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마찬가지로 가젯(Gadget)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언제 시장에서 퇴출당할지 모를 일이니. MP3 플레이어, 카세트 테이프, 필름카메라 등이 그런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어느 날 그들이 모였다. 회동이라 하기엔 거창하고, 잡담을 나눴다. 모인 이유? 제법 무게감 있다. 미래 걱정 때문이다. 생존 문제인 셈이다. 카메라, 음향기기, 스마트폰 등 이미 사람들 일상에 파고든 가젯은 물론 가상현실(VR) 헤드셋이나 드론 같은 새로운 물건들도 모여 고민을 나눴다.

‘우리 미래는?’ 익명의 가젯들이 한마디씩 했다. 같은 제품군이라고 해도 고민의 결이 달랐다. 각기 다른 현실인식으로 다른 미래를 꿈꿨다. 아, 물론 이 기획은 현실에 기반해 가상으로 지어낸 얘기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히 똑똑한 기계들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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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투스 아웃도어 스피커 얼티밋이어스 원더붐. 출처=얼티밋이어스

Speaker: 좋은 소리 향한 욕망은 현재진행형. 패가망신의 지름길?

#익명의 초프리미엄 하이파이 오디오: 사실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엄청난 물리적인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기술에 감성적 터치가 없으면 간이 안 된 음식처럼 밋밋합니다. 스피커의 가치는 조율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조율을 잘해야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죠. 우리 같은 프리미엄 하이파이 오디오의 핵심은 조율입니다. 어떤 분야든지 프리미엄 라인업이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해요. 혁신의 최전선에 있는 거니까. 예민한 황금귀를 가진 사람들의 견제를 받으면서 이 분야가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견인해가는 역할을 하죠. 다만 요즘 사람들이 점점 좋은 소리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 소리를 청음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야 합니다.

#익명의 가성비 끝판왕 2.1채널 스피커: 좋은 소리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 인정합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스피커 소리를 비교분석해가면서 구매하지 않아요. 인터넷 쇼핑몰 상단 페이지에 있거나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선호하죠. 소리의 패배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좋은 소리를 내는 제품이 너무 비싸게 팔리면서 생긴 문제이기도 하죠. 사람들한테 ‘거품’이란 인식을 준 겁니다. 거품 때문에 과도한 기대치를 심어줬고, 결과적으로 ‘비싸도 크게 차이가 없네’ 식의 인식을 심어줬어요. 솔루션은 간단합니다. 거품을 없애고 최대한 좋은 소리를 내면서 그들에 다가가 우리 존재 이유를 들려줘야 합니다. 좋은 소리라는 가치를 유지하고 싶다면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확보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래야 ‘오디오 취미는 패가망신의 지름길’ 같은 소리 안 듣죠.

▲ 인공지능 스피커 SK텔레콤 누구. 출처=SK텔레콤

#익명의 트렌디 블루투스 스피커: 대세는 블루투스 스피커입니다. 오디오 브랜드들이 앞다퉈 블루투스 제품을 출시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죠. 유선 연결 없이 편리하게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편리하죠. 요즘 사람들의 니즈에 부합합니다. 중요한 화두가 하나 있죠. 블루투스와 유선 제품 사이의 음질 격차를 줄이는 것 말이에요. 우리가 이 부분에선 떨어지긴 합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따라잡아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시대가 흐르면서 사람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소리의 유형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요즘 사람들은 소리를 몰라!” 이런 식의 한탄만 하지 말고 무선이라는 트렌드에 올라타 요즘 사람들 귀를 사로잡는 최선의 조율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건 어떨지.

#익명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스피커: 스피커가 단순히 좋은 소리만 들려주면 끝인가요? 우리 잠재력이 거기서 멈춘다고 생각 안 해요. 최근 우리 같은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래 지향적이죠. 말귀를 알아듣고 유저와 상호작용합니다. 날씨도 알려주고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주기도 합니다. 스마트홈 컨트롤타워 역할도 해요. 집 안에 있는 사물인터넷 기능이 적용된 물건들과 사람 사이에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는 거죠.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린 더 똑똑해질 겁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겠다. 우리가 마니아를 위한 전유물로 남게 된다면 비전이 없다고 봅니다. 미래 어느 집에서든 중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야심을 품고 대비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프리미엄 스피커 골드문트 로고스 수카. 출처=골드문트

#익명의 번들 이어폰: 우릴 만든 스피커 회사들은 음향 기술에 있어선 독보적입니다. 그런 기술을 스피커 형태로만 구현해야 하는지는 의문이에요.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든지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게이밍 헤드셋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텐데 말이죠. 기술 변주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겁니다. 유연하게 변화에 적응해야죠. 특히 스피커는 일반적인 가정에서 층간소음 문제 때문에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워요.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죠. 음악 감상도 개인화가 트렌드입니다. 그러니 G사나 F사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기술력을 활용해 개인화된 음향기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네요. 되도록 합리적인 가격에 모두에게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방향이면 더 좋겠고요. 어떤 사람들이든 납득할 수 있는 우리의 미래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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