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개발자 중심의 커뮤니티들과 함께 스마트개발자협회는 SW산업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스마트개발자협회’란 단체가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한데 모아 SW 생태계 복원을 해보자는 취지로 지난 2월초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사단법인으로 창립됐다. 지난해 8월부터 준비에 나선 협회 설립에는 내로라하는 언더그라운드 개발자들이 뜻을 모았다.

국내 SW 생태계(에코시스템) 현실은 초라하고 옹색하다는데 뜻이 모아지고 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가져다 준 충격파의 후유증으로, 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SW 살리기’에 입을 맞추고 있다.

SW 개발자들 입장에서 이런 기류가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시큰둥하다. 선심성 구호에 지친 이들에게 실제 피부로 와 닿는 SW 지원은 국내의 경우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개발자협회(SDA. 회장 지영만 www. sda.re.kr)는 이런 척박한 국내 SW 현실에서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영만 협회장의 말.

“전문성을 지닌 SW 인력들이 언더그라운드에 있는데 왜 쓰이지 않을까에 착안, 커뮤니티 리더들과 얘기를 시작했다. 대기업 하청으로 전락한 SW 현실에서 이들을 제도권으로 끌어올려 부가가치를 높여보자고 생각했다.”

SW를 너무 좋아해 이 일을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하는 커뮤니티 개발자들에게 효과적인 개발 환경만 갖춰 준다면 부가가치 높은 창의적인 에코시스템 형성도 가능할 것이란 믿음이다.

이통사·제조사와 협업 경쟁력 강화
현재 개발자 커뮤니티(15만명), 프로젝트관리(PM) 커뮤니티(5천명), SW테스트커뮤니티(1만5천명), SW유저커뮤니티(115만명) 등 약 40여개의 커뮤니티가 협회와 뜻을 모았다. 특히 한 회사가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데 착안해 기획, PM, 개발, 테스트 및 마케팅과 사용자환경 평가까지 각 기능의 전문 커뮤니티들이 결합돼 지원하는 버추얼 컴퍼니 형태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이러한 기능은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라 불리며, 최근 융합화 하는 복잡화된 산업 환경에서 유효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SW 육성 및 상생 사례도 협회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협회 엄용국 사무국장은 “해외에서는 SW 대기업들이나 국가가 나서 커뮤니티 생태계 발전을 적극 지원한다”며 “반면 국내 대기업들은 내부에 모든 것을 구비하려 해 중기나 개인 개발자들 참여 공간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가령 스리랑카는 오픈소스 SW커뮤니티의 개발자를 자국 중심의 핵심인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오라클, HP, IBM, MS, 구글 등은 지원 프로젝트들을 통해 커뮤니티와 상생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솔루션을 확보해야 하므로 비용이 높아지는 고비용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협회 지적이다.

빅 플레이어들이 M&A 해주기를 바라며 문을 여는 미국의 신생 벤처들처럼, 우리도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을 키워주고 대기업에서 사주는 수평적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협회는 주문했다. 이 경우, 우수 개발자들이 비전을 가지고 뛰어드는 진정한 생태계가 육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목표로 협회는 향후 스마트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분야별 커뮤니티들을 잘 규합해 개발자 권익을 향상시키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 조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SW 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센터 구축 ▲개발자 및 커뮤니티 DB를 기초로 개발자 경력체계 개선 ▲개발자가 직접 참여하는 개발 프로젝트 발굴 및 직거래 마켓플레이스 사업 도입 ▲실리콘밸리 진출 멘토링 및 벤처투자 지원 등에 매진키로 했다.

이외에도 관련 기업과 에코노베이션을 위한 다양한 협력 과제 개발에도 나선다. 협회의 제안을 공감하고 수용해 줄 협력 기업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협회 측에 따르면, 현재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삼성전자와 협력을 모색 중이다.

아이디어 성공 1인 기업을 벤처캐피탈과 연계해 성공사례를 만든 후 M&A 등으로 투자금액을 회수하고 다시 재투자하는 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협회가 지향하는 모델이다.

협회 송상효 부회장은 “개발자 양성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커뮤니티 중심의 개발자와 사용자, 서비스 제공자 협력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타트업(Start up) 벤처가 성공할 수 있는 자본과 정책의 필요성을 송 부회장은 함께 역설했다.

결국 SW 개발자들을 위해 그 초석이라도 닦아놓겠다는 게 협회의 바람이다.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협업 니즈 외에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지원이 더 힘을 북돋울 수 있을 것으로 협회는 기대했다.

궁극의 목표는 모바일 에코시스템 구축

스마트개발자협회는 지난 2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스마트개발자협회가 생각하는 모바일 개발자 생태계 구축의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한 협회 차원의 전략을 협회 송상효 부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 과학기술회관에서 지경부, 방통위, 문광부 주최로 열린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 확보 컨퍼런스’에서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송 부회장은 “애플이 만든 건 아이폰이 아니라, 아이폰을 아우르는 개발 생태계”라며 “하드웨어+SW+콘텐츠 공급 생태계로 무장한 애플이 전 세계 모바일 기기 수익의 절대 다수를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자 생태계를 육성,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가치사슬을 만들며 다양한 서비스 우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앱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중심의 개발자에 대한 현실적인 지형 파악조차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사용자-통신사-개발자를 아우르는 생태계, 모바일 에코시스템 확보가 HW 투자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게 송 부회장 지적이다.

송 부회장은 “국내 모바일 생태계에서 개발자는 생태계를 돌아가게 하는 마중물”이라며 정부와 제조사, 솔루션, 이통사 등의 협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모바일 생태계 확산의 기반 마련을 위한 정책/제도적 지원을, 제조사나 이통사 등에는 서비스 모델/생태계 구축의 협업, 수익모델을 통한 개발자 지원 정책을 송 부회장은 주문했다.

박영주 기자 yjpak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