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을 갚는 일은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신용카드는 주머니에서 실제로 현금이 나가는 것이 아니다 보니, 지출할 때 부담이 덜하다. 소비자는 이런 안도감에 취해 지출하다 보면 결국 목돈을 마련할 저축이 어려워진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먹을 때는 살이 찌는 줄 모르고 즐겁게 먹는다. 특별한 기준 없이 계속 먹다 보면 어느새 살이 찐다. 이런 상황에서 다이어트를 시도하다 보면 이전의 먹는 습관으로 인해 다이어트에 실패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해야 하듯, 신용카드 빚을 탈출하기 위한 목표도 체질 개선이다. 소비자는 습관처럼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빈도를 줄이고, 카드사가 주는 여러 혜택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잠깐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언제 다시 신용카드에 맛들릴지 모르니까 말이다.

할부라는 혜택을 잘 이용해라

신용카드로 할부 상품을 살 때가 있다. 특히 백화점이나 홈쇼핑에서 ‘무이자 할부’라는 광고 문구라도 본다면 왠지 사지 않았을 때 손해 보는 느낌마저 든다.

금융 소비자들은 할부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할부 방식은 큰 목돈을 나눠 냄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 무이자 할부 찬스를 활용해 카드결제를 하고, 남은 결제금액을 CMA 같은 금리가 높은 통장에 넣어두면 할부기간이 끝날 때까지 몫을 조금이라도 더 굴려 이자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이용 방법을 활용하지 않는다. 돈이 충분한데 할부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목돈이 없기에 할부로 구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할부로 물품을 구매하려 한다면 자신이 사용하는 카드의 할부 기간과 수수료율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농협 BC카드의 최우수 등급 할부 수수료를 확인해보면, 할부 기간에 따라 수수료율이 최대 6.5%까지 차이가 난다. 만약 할부기간을 잘 파악하고 있다면 할부 수수료율이 할부기간 중 수수료가 오르지 않는 마지막 개월까지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제시된 표와 같이 6개월 할부를 선택하는 것보다, 1개월 단축해서 5개월 할부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차라리 할부 개월을 9개월로 늘려 월별 할부 지급액을 줄이는 것도 좋다.

 

현금 서비스 수수료도 우습게 보지 마라

돈이 급할 때 현금 서비스를 받아본 신용카드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 수수료(이자)율은 최대 27.9%까지 높지만 대부분 급하다 보니 우선 쓰고 본다. 적은 금액이라 수수료율이 와 닿지 않는다. 현금서비스를 받으면서 수수료율은 물론, 결제일도 걱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금 서비스를 받으면서 자주 놓치는 것이 결제일이다. 결제일은 자신이 사용한 현금 서비스에 해당하는 금액을 갚는 날이다. 현금서비스 결제일을 잘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물건을 구매할 때 적용하는 잔금 납부기일과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때 적용하는 대출금 납부기일이 달라서다.

현금 서비스 결제일을 잘 몰랐을 때, 이자를 두 배로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씨가 사용하는 카드의 결제일은 매월 25일이고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날이 8월 28일이라고 가정하자. A 씨가 결제일을 확인하지 않고 현금서비스를 이용했다면 다음달 9월 25일에 결제될 줄 알고 있던 현금서비스가 청구서에는 결제 날짜가 두 달 가까이 지난 10월 25일로 되어 있고, 총 58일간의 이자를 부담하라며 고지서가 오는 사태가 일어난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카드사가 결제일이 같더라도 물건을 구매할 때의 기준청구일과 현금서비스 이용 시 기준 청구일이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A 씨는 결제일을 잘 알지 못해 현금 서비스를 받은 금액은 물론 연체료까지 내야 한다.

물론 처음으로 신용 카드대금을 연체할 경우 카드사에 연락해 연체료를 면제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카드사는 소득이 일정하고 전월실적에 해당하는 결제 기록을 가진 고객을 대상으로 연체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결제일 확인은 필수다. 결제일은 카드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참조하는 것이 좋다. 하나카드로 예를 들어보자. 카드를 이용하는 사람 중 많은 이들은 월급날인 25일로 결제일을 설정해둔다. 그러면 전월 13일부터 당월 12일까지 쓴 금액을 25일에 청구받는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결제하는 날짜 하루 뒤인 13일로 자신의 카드 결제일을 바꾼다면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 쓴 금액이 청구된다. 이렇게 하면 신용카드 혜택을 받는 전월실적기간과 같아지기 때문에 신용카드 관리는 물론 혜택까지 유연하게 받을 수 있다.

특히 현금 서비스 결제일 이전에 돈이 마련된다면 기다리지 말고 미리 결제해 수수료를 줄이는 것이 좋다. 직접 카드사 대리점이나 은행에 갈 필요 없이 카드결제 계좌에 결제 금액을 입금하고 카드사에 전화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결제하면 된다.

 

연체는 목숨 걸고 막아라

신용카드 결제일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체가 발생할 경우 정상적인 이자가 아니라 연체이자로 전환돼 소비자가 빚에 시달리기 시작하는 ‘트리거’가 된다.

정상적인 이자율은 아무리 높아도 연 20%를 넘기지 않지만 연체이자율은 27.9%까지 올라간다. 신용카드 연체이자도 20%가 넘는 고금리가 적용된다. 특히 연체이자는 복리까지 적용돼 빚이 무서운 속도로 늘어난다.

연체료는 대부분의 신용카드 계약서에 명시돼 있고, 연체이자율은 신용등급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특히 연체이자율은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 다른 서비스 이자율보다 훨씬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연체 우려가 있다면 리볼빙 서비스를 고려해서 대금 결제를 유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으로 돌려 갚아 나갈 수 있는 제도다.

특히 신용카드는 5일만 연체되더라도 즉각적으로 신용등급에 영향을 준다. 카드 현금 서비스, 카드론도 사용하면 신용등급이 햐향되는데 연체 이력까지 있다면 신용등급은 5~6단계까지 떨어질 수 있다.

신용 점수가 낮으면 신용 카드, 대출이 힘들어지고 점수가 낮을수록 더 높은 이자율을 지불해야한다. 연체 지연 기간에 따라 신용평가사별 분류된 방식으로 신용 보고서에 기록된다. 연체된 날짜가 길면 길수록 그 하향 폭도 커진다.

카드 연체는 추심이 가혹하다는 점에서 단단히 마음 준비를 해야 한다. 신용카드는 연체되는 금액이 은행 대출금보다 아주 작기 때문에, 카드사에서 추심에 열심이다. 조금만 독촉하면 받아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인이나 친인척에게 빌려서 갚으라고 은근히 압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추심은 불법이다. 이 같은 독촉 압박이 들어오면 오히려 추심하는 관계자에게 경고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