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물건과 대화를 나눴다. 사물인터뷰

그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나타났다. 초록인지 파랑인지 헷갈리는 컬러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 이어폰이란 사실을 눈치 채는 어렵지 않다. 케이블이 없는 걸 보니 요즘 대세인 블루투스 제품인 듯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끝이라면 실망인데.’

 

블루투스 이어폰? 요즘 대세잖아.

NW-WS623 – 안녕. 난 소니에서 새로 나온 이어폰! 블루투스 맞아. 대세라는 점도 인정해. 유선이랑 음질 차이도 크게 줄어들었잖아.

궁금한 점은 그거야. 블루투스 이어폰 요즘에 많은데 너만의 특별한 점이 있는지.

NW-WS623 – 당연! 난 해수 방수를 지원하지. 바닷물에서 헤엄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단 얘기야. 담수는 물론 해수에서 사용할 수 있게 특수 코팅 처리가 됐다는. 생활방수 이어폰은 봤어도 나처럼 바닷물까지 막아주는 건 찾기 어려울걸? 해수를 막아준다는 건 소금기가 있는 땀 역시 잘 막아낸다는 걸 의미하지. 방진·방수 등급은 각각 IP65, IP68이야. 수심 2m에 잠수해 30분은 버틸 수 있는 정도지. 바다에서만 강한 건 아니야. 더위와 추위에도 강해. 영하 5도부터 45도까지 나랑 함께할 수 있다는. 그 어떤 상황에서든 나랑 음악을 듣는 건 어때?

▲ 사진=노연주 기자

‘바다에서 수영하며 음악을 들을 순 없을까?’란 의구심을 해결해주는 솔루션이구나. 멋진데?

NW-WS623 – 오, 의미부여 실력이 상당하구나.

나 그럼 너랑 사우나 같이 가도 될까?

NW-WS623 – 에이 그건 무리야. 비누나 샴푸로 날 씻기지도 말아줬으면 해.

사우나 좋은데. 또 뭘 잘해?

NW-WS623 – 여기서 끝이면 섭섭하겠지? 난 자체 내장 메모리를 품고 있어. 용량은 4GB. 잘하면 1000곡도 넘게 담을 수 있지. MP3 플레이어에 음악 파일 넣는 것처럼 하면 끝이야!

▲ 사진=노연주 기자

요즘 누가 MP3 파일로 듣니? 스트리밍하지.

NW-WS623 – 그래, 인정해. 그런데 잘 생각해봐. 물에서 음악 들을 때 무선 연결된 스마트폰이나 음원 재생기도 몸에 지니고 있을 거야? 방수팩에 넣으면 되겠지만 번거롭지 않겠어?

맞는 말이네. 그런데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며? 그냥 이어폰에 MP3 플레이어 더한 물건 아닌지.

NW-WS623 – 아니야. 블루투스나 NFC 기술로 폰이랑 무선 연결해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고. 10m 거리까지 무선 연결이 가능해. 그러니 상황에 따라 내부 메모리에 있는 곡을 재생할지, 무선 연결을 해서 음악을 들을지 택하면 되지.

배터리는 오래 가나?

NW-WS623 – 부족하진 않을 거야. 완전히 충전하면 최대 12시간 재생이 가능하지. 바닷물에서 12시간 넘게 헤엄치진 않겠지? 또 퀵차지(고속 충전) 기능을 지원해. 3분만 충전하면 60분을 사용할 수 있다는.

▲ 사진=노연주 기자

또 특별한 점 없어?

NW-WS623 – 유니크 성애자인가. 계속 특별한 것만 찾네. 하나 또 있긴 해! 주변음(Ambient Sound) 모드. 이 모드로 전환하면 외부 사람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외부에 탑재된 마이크가 주변 소리를 듣고 사용자한테 들려주지. 운동하다가 강사가 와서 말을 걸면 급하게 이어폰을 뺄 필요가 없지. 그냥 버튼 하나만 누르면 끝!

그럼 색깔은 청록색 한 가지야?

NW-WS623 – 난 청록이 아니라 블루야. 소니에선 날 그렇게 부르지. 블랙, 라임그린, 화이트도 있어. 개인적으론 블랙보단 나랑 라임그린이랑 화이트가 바닷가 이미지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특히 내가.

이 정도면 됐고, 소리 좀 들어보자.

▲ 사진=노연주 기자

#POINT NW-WS623을 집으로 모셔와 포장부터 풀었다. 패키지 포장이 조금 난해하다는 건 지적 좀 해야겠다. 박스에 샴푸로 세척하면 안 된다는 경고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패키지엔 충전기와 기본 이어버드 4쌍, 방수 이어버드 4쌍이 담겨있다. 이어버드는 크기별로 있어 귀에 맞는 걸 택하면 된다.

컬러는 튀는 색이지만 촌스럽진 않다. 시원한 색감에 바다로 여행간 느낌을 준다. 비록 함께 바다에 뛰어들진 못했지만. 무게는 32g으로 가벼운 편이다. 착용감은 상당히 타이트해서 머리에 자국이 남지 않을까 걱정된다. 헤엄치다가 빠지는 일은 없을 듯하다.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몸체에 버튼이 상당히 많다. 처음에 ‘뭐 이렇게 복잡하지?’란 생각이 들다가도 결국 납득이 간다. 어떤 환경에서든 이 물건 자체만으로 온전히 컨트롤이 가능해야 하니까.

소리는 무난하게 좋다. 자극적이지 않고 차분하며 수수한 튜닝이다. AMB 기능은 편의점에서 계산할 때 유용하더라. 내장 메모리에 음원을 넣을 수 있는 건 ‘신의 한 수’다. 한 번 넣으면 편해서 굳이 다른 디바이스랑 연결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7만원대. 20만원을 넘는 블루투스 이어폰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진 않는다. 늦은 여름 바다로 떠날 생각이라면 NW-WS623과 함께하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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