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경제적 해자(垓字·Economic Moats)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의존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데이터다. 그러나 과거 데이터가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 과거의 데이터 중 기업의 성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항목이 있다. 바로 ‘재무비율’이다.

1000억원을 벌어 500억원을 쓰고, 2000억원을 벌어 1000억원을 쓰는 등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일정비율로 재무를 관리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정반대의 기업도 공존한다. 동양·STX그룹은 부도 몇 해 전부터 재무비율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정반대’의 대표적인 기업들이었다.

오래 살아남는 기업은 이유가 있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어떠한 경제 환경과 마주해도 그에 맞는 투자 혹은 관리를 통해 적응했다는 것이다. 결과는 지나간 기록에 남아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는 말이 있듯이 지금 이 순간에도 결과는 계속 기록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는 이 기록들을 다시 되돌아보고 투자자 입장에서 실속을 차릴 수 있는 ‘체리피커식’ 투자기법은 무엇인지 기업재무비율 지표를 만들어 추적했다. 상장사들의 재무비율변동 관련 내용은 일부 증권사 연구원,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업체 관계자들의 조언을 통해 다듬어졌으며 특히 최적·단순화하는 과정에서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 <편집자주>

KT의 2014~2016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3.44%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해가 갈수록 평균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반면 지난 2014년 취임한 황창규 KT회장의 임금이 매년 수직 상승했다.  

 [기업 체리피커] ①KT 오락가락 경영...통신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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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은 심지어 지난해 10월 사내 노조로부터 최순실게이트 관련,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당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한 것은 물론 2014년 1월 취임이후 3년만에 4배 가까이 총 보수 금액이 올랐다. 대기업 임원 중에서도 사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다.

▲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3월24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5기 정기 주주총회 의장을 맡아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황 회장은 임기 3년 KT회장에 재선임됐다. 사진제공=KT.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황 회장은 지난 2014년 KT회장 취임당시 총 5억700만원(기본급여+상여금+기타복리비)의 보수를 받았다.

총 보수액은 취임 이듬해인 2015년 12억2900만원으로 올랐고 2016년에는 24억36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2014년 대비 3년만에 무려 380.4%나 뛰어오른 셈이다.

황 회장의 상여금에는 2015년부터 장기성과주식도 포함돼 있다.  황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 일성으로  장기성과주식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은 불과 1년만에 백지화됐다.

KT는 황 회장이 장기성과주식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2014년 직접 본인이 이 회사 주식 5000주(1억5000만원 상당, 주당 3만원 환산시)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대신 취임 첫 해 7500만원의 단기성과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KT의 한 관계자는 "전임 회장이 받았던 수십억원에 달하는 단기성과급과 비교한다면 받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2015년부터 황 회장은 장기성과주식으로 1만7961주, 2016년 1만6113주를 받았다. 이를 당시 주가로 환산하면 2015년 5억6700만원(주당 3만1600원환산), 2016년 5억200만원(주당3만1200원환산)이다. 

KT 관계자는 "장기성과주식은 주당 평균가액으로 환산돼 이듬해 성과급에 포함된다"며 "황 회장의 경우 2015년 받은 장기성과주식  1만7961주(5억6700만원)는 2016년 성과급으로 표시된 18억5800만원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이 2016년에도 받은 장기성과주식 1만6113주(5억200만원)은 올해 성과급에 포함된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한 황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다. 당시 주총에선 황 회장 연임 승인과 함께 총 11명으로 구성돼있는 KT이사들의 1인당 보수 한도액을 연간 59억원에서 65억원으로 늘렸다. 대표이사인 황 회장의 오는 2020년까지 보수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은 높아진 셈이다.

KT의 한 퇴직임원은 “황 회장이 첫 취임 후 3년동안(2014~2016년)받은 보수가 47억3900만원인데 연임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3년(2017~2020년)동안 받을 수 있는 보수는 최소 73억800만원(2016년총보수액X3)이라는 산술적 계산이 가능하다”며 “황 회장은 취임 후 지난 정권을 무너뜨린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돼 회사에 피해를 입혀 놓고 아무런 책임을지지 않은 것은 물론 연임에 성공하고 연봉을 더 많이 받아가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황 회장 취임 후인 2015년말부터 2016년초까지 KT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연루의혹이 있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18억원을 출연했다. 또 지난해 말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통해 최 씨와 차은택씨 등이 연루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에 달하는 일감을 몰아 준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KT 새노조(제2노조)는 황 회장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18억원 출연 결정과 관련,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놓은상태다. 

황 회장의 놀라운 업무역량? 
취임 1년만에 성과급 768% 상승...첫해 영업손실은 4066억

지난 2014년 황 회장은 총 8304명을 강제 구조조정했다. 퇴직급여로 1조2873억원(연결기준)을 지출했고 영업손실은 406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황 회장은 7500만원의 상여금을 포함 총 보수 4억2900만원 수령했다. 

KT는 매출액·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회사 정상화, 미래사업 창출등으로 구성된 비계량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사회 결의에 따라 기준급여의 0~250% 범위내에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초 구조조정의 성과를 인정받아 기본급여의 절반이상을 성과급으로 받은 것이다.

이듬해인 2015년 황 회장은 기본급여 5억7300만원, 상여금 6억5100만원, 기타근로소득 500만원 등 총 12억2900만원을 받았다. 성과급이 6억5100만원으로 크게 오른 것이 눈에 띈다.  구조조정에 따른 경비절감 등의 요인으로 실적이 흑자전환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전년대비 상여금 상승률은 768%에 이른다.  

이 해 하반기에는 KT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18억원을 출연했다. 석연치않은 광고일감 몰아주기로 68억원을 집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감원에 신고한 상여금지급 근거는 전년과 동일했지만, 상여금만 무려 9배가까이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KT가 입력한 황 회장의 2015년 상여금 지급사유를 보면 의아함이 더해진다. KT는 전자공시를 통해 ‘2014년 계량 실적과 관련, 매출액 17조4358억원에다 영업이익은 특별명예퇴직에 의한 일시적 인건비를 제외한 3332억원으로 평가하고 또 비계량 실적으로는 무선·인터넷 등 핵심사업에서의 경쟁력 강화, 융합형 GIGA 사업 선도를 통한 미래성장전략 제시, 고객최우선경영에 기반한 국민기업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고 기술했다.

특이한 것은 2014년 상여금 7500만원 지급근거로 기술했던 사항이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다. 단 맨 마지막 줄에 표시한 상여금 액수만 7500만원에서 6억5100만원으로 바뀌어있다. 회사가 제대로 평가를 한 것인지조차 의문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발췌.(그래픽=조치범 기자)

황 회장의 2016년 급여는 5억7300만원으로 전년과 같았으나, 상여금은 185.4% 늘어난 18억5800만원, 기타근로소득 500만원 등 총 24억3600만원이었다. 당시 KT는 상여금 지급 근거로 계량지표와 관련, “2016년 매출액17조289억원, 영업이익 1조596억원 달성한 점, 비계량지표와 관련하여 GIGA 대세화, 미래사업 가시적 성과 창출 등 사업 경쟁력을 강화,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한 5G 표준화 선도, 대외 고객만족도 수상 등 국민기업 위상 강화에 기여한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2016년 1분기까지 KT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계속해서 출연했고 같은해 10월 KT새노조는 황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과급은 전년대비 3배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KT의 한 관계자는 “2015년 매출액은 연결기준 22조281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적자에서 1조2929억원으로 반전된 점 등을 인정한 정당한 CEO에 대한 성과급 지급이었다”며 “2016년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1.4%(연결기준) 늘어난 만큼 성과급 지급은 정당했다”고 말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발췌.(그래픽=조치범 기자)

KT그룹, 올 하반기 정규직 채용 440명
황 회장, 정부간담회선 "4000명 채용 공언"

한편 KT는 황 회장 취임이후 흑자로 반전, 2017년부터 경영정상화를 이룬 만큼 정상적 임금 책정과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보충에 나설 계획이라는 입장이지만 인력 확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황 회장은 지난 7월 정부가 개최한 ‘일자리 15대기업 초청 정책간담회’에 참석 “올 하반기 4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 계열사의 경우 최대 1만여명의 인력이 근무하는데 열악한 근무여건과 급여로 인해 자연스러운 퇴사율이 매년 수천명에 달한다는 것을 업계 종사자라면 다 알고 있다”며 “빈 자리를 다시 채우는 형태로 인력 수급이 이뤄지는 것을 신규 채용인 것처럼 둔갑시키고 채용 수치로 발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인력 교체일 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KT그룹이 지난 8월 발표한 실제 하반기 정규직 인력 채용은 KT본사 260명, 계열사 180명 등 총 440명이다.  지난해보다 120명 증가하긴 했으나 황 회장이 지난 7월 공언한 4000여명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KT가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경제적 해자(垓字·Economic Moats)가 될 수 없는 이유가 다른 이유도 아닌 `회장 리스크`에 있다.