엄청납니다. 때문에 타격할 때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판단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같은 구질의 공을 반복해서 던지면 상대편 타자의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그냥 구위가 좋다고 한 가지 구종으로만 계속 던지다가는 역전홈런을 맞을 수도 있지요.

플레이 하는 도중에 들려오는 배경음 역시 매우 정겹습니다. KBO 야구단 각 구단별 응원멘트와 선수별 응원가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한화 홈경기에서 ‘최강한화’ 구호가 울려 퍼집니다. 롯데의 4번 타자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대~호! 대~호!’ 응원소리가 들립니다. 실제 경기장에 온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네요.

▲ 시뮬레이션을 할 때 다양한 시점에서 게임을 감상할 수 있다. 출처=게임화면 캡처

H2를 플레이 해봤습니다. 엔씨소프트가 만든 첫 야구게임이네요. 직접 개입해 플레이를 할 수 없네요. 치밀한 작전으로 승리하는 자신의 팀을 보면 즐겁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 자체가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요. 슬러거는 조작을 통해 역전이 가능하죠. 플레이어 스스로의 실력이 된다면 전력 차를 극복할 수 있어요. 시뮬레이션을 사용해서 자동으로 경기를 진행하더라도 중간에 ‘난입’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H2는 그게 안되죠. 결국 좋은 카드, 좋은 팀 구성이 되지 않으면 이길 수 없고, `현질`을 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아이돌 ‘레드벨벳’이 조언해주네요. 저도 남자이기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건 인정합니다. 아이린 예쁘네요. 하지만 이렇게 걸그룹을 모델로 채용한다는 사실 자체가 게임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또 가로화면이 아니라 세로화면이네요. 3D 영상으로 실감나는 경기를 감상해야 하는데 화면이 좁아요. 엔씨의 첫 야구게임이라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역시 걱정거리가 더 많은 느낌이네요. 야구의 본질을 제대로 담은 슬러거가 더 재밌어 보입니다.  

 

프로야구 H2 "상대 잘못 만났어요" -조재성 기자

2008년이 생각나네요. 그해 대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기숙사에 살았는데 그 시절 룸메이트 노트북 빌려서 하던 게임이 있었죠. 다름 아닌 ‘슬러거’였습니다. 제 노트북이 아니라서 자주는 못했지만 기회가 있을 땐 무조건 그 게임을 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다른 게임으로 눈을 돌렸죠. 슬러거라는 이름은 가슴속 어딘가에 파묻었어요. 저는 잊었지만 슬러거란 게임은 여전히 서비스되고 있더군요.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으니 장수게임이라 불러도 무방하겠습니다.

▲ 출처=엔씨소프트

작년엔 슬러거 모바일 버전이 나왔어요. 기존 슬러거만큼 인기를 끌진 못했습니다. 유저들은 이미 ‘컴투스프로야구’(컴프야)나 ‘이사만루’ 같은 인기 시리즈를 즐기고 있었죠. 올해엔 ‘진짜야구 슬러거 for Kakao’라는 이름으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땐 그랬지.’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고는 추억에 잠겼습니다. 다시 이렇게 슬러거를 하게 될 줄은 몰랐죠. 그래서 어땠냐고요? 안타깝게도 몇판 했더니 더 이상 손이 가지 않더군요. 로스터도 최신으로 바뀌고, 무엇보다 손바닥 안에서 즐길 수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근 10년 전에 했던 게임인데 새로울 게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추억은 추억으로 머물 때 가장 아름답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전 프로야구 팬이 아닙니다. 그래도 야구게임은 좋아하는 편이죠.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하면서 덩달아 야구게임 시즌도 시작됐습니다. 그럼 이사만루나 컴프야를 하고 있냐고요? 아닙니다. ‘프로야구 H2’가 제 선택입니다.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신작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죠.

▲ '프로야구 H2'는 우리팀 선수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데이터를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출처=게임화면 캡처
▲ '프로야구 H2'에서는 우리팀 소식이 담긴 가상 뉴스도 받아볼 수 있다. 출처=게임화면 캡처

H2는 ‘하는 게임’이 아니라 ‘보는 게임’에 가까워요. 타이밍 맞춰 방망이를 직접 휘두르고 게이지바를 보며 공을 던질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구단주 역할을 하며 팀을 꾸려가는 게임이기 때문이죠. 경기는 실제 중계방송 보는 기분으로 관전할 수 있어요. 축구게임으로 따지자면 ‘위닝일레븐’이나 ‘피파’ 시리즈가 아니라 ‘풋볼매니저’(FM)인 거죠.

사람들은 FM을 ‘악마의 게임’이라 부릅니다. 몰입감이 엄청나기 때문이죠. H2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금방 빠져들게 되더군요. FM이 홀로 즐기는 게임인 반면 H2는 다른 유저들과 같은 리그에 편성되는 시스템입니다. 경기는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실제 프로야구처럼 내가 신경을 쓰든 안 쓰든 경기가 진행된다는 겁니다. 신기한 시스템이죠.

게임에 접속하면 지난 경기 결과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제법 현실적인 3D 그래픽의 경기장면을 확인할 수 있죠. 경기에서 계속 진다면 라인업을 다시 편성하든지, 선수를 영입하든지, 훈련을 진행하는 식으로 대응하면 됩니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바쁜 직장인도 부담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어요. 열혈 야구 팬이지만 게임 조작에 미숙한 사람이더라도 H2를 즐기는 게 가능하고요. 승부예측 시스템이라든지 중간중간 등장하는 미니게임은 재미를 더해줍니다.

다시 슬러거 얘기를 해볼까요? 앱마켓에 달린 리뷰를 보면 공통된 의견이 있습니다.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다는 겁니다. 게임이 재미있어도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으면 유저는 다른 게임으로 눈을 돌리게 되죠. 제 생각엔 이사만루나 컴프야면 몰라도 슬러거는 H2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까요. 유저들이 올해는 어떤 야구게임 손을 들어줄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