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게임을 60분 남짓 해봤다. 빠져들지, 접을지를 판단하는 최소시간이다.

게임명: 스페셜포스 for Kakao / 서비스: 네시삼십삼분 / 개발: 드래곤플라이 / 플랫폼: 모바일 / 장르: 슈팅게임

▲ 출처=네시삼십삼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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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고 있던 이름이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스페셜포스’ 말이다. ‘서든어택’ 만큼이나 잘 알려진 토종 FPS(1인칭 슈팅게임)다. 이 게임이 모바일 버전으로 나왔다. 내 또래라면 ‘스페셜포스’를 한번쯤을 해봤을 거다. ‘다들 하는 게임’ 중 하나였으니까.

사실 서든어택을 더 많이 했다. 서든어택보다도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선호했다. 솔직히 스페셜포스만의 색깔이 잘 기억나질 않는다. 어쩌면 ‘스페셜포스 for Kakao’를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든 게임이든 원작 팬들이 후속작을 반긴 경우는 드물지 않았던가.

드래곤플라이 개발진에겐 2가지 핵심과제가 존재했을 거다. 하나는 모바일 FPS 한계론을 뛰어넘는 일이다. ‘FPS라는 인기 장르를 모바일 인터페이스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아직 이 난제를 시원스럽게 해결한 케이스가 없다.

두번째는 ‘IP(지식재산권) 가치 높이기’다. 모바일 스페셜포스는 IP 활용 게임이다. IP는 ‘제대로’ 활용해야 효과가 먹힌다. 반대 경우라면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고 만다. 개발진은 원작을 계승할지 재해석할지를 택해야 하는데, 어느 편이 흥행에 유리한지 묻는다면 ‘케바케’(Case by Case)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 '스페셜포스 for Kakao' 게임 플레이 장면. 제작=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원작 계승보단 재해석, 백발백중과 유사

드래곤플라이는 계승보단 재해석을 택했다. 원작 배경이 동시대인 반면 신작은 근미래 설정이다. 소형 전투 드론이나 거대 메카닉 보스가 등장해 이런 느낌을 강화해준다. 원작보다는 최근 출시된 온라인 FPS ‘아이언사이트’와 유사한 시대 설정이다.

본격적으로 게이밍에 돌입하면 차이가 더욱 선명해진다. 장르부터가 다르다. 원작이 1인칭 시점으로 전장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적과 교전을 벌이는 정통 FPS라면 신작은 TPS(3인칭 슈팅게임)와 FPS 결합형에 가깝다. 플레이 방식이 기존 스페셜포스보단 모바일 인기 슈팅게임 ‘백발백중 for Kakao’와 유사하다.

RPS(총싸움역할수행게임)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게임 진행이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와 상당히 비슷한 까닭이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얻은 보상으로 총기를 강화하고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중간중간에 강력한 보스가 등장한다. 칼을 휘두르고 화살을 쏘는 대신 총을 쏴댈 뿐이다. 모바일 RPG를 즐기는 감각으로 플레이하면 된다.

▲ '스페셜포스 for Kakao'에 등장하는 비행체. 출처=게임화면 캡처
▲ '스페셜포스 for Kakao' 전투 장면. 출처=게임화면 캡처
▲ '스페셜포스 for Kakao' 저격총 활용 모습. 출처=게임화면 캡처
▲ '스페셜포스 for Kakao' 전투 장면. 출처=게임화면 캡처

모바일 최적화를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PC 온라인 FPS를 모바일 플랫폼에 그대로 이식하다시피 한 게임들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걸 학습한 결과로 분석된다. FPS는 장르 특성상 정밀하고 기민한 컨트롤이 요구되는데 모바일 환경에선 이를 만족스럽게 구현하기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게임사들은 해법을 모색해왔다. 조준 보정과 같은 기능으로 컨트롤을 쉽게 하든지, 캐릭터 이동을 단순화·최소화하는 방식이 솔루션으로 등장했다. 드래곤플라이는 후자의 방법론을 선택했다. 구조물에 몸을 숨기는 걸 기본으로, 어느 방향 구조물로 이동해 몸을 숨길지를 원터치로 조작 가능하다. 오른쪽 방향키를 누르면 캐릭터가 오른쪽 구조물로 알아서 몸을 숨기는 식이다.

FPS 특유의 타격감은 포기하지 않았다. 휴대폰 진동을 활용해 총기 반동을 구현한 게 인상적이다. 돌격소총, 저격총, 기관총 등 여러 실존 무기가 등장하며, 총기마다 소리는 물론 진동까지 다르게 표현했다. 로켓포 같은 무기도 등장해 시원한 타격감을 보장해준다.

▲ '스페셜포스 for Kakao' 총기 획득 모습. 출처=게임화면 캡처
▲ '스페셜포스 for Kakao' 용병 관리 장면. 출처=게임화면 캡처

게임 모드도 다양하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스토리 모드’는 물론 ‘도전 모드’를 제공한다. 도전 모드에서는 실시간 PvP(유저간 대결)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사실 원작 핵심이 멀티플레이 아니었던가. 개인전과 3대 3 팀전 등을 즐길 수 있다. 향후 길드 대전 모드가 추가된다.

플레이 초반 상점에 들어가서는 실망했다. 구입 가능한 총기류가 극히 적었기 때문이다. 용병과 스킨 탭은 터치하면 “곧 좋은 상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다행히 총기 종류가 상점에 있는 게 전부는 아니었다. 보급품을 뽑아 랜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보급품 같은 랜덤박스(확률형 아이템)가 사행성을 조장한다며 비판받기도 하지만, 레벨업에 따라 직선적으로 상점에서 장비를 구입하는 것보다는 흥미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

 

정통 FPS 벗어나 장르 문턱 낮추다

나만 ‘백발백중’을 떠올린 건 아닌 듯싶다. 앱마켓에 올라온 유저 피드백을 보면 수차례 ‘백발백중’이 언급되는 걸 확인 가능하다. 이 게임이 제법 흥행한 모바일 총싸움게임이니 그 흥행법칙을 일정 부분 참고했다고 볼 수 있다. 게임 방식에 있어 디테일 차이는 있지만 큰 틀의 변화를 도모했다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

이동이 최소화된 TPS+FPS 노선을 택했다는 것에 유저 반응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원작과 같은 정통 FPS를 기대했던 유저들은 실망하는 눈치다. ‘내가 알던 스페셜포스가 아니군.’ RPG 요소를 더한 점도 기존 스페셜포스로부터 멀어지는 결정이지만 모바일 RPG 유저를 흡수하는 데엔 도움이 될 걸로 예상된다.

정리하자면 스페셜포스 for Kakao는 아직 자리잡지 못한 모바일 FPS로 정면승부를 하기보다는 모바일 유저들이 익숙하게 여길 요소를 적극 받아들여 진입 문턱을 낮추는 데 방점을 찍은 게임이다. 스페셜포스가 당장 흥행할지는 모르겠지만 모바일 TPS와 FPS 진영의 세가 넓어지면서 모바일 RPG에 맞서 좀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스페셜포스 for Kakao' 메인메뉴. 출처=게임화면 캡처
▲ '스페셜포스 for Kakao' 주인공 승리포즈. 출처=게임화면 캡처
▲ '스페셜포스 for Kakao' 게임 진행을 맡은 캐릭터. 출처=게임화면 캡처

아쉬운 점도 몇가지 보인다. 스토리 모드에서 급격하게 난이도가 높아지는 구간이 있다. 게임이 갑작스럽게 어려워질 경우 유저 머릿속에 2가지 생각이 들게 된다. ‘어렵네, 다른 게임이나 할까’라든지 ‘유료 아이템을 질러야 하나’와 같은. 어쨌거나 리스크가 큰 난이도 설정이다.

캐릭터의 매력이 떨어지는 감도 없지 않다. 향후 스킨이 추가되겠지만 현재 볼 수 있는 모습은 특징이 부족하다. 남성 캐릭터의 경우 너무나도 무난하며, 게임 진행을 설명해주는 여성 캐릭터는 어딘지 기괴하게 보인다.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소장가치가 느껴지는 멋진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줘야 하지 않을까.

이 게임 말고도 최근 모바일 총싸움게임이 갑자기 여럿 출시되고 있다. ‘애프터펄스’(안드로이드 버전), ‘탄:끝없는 전장’, ‘원티드 킬러 for Kakao’, ‘건파이 어드벤처’ 등등. 몇몇 게임이 모바일 RPG 진영과 외로운 싸움을 펼치던 구도가 끝장날 조짐이다. 아울러 앞서 언급한 게임들끼리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스페셜포스가 이름값을 지켜낼 수 있을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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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카메라 고르는 단순무식한(?) 방법

[데스매치: 스피커] 야마하 YAS-706 vs 소니 SRS-XB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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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60분] 원작보단 ‘백발백중’ 닮은 모바일 ‘스페셜포스’

[Pick] ‘나 지금 쏘고 싶어’ 추천 총싸움게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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