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터놓고 얘기합시다> 기사 게재 후 많은 독자들이 공감해주셨습니다. 독자들은 빚 고통을 나누는데서 머물지 말고, 나아가 구체적 해결 사례들을 알고 싶어 하셨습니다. 이에 <이코노믹 리뷰>는 사회공헌기업인 `희망 만드는 사람들`과 지자체 금융복지센터, 변호사 등과 손을 잡고 개인 부채 해결 사례를 소개하며 해결 방법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가계부채 문제를 컨설팅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희망 만드는 사람들’을 찾은 B씨(45·여)는 남편 사업 부진으로 시작된 채무 증가를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B씨는 "사업을 하던 남편은 사업 부진으로 인해 빚이 2억원이나 늘었다"며 "대출금 이자와 부족한 생활비를 B씨의 대출로 메우면서 B씨도 빚의 고통에 시달렸다. 

B씨의 채무는 3억8000만원. 여기에는 B씨 소유지만 깡통주택이 된 아파트의 전세입자 보증금 1억8000만원과 자신의 전세자금 대출 1억2000만원과 신용대출 8000만원이 포함됐다. 남편의 빚은 7000만원 가량.

B씨의 채권자와 채무액은 ▲신한은행 1억 2000만원 (전세금 대출금) ▲기업은행 약 3000만원 ▲우리은행 약 100만원(보험담보 약관대출) ▲SC제일은행 약 4000만원 ▲IBK카드 약 100만원▲신한카드 약 690만원 ▲국민은행 110만원 등이다. 매월 지출되는 금융비용은 월 120만원이다. 모든 대출금의 결제일이 매월 말일에 몰려 고통이 더 컸다.

병원 간호사로 재직 중인 B씨의 급여는 월평균 375만원이고 남편은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였다. 부부 사이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아파트의 전세로 거주하는데, B씨 명의 전세보증금은 1억 5000만원이었다. 갚지 못하고 있는 채권 중 1억 2000만원은 이 보증금을 위해 대출받은 것이다. 역시 B씨 명의로 33평 남짓한 아파트는 전세세입자의 보증금으로 꽉 차 있어 사실상 '깡통 주택'이다.

B씨의 가족이 매달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생활비는 약 224만원이고,  추가로 비정기적이지만 평균  90만원이 이리저리 빠졌다. 결국 매달 314만원이 지출되는 셈이다.

남편의 소득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B씨의 급여로 이 생활비와 금융비용을 모조리 감당해야 했다. 매월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B씨의 남편은 별도로 약 7000만원의 채무가 있다. 남편은 곧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할 예정이다.

B씨는 결혼 후 육아 및 직장생활 등에 쫓기면서 남편에게 불만이 쌓인 상태에서 채무문제까지 생기자,  부부관계에서 의욕을 잃었다. 병원 일에 몰두하는 것만이 남편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길이라고 `희만사` 상담사에게 털어놓았다.

재산보다 많이 갚아야 하는 개인회생제도

B씨를 상담한 '희만사' 서경준 상담사는 그에게 개인회생은 신청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개인회생은 법원이 채권자의 동의 절차 없이 법원의 결정으로 채무가 강제 조정하는 것.   B씨가 개인회생을 신청할 경우 전세자금을 대출해 준 은행측이 대출계약 연장을 안해줄 것이 뻔하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출 계약서에는 대출자가 개인회생 등 도산을 하게 되면 은행이 대출계약을 해지하고 기한이익을 상실시키는 조항이 있다"며 "기한이익을 상실하면 바로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고 대출자는 보증금을 빼서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말했다.

B씨가 개인회생 신청을 하게 되면, 월 변제금이 250만원이상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됐다. 

법무법인 씨에쓰 김훈욱 변호사는 "채무자회생법에 의하면 개인회생제도는 상환기간 5년(60개월)동안 자신이 가진 재산보다 많이 갚아야 하는 원칙이 있다(청산가치보장의 원칙)"며 "B씨는 채무규모와 상관없이 60개월 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세보증금 1억 5000만원보다 많이 갚으려면 월 250만원(1억5000만원/60개월)이상 상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때 B씨의 아파트는 아파트 시세만큼 전세입자 보증금이 있어 재산 가치가 없는 것으로 취급된다. 재산(자신의 전세 보증금)이 있기 때문에 법정 생계비 기준 보다는 청산가치 보장 원칙이 적용된다.

B씨가 파산신청을 한다면 전세보증금을 채권자에게 모두 나눠주면 되지만, 이 경우 직장 통장이 압류돼 생계가 사실상 막히는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파산신청도 선택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B씨가 개인회생신청을 하게 되면 전세계약은 해지가 되고 월 상환액은 많아지는게 문제였다. 이래선 회생을 졸업할 수 없었다.

연체 일수에 따라 달라지는 워크아웃 또는 프리워크아웃

그래서 서 상담사가 대안을 내놓은 것은 개인워크아웃. 개인워크아웃은 연체일수 90일이 초과한 상태에서 신용회복위원회가 최장 8년(96개월) 동안 채무를 나눠서 갚는 채무조정절차다. 이자와 원금 일부가 감면된다.

주거 안정을 위해 전세자금 용도로 대출받은 신한은행 1억 2000만원은 채무조정대상에서 빼야했다.

이 대출금 이자 33만원을 별도로 갚는다는 전제하에 B씨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신용채무 약 8000만원에 대해 96개월로 나눠 매월 약 83만원을 상환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개인회생 월 상환액 250만원보다 약 122만원이 줄어들게 된다. 이자가 감면되는 개인워크아웃에서 성실하게 상환하다 보면 원금도 얼마만큼 감면받게 된다.   

문제는 추심 압박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재 B씨는 연체 직전 상황이어서 곧 연체로 인한 채권추심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8000만원이 다 신용대출이기 때문에 카드업체등 추심압박이 심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개인워크아웃은 연체일수 90일이 지나야 신청할 수 있어 B씨에겐 개인워크아웃 신청은 곧 추심압박 그 자체였다.

이 사이 채권자가 급여에 가압류조치를 단행하게 되면, 직장에 채무문제가 알려져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서 상담사는 개인프리워크아웃절차에 대한 신청 여부도 검토해줬다. 프리워크아웃은 연체 30일이 지나면 신청이 가능한 채무조정절차다. B씨의 경우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월 상환액이 개인워크아웃과 별반 차이가 없으나 이자와 원금이 전혀 감면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서 상담사는 "프리워크아웃은 채권회사가 연체일수 30일 사이 B씨 급여에 대한 압류나 가압류할 가능성이 적지만 원리금 감면이 안되는 문제가 있다"며 "B씨가 90일 동안 채권추심을 견디고 가압류가 진행되지 않도록 채권자와 협상을 잘 할 경우, 워크아웃이 가장 이상적인 절차"라고 덧붙였다.  B씨는 지난 2월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서 꾸준히 변제해 나가며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고 있다.

서 상담사는 "B씨부부의 경우 남편이 소득을 올리는 방법을 찾는 한편,  자산가치가 없는 아파트(깡통주택)를 팔아 이자 지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이와는 별도로 전문적인 부부 심리상담이나 가족치료 상담을 받아 부부관계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희망 만드는 사람들(대표 김희철)는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카운슬링을 하는 사회공헌기업이다.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은 부채 연체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서민금융과 연계해 채무조정의 길을 안내하는 한편, 절약과 지출전략도 제시한다.  

<빚으로 고통을 겪고 계신 분은 제보나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고민을 나누며 좋은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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