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인생 명예를 건 리뷰배틀이 시작된다. 냉동만두 데스매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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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만두 데스매치] 올반 짬뽕군만두 vs 비비고 왕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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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기자의 '올반 짬뽕군만두' vs 조재성 기자의 '비비고 왕교자'

올반 짬뽕군만두 “짬뽕맛과 만두의 조화, 이것은 혁신입니다" -박정훈 기자 

우리 주변에는 아예 안 먹으면 안 먹었지 한 개(?)만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잘 튀겨진 감자튀김, 피크닉의 필수요소 김밥,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가 있지요. 특히 자타공인 만두성애자인 저에게 어떤 만두가 더 맛있는 만두인가를 따지는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 중 누가 더 좋은지 묻는 것만큼 의미가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만, 콘셉트가 확실히 다른 2가지의 만두 제품을 접하니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각설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신세계푸드의 ‘야심작’ 올반 짬뽕군만두의 손을 들겠습니다. 물론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가 맛이 없다거나 품질이 떨어진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저는 이 세상의 모든 만두를 사랑하기에.

▲ 출처=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가 만두의 기본에 충실한 맛을 추구했다면, 신세계푸드의 짬뽕 군만두는 거부감이 없는 새로운 맛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그 방향성이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비비고 왕교자가 ‘왕맥(왕교자+맥주)’이라고 해서 맥주와의 조합을 강조하는 것도 소주 안주를 표방하는 짬뽕군만두와는 다른 점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비비고 왕교자는 확실히 국내 냉동만두 시장의 확장을 일궈낸 제품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알려질 만큼 알려져서 소비자들로부터 더 이상 출시 초기의 반응을 얻어내기는 어렵죠. 시기가 조금 지나버린 새로움, 혹은 이제는 많이 익숙해져버린 맛이랄까요.  

그러한 와중에 등장한 것이 올반 짬뽕 군만두입니다. 냉동만두와 짬뽕. 새로운 조합이죠. 짬뽕군만두는 왠지 ‘맥주가 더 어울리는 것 같은’ 만두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매콤한 짬뽕맛으로 소주 안주로써의 만두를 추구했다는 참신성도 높게 평가할 만 합니다. 제품을 직접 먹어보기 전에는 “에이, 콘셉트가 그렇겠지 만두에서 짬뽕맛이 어떻게 나겠어”라거나 “짬뽕맛이 난다고 해도 그게 만두랑 잘 어울리겠어?”라는 등의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짬뽕군만두에서는 짬뽕 특유의 매콤한 불맛이 납니다. 심지어 아주 잘 어울려요. 

짬뽕의 해물향이 나는 만두소의 육즙도 훌륭합니다. 그래서 만두를 한번 베어 물면 흘러나오는 육즙을 놓치지 않기 위해 ‘츄르릅’ 소리를 내면서 먹게 만듭니다. 매콤한 맛 때문에 진짜로 소주 한 잔이 생각나요. 저는 이 제품을 먹다가 진짜로 냉장고에 있는 소주 한 병을 꺼냈습니다. 제품명은 군만두를 표방하지만, 쪄서 먹어도 맛있습니다. 군만두 특유의 느끼함을 피하고 싶은 분이라면 쪄서 먹는 만두를 추천합니다. 쫄깃한 만두피와 짬뽕 육즙이 굉장히 잘 어우러지거든요. 

기존에 판매되는 만두 제품에서 식상함을 느껴 독특하면서 새로운 맛을 찾는 분들이 즐기시기에 짬뽕군만두는 안성맞춤입니다. 구워서 즐겨도 좋고, 쪄서 즐겨도 좋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조리해서 드셔도 소주 한잔이 ‘급’ 간절해지시리라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신세계푸드 올반 짬뽕군만두는 ‘만두 맛에서 혁신을 시도한 제품’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비비고 왕교자 "만두 맛집 가서 사먹는 맛" -조재성 기자

‘요리왕 비룡’이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어요. 어릴 때 봤으니 내용이 디테일하게 기억나진 않습니다. 아직까지도 생각나는 장면이 있긴 해요. 비룡이 만든 음식을 먹은 사람들 반응을 보여주는 장면이죠. 놀라 자빠지는 표정 뒤로 번쩍번쩍 번개가 칩니다. 충격적으로 맛있다는 걸 보여주는 연출이죠.

CJ제일제당에서 나온 비비고 냉동만두를 처음 먹어봤을 때 딱 그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입에 넣었을 때 제 마음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장면이라 생각했기에. 오버가 심하다고요? 단순히 끝내주게 맛있었기 때문에 놀랐던 건 아닙니다. ‘냉동만두’라고 하면 기대하는 맛 있잖아요? 그걸 완벽히 뛰어넘었죠. 만두 맛집이란 데 가서 사먹는 맛이랄까. 이제 마트 가면 그런 만두가 있다니. 특이점이 온 겁니다!

▲ 출처=CJ제일제당

저만 비비고 만두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소비자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어요. 냉동만두 시장 1등 브랜드가 됐습니다. 2등을 멀찍이 따돌린 1등이죠.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중 베스트셀러인 비비고 왕교자는 4월까지 누적매출이 500억원에 달합니다. 심지어 비비고 만두는 해외에서도 잘 팔립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시장 1위를 차지했죠. 현재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에 진출해 있습니다. 한류만두 인정?

비비고 만두 시리즈는 종류가 많습니다. 찐만두, 군만두, 물만두, 왕교자 등등. 그중에서도 왕교자를 가장 좋아합니다. 겉모습부터 잘빠졌어요. 귀한 음식을 진상한다는 의미로 바다의 인삼인 해삼 모양으로 빚어내던 ‘미만두’ 모습을 재현해낸 겁니다. 물결치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만두피 만듦새가 예사롭지 않아요. 겉만 번지르르한 게 아니라 속도 가득찼네요. 큼직하게 썬 국산 돼지고기, 담백한 두부, 향긋한 부추 등이 씹는 맛을 선사해줍니다.

비비고에 도전장을 낸 만두가 나왔다고 합니다. 신세계푸드 올반 짬뽕군만두가 그 주인공입니다. 먹다가 실수로 짬뽕 국물에 빠트린 군만두에서 영감을 얻은 것인지 호기심을 유발하는 조합이긴 하네요. 사실 요즘 돌연변이 같은 식품이 잔뜩 나오고 있어요. 회사들이 누가 더 신선하고 기묘한 조합을 만들어내는지 시합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죠. 예전 같으면 어르신들이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라”고 했을지도. 어쨌든 짬뽕군만두 역시 이런 흐름을 따라가는 하이브리드 식품입니다.

맛은 매콤해요. 불맛 나는 매운맛이죠. 이게 짬뽕맛인진 잘 모르겠어요. 뭐 세상 짬뽕은 다양할 테니까. 인정해요. 맛있습니다. 군만두라는 메뉴가 웬만하면 맛있을 수밖에 없죠. 비비고 왕교자랑 비교해보면 속은 좀 부실한 느낌이네요. 매운맛이니 분명 호불호가 갈릴 거고요. 가끔 야식 별미로 생각날 것 같긴 합니다. 별미는 주식이 될 수 없죠. 특이한 만큼 금방 질릴 여지가 있어요.

짬뽕군만두가 트렌드를 반영한 식품이라면 비비고 왕교자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코어(Core)에 집중한 만둡니다. 강아지로 치면 잡종이 아니라 순수혈통 느낌? 유행에 휘둘리지 않을 겁니다. 비비고 만두는 만두가 먹고 싶은 사람 곁에 ‘실패 없는 선택지’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폼은 일시적지만 클래스는 영원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